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기의 진짜 속마음이, 사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몸에 기억되어 있다는 바나나의 생각을 담은 단편집. 마음과 몸, 사람과 풍경이 하나가 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13편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떠올라 있다. 삶의 물살에 휩쓸려 어딘가로 열심히 달려가면서 잊어버리는 빛나는 순간과 기억의 조각은, 때로 그 삶의 거친 물살에서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바나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우리의 몸’을 통해 그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상처와 치유, 상실과 따뜻한 희망을 이야기해 온 요시모토 바나나의 최신작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기의 진짜 속마음이, 사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몸에 기억되어 있다는 바나나의 생각이 짤막하고 상큼한 13편의 단편에 담겨 독자를 찾는다. ▶너무나도 익숙해서 잊힌, 사소하지만 아주 소중한 감정들 “알로에가, 자르지 말라고, 하는구나.” 혼자 살던 할머니는 죽기 직전 이렇게 말한다. 식물의 생명과 교감을 나눴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할머니로부터 ‘내’가 물려받은 힘에 대한 이야기 「초록 반지」, 어딘가에 정착할 생각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남자 친구의 인생에 휘둘리면서 고민하지만, 결국엔 그의 아기를 갖고 생명의 숨결을 느끼며 기뻐하게 되는 작은 이야기 「지는 해」, “멈추지 않는 시간은 아쉬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을 하염없이 품기 위해 흘러간다.”라고 말하며 인생의 첫 기억을 노래한 「검정 호랑나비」, 이십 대 직전에 찾아오는,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잠깐 빛나는 예민한 감수성의 시기에 맞은 특이한 만남을 그린 「미라」 등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에는 마음과 몸, 사람과 풍경이 하나가 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단편들이 잔잔하게 떠올라 있다.이런 아기자기한 이야기들 사이에는 톡톡 튀는 다채로운 단편들도 숨어 있다. 아홉 살 때 알코올 중독인 엄마에게 납치당했던 사건과 그때 느낀 애틋하고 슬픈 감정을 그린 「보트」, 세탁기 뒤에 사는 무엇과 고요하게 생활하는 사람, 빌딩과 빌딩 사이의 조그만 화단 같은 사람 다도코로 씨의 이야기 「다도코로 씨」, 열다섯 살이나 터울 진 언니, 할아버지 할머니뻘인 부모님과 함께 소박한 삶을 꾸려 나가는 주인공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눈치 채고도 달짝지근한 봄꽃 향기 속에 그대로 묻어 버리는 이야기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같은 단편들에선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이 묻어난다.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에서 독자는, 한층 차분해진 목소리와 바나나 특유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 내는 긍정적이고 밝은 열세 명의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몸이 떠올리는 아름다운 기억의 조각, 오늘을 살게 하는 힘이 되는 이야기 이 소설에서 요시모토 바나나는 “사람의 몸과 마음이 자신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발신하고 수신한다는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 그 신비로운 색채는 자신이 벌거벗고 있는 듯한 감각으로 나를 소스라치게 하고, 때로는 위로하고 가슴을 찡하게도 한다.”(「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p140~141)라고 하며 새로운 몸의 기능을 제시한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사소한,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쉬운 우리와 우리 주변의 작은 이야기들이다. 삶의 물살에 휩쓸려 어딘가로 열심히 달려가면서 잊어버리는 빛나는 순간과 기억의 조각은, 때로 그 삶의 거친 물살에서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그걸 일깨우는 것은 바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우리의 몸’이다.살아 숨 쉬는 동안 기억이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그 기억은 세월의 힘에 밀려 희미해졌다가도, 감각이 그때를 되새기는 순간 지금으로 환원된다. 바쁜 일상에 묻혀 버리는 많은 것들, 시간에 밀려가 버린 반짝이던 추억이 어느 순간 아, 하고 되살아나는 경험을 해 본 이라면 이러한 그녀의 이야기에 미소 지을 것이다.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나의, 또 내 이웃의 에피소드들은 바나나의 목소리에 실려 이것을 듣는 독자에게 오늘을 살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
. 초록 반지 . 보트 . 지는 해 . 검정 호랑나비 . 다도코로 씨 . 조그만 물고기 . 미라 . 밝은 저녁 . 속내 . 꽃과 비바람과 . 아빠의 맛 .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 적당함 _ 작가의 말 _ 옮긴이의 말
“사람의 몸과 마음이 자신들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발신하고 수신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까맣게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 마음이 따뜻해지는 13편의 이야기
까맣게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진짜 속마음이, 사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몸에 기억되어 있다는 바나나의 생각을 담은 단편집. 식물의 생명과 교감을 나눴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할머니로부터 ‘내’가 물려받은 힘에 대한 이야기 「초록 반지」, 어딘가에 정착할 생각 없이 떠돌아다니는 남자 친구의 인생에 휘둘리면서 고민하지만, 결국엔 그의 아기를 갖고 생명의 숨결을 느끼며 기뻐하게 되는 작은 이야기 「지는 해」, 이십 대 직전에 찾아오는,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잠깐 빛나는 예민한 감수성의 시기에 맞은 특이한 만남을 그린 「미라」 등 이 책에는 마음과 몸, 사람과 풍경이 하나가 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삶의 물살에 휩쓸려 어딘가로 열심히 달려가면서 잊어버리는 빛나는 순간과 기억의 조각은, 때로 그 삶의 거친 물살에서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바나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우리의 몸’을 통해 그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