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족의 침략과 불안한 정치 현실 속에서 당시를 뛰어넘어 고전 시가의 새 지평을 연 송시의 심원한 사유 세계를 만난다

송시

옮김 김원중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7월 17일 | ISBN 978-89-374-8267-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6x201 · 578쪽 | 가격 30,000원

책소개

중국 고전 시가의 새 지평 『송시』가 김원중 역해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송시는 당시의 완성도 높은 시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도 시대의 아픔과 사회 문제 등을 깊이 있게 다루어 당시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 세계를 보여 주었다. 『전송시』에 전하는 송시 작품을 원전으로 구양수, 왕안석, 소식, 문천상 등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명작 230편을 엄선했고, 『당시』, 『삼국유사』, 『사기열전』 등 중국 고전을 현대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온 김원중이 역해를 맡았다. 『송시』 출간은 시대를 가로질러 현재까지 널리 애송되어 온 송시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편집자 리뷰

송대의 역사와 사회를 진실하게 반영하는 송시
중국 문학의 정수로 일컬어지는 시 문학은 당송 시대를 거치며 완성 단계에 이른다. 그중 송시는 화려한 봄꽃에 비유되는 당시와 달리 포근하면서도 은은한 멋으로 가을 국화에 비유되곤 한다. 이는 철저한 문치를 내세웠던 송대의 시대의식이 시 속에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로, 우리는 송시를 통해 송대 사람들의 꾸밈없는 삶의 모습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송대는 성리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성적 사유 세계가 찬란하게 꽃피었던 시기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라 안팎이 혼란하여 정치적 파벌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 북방 이민족의 침략으로 북송이 멸망하는 비운을 맞기도 했던 시대였다. 이러한 국가 존망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인들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 좌절은 클 수밖에 없었고 이는 시인 자신이 몸담은 조정을 향한 질타, 떠올리기조차 싫은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 그리고 자신의 실존에 대한 번민의 형태로 시 속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또한 금의 건국으로 한족과 이민족 사이의 갈등이 불가피했는데 이는 시인들이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국토 회복에 대한 열망은 육유나 문천상 등의 애국 시인들의 출현을 불러오기도 했다.
송대 시인들은 이러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 남녀 간의 애정, 자연 풍류 등 개인적 서정의 표출은 억제했고, 시대 의식이나 성리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주제를 적극적으로 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이로써 송시는 시 세계가 개인의 감성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비판과 실천적 문제로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고전 시가의 새 지평을 열었다.
 
 
당에서 송으로 이어진 온고지신의 시학
송시는 당시의 완성도 높은 시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도 시대의 아픔과 사회 문제 등을 깊이 있게 다루어 송시만의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했다. 왕우칭, 양만리 등은 소재를 일상생활로 확장하여 도공이나 화전민, 농가의 모습 등을 시 속에 진실하게 담아냈으며, 매요신과 소식 등은 고양이를 제사 지내거나 바위 아래 놓인 개미의 모습을 보며 자유롭게 시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는 통찰력 있는 세계관과 개성적인 표현으로 진일보한 송시의 일면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문학 비평가 전종서는 『송시선주』에서 “좋은 본보기를 보고 송대 시인들은 영리하게 배워 기교와 언어 면에서 더 정밀할 수 있었고”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송시가 “노력하여 ‘같음’ 가운데서 ‘다름’을 추구하려고 했다.”고 설명하며 “이 점에서 바로 송시의 창조성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송시의 개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왕안석이 두보의 시를 학습하는 데 온 정력을 기울였고, 구양수가 이백에게서 깊은 영향을 받아 시 발전의 디딤돌로 삼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전통 위에서 새로운 시 세계를 추구했던 송시는 그야말로 온고지신의 시학이 이루어 낸 고전 시가의 완성이라 할 만하다.
 
 
한글세대 독자를 위한 현대 우리말 풀이
한국과 중국의 고전 번역에 힘쓰고 있는 김원중 교수의 번역은 고전을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끈다. 이번 『송시』에서도 한글세대 독자들을 위해 시의 맛을 잘 살린 현대적 어휘들로 번역하여, 고루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이 돋보인다. 최대한 원시의 느낌에 가깝도록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시적 문체는 잃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주석과 해설을 통해 시구의 의미나 그에 관련된 고사를 설명해 한문학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목차

* 차례
왕우칭 王悳偁
구준 寇準
임포 林逋
범중엄 范仲淹
안수 晏殊
매요신 梅堯臣
구양수 歐陽脩
소순흠 蘇舜欽
문동 文同
증공 曾鞏
왕안석 王安石
유반 劉攽
왕령 王令
소식 蘇軾
소철 蘇轍
황정견 黃庭堅
진관 秦觀
조충지 晁沖之
조보지 晁補之
장뢰 張耒
하주 賀鑄
진사도 陳師道
당경 唐庚
서부 徐俯
여본중 呂本中
이청조 李淸照
증기 曾幾
이미손 李彌遜
진여의 陳與義
악비 岳飛
육유 陸游
범성대 范成大
양만리 楊萬里
조사수 趙師秀
대복고 戴復古
조여수 趙如鐩
왕질 王質
강기 姜夔
서기 徐璣
옹권 翁卷
유극장 劉克莊
방악 方岳
화악 華岳
섭소옹 葉紹翁
엄우 嚴羽
악뇌발 樂雷發
문천상 文天祥
왕원량 汪元量
정사초 鄭思肖
임경희 林景熙

작가 소개

김원중 옮김

성균관대학교 중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과 중국 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 중국 푸단 대학 중문과 방문학자를 역임했다. 건양대 중문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 단국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이며, 중국인문학회·한중인문학회 부회장,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전문위원도 겸하고 있다. 동양의 고전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섬세히 복원하는 작업에 매진하여, 고전 한문의 응축미를 담아내면서도 아름다운 우리말의 결을 살려 원전의 품격을 잃지 않는 번역으로 정평 나 있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번역서인 『사기 열전』을 비롯해 개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사기』 전체를 완역했으며, 그 외에도 『삼국유사』, 『논어』, 『맹자』, 『명심보감』, 『손자병법』, 『한비자』, 『정관정요』, 『정사 삼국지』, 『채근담』, 『당시』, 『송시』 등의 고전을 번역했다. 또한 『한마디의 인문학, 고사성어 사전』, 『한문 해석사전』(편저), 『중국 문화사』, 『중국 문학 이론의 세계』 등의 저서를 출간했고 50여 편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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