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뤼드

앙드레 지드 | 옮김 윤석헌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3년 11월 17일 | ISBN 978-89-374-2992-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136쪽 | 가격 11,800원

책소개

가벼운 몸피, 새로운 편집, 간직하고 싶은 디자인
세계적 거장의 명작을 만나 볼 수 있는 가장 유쾌한 기회

현대 문학의 모든 가능성을 배태한 도발적이고 위험한 농담
오늘날까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앙드레 지드의 가장 대담한 소설

편집자 리뷰

“저 역시 『팔뤼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과연 제가 쓴 작품이 맞습니까?” 앙드레 지드

“우리는 아직 앙드레 지드를 알지 못한다. 이토록 경이로운 작품, 『팔뤼드』를 읽기 전까지 우리는 앙드레 지드를 결코 이해할 수 없으리라. 오늘날 이 작품은 마땅히 재평가받아야 한다.” 롤랑 바르트

“『팔뤼드』는 진실로 ‘새로운 소설’이다. 지적이고 기성관념에 얽매이지 않으며 생생한 감각으로 가득 차 있다. 나의 빈곤한 언어로는 이 작품을 제대로 평가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나탈리 사로트

“『팔뤼드』는 독특한 본질을 지니고 있다. 앙드레 지드는 이제껏 본 적 없고, 앞으로 되풀이하기도 어려운 형식을 찾아냈다.” 스테판 말라르메

“『팔뤼드』는 한 글자 한 글자 내 손으로 직접 옮겨 쓰고 싶은 작품이다.”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

“앙드레 지드가 1895년에 발표한 『팔뤼드』는 상호 텍스트성, 책 속의 책, 현실과 가상의 뒤얽힘, 소설과 자서전과 에세이를 넘나드는 장르의 모호성 등 20세기의 문학을 선구적으로 예고한 작품이다.” 에드먼드 화이트

“『팔뤼드』를 읽을 때마다 늘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한다. 내일, 또 미래에 깨닫게 될 미지의 의미들로 넘쳐 나는 작품이다.” 앙리 게옹

“『팔뤼드』는 특색 없는 나날, 무의미, 예측 가능한 일상, 온통 무관하고 사소한 사건들로 이뤄져 있음에도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뉴욕 타임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앙드레 지드의 대담한 도전 정신, 기성 문단에 대한 통렬한 비판, 새로운 문학을 향한 열렬한 갈망을 엿볼 수 있는 『팔뤼드』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팔뤼드』는 앙드레 지드의 문학적 맹아를 명확히 살펴볼 수 있는 초기작일 뿐 아니라, 그가 엄숙한 종교적 윤리와 철저한 금욕주의에서 막 해방된 시기에 발표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지드의 정신적 전회를 반영하듯 굉장히 이색적이고 놀랍도록 전위적인 방식으로 집필된 이 기묘한 소설은 『좁은 문』, 『전원교향곡』 등 그의 대표작에 비하면 덜 알려져 있지만 그 중요성만큼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를테면 앙드레 지드의 새로운 철학과 의식의 변화를 뚜렷이 담고 있는 데다, 문체와 형식 역시 혁신적인 까닭에 여러모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의 ‘가치’를 미리 알더라도 막상 책장을 펼치면 당황할지도 모른다. 일단 이 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글 속에서 『팔뤼드』라는 글을 쓰는 화자는 화요일에 지인 위베르의 방문을 시작으로 일요일까지,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사건을 맞닥뜨린다. 단지 그뿐이다. 다만 앞서 집필하던 『팔뤼드』가 『매립지』라는 제목의 엇비슷한 작품으로 바뀔 따름이다. 이렇게 화자는 스스로 끔찍이도 싫어하는 반복적 일상 속으로 한없이 매몰되어 간다. 끝나지 않는 끝.

『팔뤼드』에는 딱히 이야기라 할 것도 없고. 인물들도 몰개성적일 만큼 평면적이다. 지드는 과거의 소설처럼 있음 직한 가상의 세계를 정교하고 깊이 있게 그려 내지도, 상징으로 가득한 관념의 세계를 현학적인 미사여구로 치장하지도 않는다. 그는 지난 시대의 유산을 단호하게 거부하며, 마치 독생자처럼 새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문학을 요구하는 것이다. 반세기 이후에나 등장하는 누보로망(nouveau roman, 새로운 소설)의 단초가 벌써 예고되고 있음을 보노라면 적잖이 경이롭다. 심지어 지드는 책 속에 머물지 않고 아예 독자를 향해 손을 뻗는다. 『팔뤼드』 마지막 부분에 공백으로 남아 있는, 독자가 직접 참여해야만 완성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두었음 역시 과격할 정도로 신선하다. 어쩌면 『팔뤼드』는 책장 위에서 끝나는 독서가 아니라 체험일지도 모른다. 구습(舊習)에 따귀를 날리고, 문학의 신경지를 열어젖히는 영원토록 참신한, 결코 낡지 않는 체험 말이다.

목차

위베르
앙젤
향연
위베르 혹은 오리 사냥
앙젤 혹은 짧은 여행
일요일
헌시
대안
『팔뤼드』에서 가장 멋진 문장들의 목록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앙드레 지드

1869년 파리 법과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루앙의 유복한 사업가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격정적인 성격에 몸이 허약했던 지드는 열한 살에 아버지가 사망하자 어머니와 외사촌 누이 등 여자들에 에워싸인 채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동안 신경 쇠약에 시달렸다. 『앙드레 발테르의 수기』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1893년 북아프리카 여행 중 결핵으로 신음하다가 회복되면서 처음으로 삶의 희열과 동성애에 눈을 뜨고, 마침내 모든 도덕적 · 종교적 구속에서 해방되어 돌아온다. 『지상의 양식』은 시, 일기, 여행 기록, 허구적인 대화 등 다양한 장르가 통합된 형식으로, 이때의 해방감과 생명의 전율을 노래한 작품이다.
1909년 친구들과 함께 문예지 《N.R.F.》를 창간하면서 그의 엄격하고 고전적인 스타일은 20세기 전반기 프랑스 문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914년에 주인공 라프카디오의 무상행위로 유명한 『교황청의 지하도』를, 1919년에는 『전원 교향곡』을 발표하고, 1920년대 초에는 과거, 도덕적 구속, 전통적 예술로부터 3중의 해방을 구가하며 『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않으면』, 『코리동』, 『위폐 제조자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한편 『콩고 기행』을 통해서 식민주의를 고발하고, 『소련 기행』을 통해서 공산주의가 주는 매혹과 환멸을 표현하기도 했다. 1938년 아내가 사망한 후 일생 동안 꾸준히 써온 여러 권의 『일기』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1947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51년 파리의 자택에서 폐 충혈로 사망했다.

윤석헌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8대학교에서 조르주 페렉 연구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프랑스 소설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레모 출판사를 운영하며 다양한 프랑스 문학을 번역,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호르헤 셈프룬의 『잘 가거라, 찬란한 빛이여…』, 크리스텔 다보스의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델핀 드 비강의 『충실한 마음』(근간), 조르주 페렉의 『용병대장』(근간), 앙드레 지드의 『팔뤼드』(근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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