데미안 (헤세 전집 시리즈)

헤세전집 1

헤르만 헤세 | 옮김 전영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8년 12월 1일 | ISBN 89-374-2331-6

패키지 반양장 · 240쪽 | 가격 6,000원

책소개

붕대를 감을 때는 아팠다. 그때부터 내게 일어난 모든일이 아팠다. 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p.222

그로부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가 고통이었다. 그러나 요행히도 열쇠를 찾아내 마음의 문을 열고 나 자신 속으로 들어가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부 세계의 깊숙한 곳에 있는 마음의 거울에는 운명의 모습이 비쳐 있었다. 그리고 어두운 그 거울 위에 허리를 굽히기만 하면 나 자신의 모습도 볼수 있었다.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은 내 친구이며 내 인도자인 그 사나이를 닮아 있었다.— p.228

편집자 리뷰

원래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되었으나, 곧 비평가의 문체 분석으로 작가가 헤세라는 것이 간파되었다. 이 작품이 헤세 자신에게도 재출발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소년기의 심리, 엄격한 구도성, 문명 비판, 만물의 근원으로서의 어머니의 관념 등 헤세의 전, 후기 작품 특징이 나타나 있다.

작가 소개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 남부 칼브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시인이 되고자 수도원 학교에서 도망친 뒤 시계 공장과 서점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했으며, 열다섯 살 때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십 대 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페터 카멘친트』, 『수레바퀴 아래서』, 『인도에서』, 『크눌프』 등을 발표했다. 스위스 몬타뇰라로 이사한 1919년을 전후로 헤세는 개인적인 삶에서 커다란 위기를 겪고, 이로 인해 그의 작품 세계도 전환점을 맞이한다. 술과 여인, 그림을 사랑한 어느 열정적인 화가의 마지막 여름을 그린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과 『데미안』이 바로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헤세는 이 작품들과 더불어 소위 ‘내면으로 가는 길’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헤세가 그림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 무렵이며, 이후 그림은 음악과 더불어 헤세의 평생지기가 되었다. 그는 이어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동방순례』, 『유리알 유희』 등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하는 작품들을 발표했고, 1946년에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62년 8월, 제2의 고향인 스위스의 몬타뇰라에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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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애 옮김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이며 여백서원과 괴테의 집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고등연구원 연구원, 독일 바이마르 고전주의 재단 연구원을 역임했으며, 유서 깊은 바이마르 괴테 학회에서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동양 여성 최초로 수상했다. 『어두운 시대와 고통의 언어―파울 첼란의 시』, 『독일의 현대문학―분단과 통일의 성찰』, 『괴테와 발라데』, 『맺음의 말』, 『시인의 집』,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등 많은 저서를 국내와 독일에서 펴냈다. 옮긴 책으로 『장화 신은 고양이』(동화집), 『데미안』, 『변신·시골의사』, 『나누어진 하늘』, 『파우스트 I, II』, 『괴테 시 전집』, 『괴테 서·동 시집』, 『나와 마주하는 시간』, 『은엉겅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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