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새로운 양식

앙드레 지드 | 옮김 김화영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3년 11월 17일 | ISBN 978-89-374-2993-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112쪽 | 가격 10,800원

책소개

가벼운 몸피, 새로운 편집, 간직하고 싶은 디자인
세계적 거장의 명작을 만나 볼 수 있는 가장 유쾌한 기회

순수한 희열, 자유에 대한 열망 그리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한 희구
앙드레 지드의 휴머니즘을 보여 주는 결정적 작품

편집자 리뷰

동지여, 사람들이 그대에게 제안하는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항상 굳게 믿어라. 그대의 삶도, 다른 사람들의 삶도. 지금 이곳의 삶을 위로해 주고 그 불행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것은 어떤 다른 미래 의 삶이 아니다. 삶의 거의 대부분의 고통이 신의 책임이 아니라 인간들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그대가 깨닫기 시작한다면, 바로 그날부터 그대는 더 이상 고통의 편을 들지 않게 될 것이다. 우상들에게 제물을 바치지 말라. 본문에서

어서 한 손으로 이 광선을 붙잡아라, 별이 있지 않느냐! 무거운 짐을 버려라. 아무리 가벼운 과거의 짐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매이지 말라. 본문에서

“『새로운 양식』은 하나의 승계 방식, 즉 바통(bâton)이다. 지드는 계주 육상 경기에서 그러듯이 『새로운 양식』이라는 바통에 담긴 ‘젊음 사용법’을 다음 주자에게 전달한다. 물론 다음 주자는 새로운 젊은이들이다. 지드는 이러한 승계만이 인간을 축소시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허연(시인)

“앙드레 지드는 한동안 새로운 프랑스적 사유의 지표였다. 프랑스 문학을 상징주의의 구습으로부터 해방시켰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난날 자신이 겪은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아낌없이 조언해 주었다.” 장폴 사르트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앙드레 지드의 휴머니즘, 보다 성숙한 인생관 그리고 만년의 양식과 철학을 결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양식』이 김화영 교수의 유려한 번역과 21세기 독자에게 걸맞은 참신한 편집을 통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앙드레 지드의 일생 중 가장 중요한 해[年]를 하나 꼽자면 역시 1893년일 터다. 엄격한 금욕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건한 청교도 집안에서 성장한 지드는 일찍이 자기 본연의 욕망과 정념을 죄악시하며 오래도록 번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로 1893년에 지드는 작열하는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참된 정체성을 깨닫는다. 1897년, 삶의 전회를 경험한 앙드레 지드는 당대의 통념과 가치관에 정면으로 맞서는 『지상의 양식』을 출간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섰던 까닭일까, 독자들로부터 참담히 외면당한다. 그러나 알베르 카뮈가 지적하였듯 『지상의 양식』을 발견하는 데는 “20년의 세월”이 필요했으니, 비록 한동안 잊혔을지언정 오늘날 가장 널리 읽히는 불멸의 고전으로서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양식』은 어떤 작품인가? 이미 그 제목이 암시하듯 『지상의 양식』을 계승하는 작품임을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양식』을 단지 『지상의 양식』의 속편으로 간주하기엔 여러모로 난처한 지점이 있다. 일단 『새로운 양식』은 1919년에 이미 예고되긴 했으나 1935년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완성된다. 불과 삼사 년 만에 탈고한 『지상의 양식』에 비하면 굉장히 오랜 세월 걸쳐 집필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긴 시간을 견뎌 낸 글인 만큼 『새로운 양식』의 방향성, 즉 지드의 사유와 가치관도 종횡무진 변화를 겪는데, 그러한 다채로운 궤적을 또렷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점 역시 이 작품만의 고유한 매력이다. 가령 『새로운 양식』이 출간된 1935년은, 지난 1893년과 달리 1차 세계 대전, 소련의 성립, 전 세계를 뒤덮은 또 다른 전운(戰雲) 등 위태로운 세계사적 사건이 벌써 발생했거나 막 태동하는 시기였으므로 앙드레 지드는 개인적 수준의 (도덕적·종교적) 해방을 넘어서 보다 폭넓은 차원의 각성을 계도하고 바랄 수밖에 없었을 터다. 요컨대 『새로운 양식』은 『지상의 양식』과 마찬가지로 지드의 궁극적 전회를 알리는 표지석이자, 보다 거대한 규모의 사상적 도야, 미래를 향한 간절한 외침을 함축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앙드레 지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땅 위에는 너무나 많은 가난과 비탄과 어려움과 끔찍한 일들이 가득해서 행복한 사람은 자기 행복을 부끄러워하지 않고는 행복을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 행복해질 수 없는 자는 남의 행복을 위하여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나는 나 자신 속에서 행복해야 할 절박한 의무를 느낀다.”라고 말이다. 이제 우리는 자기만의 행복에 국한되지 않고, 타자와 함께 행복하기를 갈망한다. 『새로운 양식』은 지난 작품의 부연 혹은 연장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새로운 단계다. 그 속에 깃든 지드의 의지, 만년의 유산, 가령 개인의 시각에서 만인의 지평으로 분연히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아마 책장을 덮기가 쉽지 않을 터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작품 해설
추천의 말

작가 소개

앙드레 지드

1869년 파리 법과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루앙의 유복한 사업가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격정적인 성격에 몸이 허약했던 지드는 열한 살에 아버지가 사망하자 어머니와 외사촌 누이 등 여자들에 에워싸인 채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동안 신경 쇠약에 시달렸다. 『앙드레 발테르의 수기』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1893년 북아프리카 여행 중 결핵으로 신음하다가 회복되면서 처음으로 삶의 희열과 동성애에 눈을 뜨고, 마침내 모든 도덕적 · 종교적 구속에서 해방되어 돌아온다. 『지상의 양식』은 시, 일기, 여행 기록, 허구적인 대화 등 다양한 장르가 통합된 형식으로, 이때의 해방감과 생명의 전율을 노래한 작품이다.
1909년 친구들과 함께 문예지 《N.R.F.》를 창간하면서 그의 엄격하고 고전적인 스타일은 20세기 전반기 프랑스 문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914년에 주인공 라프카디오의 무상행위로 유명한 『교황청의 지하도』를, 1919년에는 『전원 교향곡』을 발표하고, 1920년대 초에는 과거, 도덕적 구속, 전통적 예술로부터 3중의 해방을 구가하며 『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않으면』, 『코리동』, 『위폐 제조자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한편 『콩고 기행』을 통해서 식민주의를 고발하고, 『소련 기행』을 통해서 공산주의가 주는 매혹과 환멸을 표현하기도 했다. 1938년 아내가 사망한 후 일생 동안 꾸준히 써온 여러 권의 『일기』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1947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51년 파리의 자택에서 폐 충혈로 사망했다.

김화영 옮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고,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 평론가, 불문학 번역가로 활동하며 팔봉 비평상, 인촌상을 받았고,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 『여름의 묘약』, 『문학 상상력의 연구』, 『행복의 충격』, 『바람을 담는 집』, 『한국 문학의 사생활』 등이, 옮긴 책으로 미셸 투르니에, 파트리크 모디아노, 로제 그르니에, 르 클레지오 등의 작품들과 『알베르 카뮈 전집』(전 20권), 『섬』, 『마담 보바리』, 『지상의 양식』, 『어린 왕자』,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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