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

요시모토 바나나 | 옮김 김난주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6년 3월 31일 | ISBN 978-89-374-3273-6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24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고요했다. 영원히, 이제 세계가 끝나는 듯한, 순결한 밤이었다.”

저주받은 소설 한 편과 난파 직전의 사랑과 한여름의 열기
요시모토 바나나가 그려 낸 가장 치명적인 운명의 이야기

 
어느 금지된 사랑의 역사를 추적하며 운명의 위험한 힘과 사랑의 불가항력을 그린 요시모토 바나나의 초기 걸작 『N·P』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반드시 난파할 것을 알면서도 홀려서 나아가게 되는 세이렌의 노래처럼, 끝이 예정되어 있는 것을 알아도 사랑은 지독하게 강력하다. 이 작품은 한 번의 여름을 지나는 동안 어느 작가가 남긴 단편소설을 둘러싸고 아버지의 연인이 되었던 아름다운 딸, 아버지의 작품을 연구하는 여자, 이복형제를 사랑하게 되어 버린 청년, 소설을 번역하다 자살한 연인을 추억하는 여자가 맞이하게 된 운명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사랑은 곧 거부할 수 없는 위험이다. 갑자기 찾아와서 모든 것을 정상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그리고 찾아왔을 때와 같이 순식간에 사라져 고독과 상실을 전한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 책을 출간하면서 자신의 소설이 다루고 있는 모든 테마가 바로 이 작품에 응집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녀의 초기 소설을 대표하는 가장 위험하고 영감이 넘치며 열기에 가득 찬 이 작품은 저항할 수 없이 강렬한 이야기의 힘으로, 책장을 연 우리 모두를 사로잡을 것이다.

편집자 리뷰

■  어긋나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사랑은 이미 거부할 수 없었다

기척이 있었어. 사악한, 운명의 힘 같은 거, 그 책에서 배어 나오는 거. 아빠도 그래서 죽었어. 내가 산 건 그것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 너를 만난 것도, 이렇게 같이 있는 것도.  —본문 중에서

미국에서 생활하던 다카세 사라오라는 작가가 마흔여덟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에게
는 헤어진 아내와의 사이에 두 아이가 있었고, 그가 쓴 97편의 단편소설은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미국에서 아주 잠시 히트를 쳤다. 그러나 그의 가족과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공개되지 않은 98번째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었다. 스쳐 지나듯 마주친  소녀에게 사랑에 빠진 남자의 심경과 그녀가 사실은 떨어져 살았던 자신의 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맞게 된 숙명적인 파국을 다룬 짧고 위험한 소설…… 그리고 그 소설은 마치 서서히 퍼져 가는 독약처럼 작품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
아버지와 딸의 비밀스러운 사랑과 그 사랑의 종말, 이복형제끼리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과 그 사랑의 종말, 두 여자의 찰나적인 사랑과 그 사랑의 종말,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사랑은 종말이 예정되어 있기에 더더욱 강렬하다. 소설의 배경인 한여름의 열기가 페이지마다 스민 듯 아찔하고 데일 듯 뜨거운 사랑의 순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니, 그 여름의 일은 애당초 처음부터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뜨거운 햇살, 그리고 강력한 부재감. ……나의. 내가 있었던 위치와 내가 다한 역할. 내 감정의 위치. 나는 내가 여름 그 자체였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여름이었고, 딱 한 번뿐인 체험의 한가운데에서, 한 여자를 보았다. 스이를. —본문 중에서

여름이 끝날 무렵 그 사랑들의 행방은 어디로 갈 것인가. 문을 열고 맞이한 첫 번째 가을 햇살처럼 신산하고 고독한 여운이 감도는 가운데, 사랑에 연루되었던 모두는 다시금 여행을 떠나고, 행방을 감추고, 누군가는 죽음을 맞고, 누군가는 삶을 이어 간다.
사랑의 위험한 본질을 처절할 정도로 선명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사랑을 불러오는 운명의 힘에 대해서 또한 생각하게 한다. 그 여름의 마지막, 한밤의 해변에서 다카세 사라오의 아들과 번역자의 연인인 가자미가 함께 바라본 서늘한 어두움은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끝을 알지만 끝까지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의 순간들을 상기시킨다.

■ 요시모토 바나나의 초기 작품을 대표하는 걸작
작가의 예리한 재능과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소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어둡고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 이 소설은 작품
속 등장하는 신비한 단편소설처럼, 읽은 사람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강력한 힘으로 1990년 처음 발표된 이래, 꾸준히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녀의 초기 대표작에 꼽혀 왔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책의 후기에서 영화 「엘 토포」의 호도로프스키 감독이 한 말을 인용한다. “당신이 위대하다면 「엘 토포」는 위대한 영화다, 당신이 제한되어 있다면 「엘 토포」 역시 제한되어 있는 영화이다.” 그녀는 작품의 한가운데에서 모두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이렌 같은 여성 스이에 대해서 호도로프스키 감독의 발언처럼 “읽는 이에 따라 미천한 여자로도, 보살로도 비칠 수 있는 소우주”로 그려 내고 싶었다고 밝힌다. 그 의도는 적중하여 이 소설은 수많은 각도에서 입체적인 단면을 보여 주는 인물들과 여러 가지 결말을 추리할 수 있는 섬세한 구성으로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해석을 선물한다.
충격적인 사건들의 연속과 빠져들게 하는 인물의 매력, 몰아치는 스토리의 힘을 느끼게 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예리한 재능을 바로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그 여름, 잠자고 있던 위험한 사랑이 눈을 떴다.
97편의 단편을 모은 책을 출간하고 자살한 작가의 숨은 98번째 원고. 원고를 번역하려던 사람 중 세 사람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유명한 이 전설의 단편은 모르고 자신의 딸과 사랑에 빠진 아버지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고 있었다.
원고의 마지막 번역자 쇼지의 연인 가자미는 쇼지가 남긴 번역 원고를 추억과 함께 상자에 봉인하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앞에 작가의 아들과 딸이 나타나면서 감추어진 비밀이 드러나고 운명의 톱니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98번째 원고가 사실은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이었음이 밝혀지고, 작가의 아들 오토히코가 현재 사랑에 빠진 여자가 자기 이복형제였음이 밝혀지면서, 어긋나고 엇갈린 사랑의 역사가 다시금 반복된다.
그 종말을 예감하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과 운명의 이야기.

■ 본문 중에서

내가 아는 것은 다카세 사라오라는 시원치 않은 작가가 미국에서 생활했고, 시원치 않게 살아가던 중에 소설을 틈틈이 썼다는 것.
마흔여덟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
헤어진 아내와의 사이에 두 아이가 있다는 것.
그가 쓴 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미국에서 아주 잠시 히트를 쳤다는 것.
그 책의 제목은 『N·P』.
—7~8쪽

“지금 가슴이 설레지?”
그러고는 사키가 큼직한 해바라기처럼 함박웃음을 웃었다. 햇살 속에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웃는 얼굴이어서, 나는 눈을 찡그렸다.
드디어 여름이 온 것이다.
—52쪽

스이는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이 세상이 아닌 곳의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았다.
거긴 어디일까?
생각해 보니, 슬퍼졌다.
—181쪽

지금, 너를 가장 닮았다 여겨지는 것은 우편함이야. 우편함은 어디에나 있지만, 찾으려고 하면 좀처럼 만날 수 없잖아. 적막한 길모퉁이에 뜬금없이 서 있기도 하고. 맑게 갠 날이나 비 내리는 날이나, 한밤중이나, 온 세계에, 마치 밤하늘에 뜬 달이 모든 물에 비치듯 우편함은 있는 법이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에도.
—208쪽

눈물에 번진 하늘과 바다와 모래와 흔들리는 불길을 보았다. 아찔한 속도로 한꺼번에 머리에 들어와, 눈앞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아름답다, 모든 것이. 이 여름에 일어난 모든 일이, 미치도록 격렬하고 아름답다.
—232쪽

작가 소개

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吉本 ばなな)는 196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졸업 작품 ‘달빛그림자’로 예술학부 부장상을 수상했다. 1988년 <키친>으로 카이엔(海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1989년 <티티새>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였고.1995년 <암리타>로 무라사키 시키부 상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는 1996년 펜네시메 상과 1999년 마스케라다르젠트 상을 수상했다. 2000년에는 <불륜과 남미>로 제10회 도우마고 문학상을 받았다.1987년 데뷔한 이래 굵직한 문학상을 여럿 수상했고, 신간을 출간할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랭크되는 가장 주목받는 일본의 젊은 작가 중 하나이다. 특히 1988년에 출간한 <키친>은 지금까지 2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으며 2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바나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이후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30개 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열대 지방에서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 바나나는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에 수많은 열성적인 팬들을 가지고 있다. 영화와 만화, 대중가요, TV드라마 등 우리 시대 젊은 세대의 문화적 취향을 체화하고 있고, <우리 삶에 조금이라도 구원이 되어준다면, 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문학>이라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왔고 또 살아간다는 동질감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라도 쉽게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일본 최고의 비평가 중 한사람로 손꼽히는 요시모토 다카하키. 언니는 아방가르드 만화가이다. 좋아하는 색은 오렌지 색. 혈액형은 A형. 2000년 8월 결혼하여 엄마가 되었다. 오른쪽 다리에 바나나 문신이 있다고 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다른 책들

김난주 옮김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하치의 마지막 연인』, 『허니문』,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 럭』, 『타일』, 『티티새』,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얀 강 밤배』, 『슬픈 예감』, 『아르헨티나 할머니』, 『왕국』, 『해피 해피 스마일』 등과 『겐지 이야기』, 『훔치다 도망치다 타다』, 『가족 스케치』, 『천국이 내려오다』, 『모래의 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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