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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반역


첨부파일


서지 정보

부제: 최재서 연구

김욱동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4년 6월 20일

ISBN: 978-89-374-5668-8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656쪽

가격: 30,000원

분야 한국 문학


책소개

문학 이론가, 실천 비평가, 번역가, 영문학자, 그리고 변절과 친일……
번역가이자 인문학자 김욱동의 광범위한 연구와 적나라한 비판을 통해
일제 강점기, 궁핍한 시대의 지성 최재서를 다시 만난다!


목차

책머리에

1장 태일원의 귀공자
태일원의 귀공자
해주에서 경성으로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경성제국대학과 최재서
가난한 선비 최재서
문학 비평가 최재서
인문사의 설립과 《인문평론》
해방 후의 최재서

2장 최재서와 사토 기요시
미각과 예술적 취향
영문학의 숲과 바다
식민지 조선과 아일랜드
문학의 자기 목적성
문학 연구와 창작
자국 문학을 위한 외국 문학
세계 문학과 비교 문학
최재서와 사토 기요시의 차이

3장 문학 이론가 최재서
낭만주의자인가, 신고전주의자인가
낭만주의에서 신고전주의로
주지주의와 고전주의
주지주의: 모더니즘인가, 신고전주의인가
장르 이론의 정립

4장 실천 비평가 최재서
최재서와 실천 비평
‘언어의 마술사’ 정지용
‘건강한 시인’ 김기림
임학수, 이용악, 모윤숙
이태준의 단편 소설
박태원의 『천변풍경』
이상의 「날개」
단층파 작가들
황도 문학 이후의 실천 비평

5장 영문학자 최재서
문학 원리를 찾아서
‘호적 없는’ 외국 문학 연구
최재서와 영문학사
최재서의 셰익스피어 연구
최재서의 교양론
최재서의 학문적 외도
최재서의 학문적 오류

6장 번역가 최재서
최재서의 번역관
최재서의 번역서
최재서의 시 번역
최재서의 소설 번역
최재서의 초서와 셰익스피어 번역
최재서의 비평 번역

7장 최재서와 친일
최재서의 일본 취향
최재서의 친일 유형
최재서와 《국민문학》
좌담회를 통한 친일 활동
친일 단체를 통한 친일 활동
최재서와 여동생 최보경
최재서의 친일과 사토 기요시의 친일
최재서와 서정주

참고 문헌
찾아보기


편집자 리뷰

번역학, 수사학, 문학 비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 성과를 일구어 온 인문학자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번역가 김욱동의 최재서 연구서가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제목은 『천재와 반역』이다. 20세기 초 ‘궁핍한’ 시대였던 일제 강점기를 살며 활약한 1세대 문학 비평가이자 번역가 최재서를 탐구하는 이 책은 한국 근현대 문학 비평의 기초를 다진 최재서를 집중 탐구한다. 근면 성실한 학자의 모습, 동서고금의 책을 두루 섭렵한 방대한 독서량,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통찰, 문학에 대한 청교도적 결벽성과 엄격성, 신선한 수사법 구사와 명징한 문체, 문학 작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력과 비평 안목에 이르기까지 최재서는 쉰일곱 나이에 때 이른 사망을 할 때까지 문학이란 “체험의 조직화이며 감정의 질서화이며 가치의 실현”이라는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던 한국 현대 문학사의 보기 드문 비평가였다.

그러나 이 책은 문학가로서의 최재서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한 인간으로서 최재서가 겪은 고뇌와 절망, 그리고 한계에도 초점을 맞춘다.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배움의 시절 속에 있던 최재서, 2장에서는 스승 사토 기요시와의 인연과 함께 예술 취향을 쌓아 가던 과정 속에 있던 최재서, 3장에서는 일시적 사조에 치우치지 않는 문학 이론가로서의 최재서, 4장에서는 광범위한 작품을 꼼꼼하게 읽고 날카롭게 분석한 실천 비평가로서의 최재서, 5장에서는 해방 후 강단 비평 문학에 힘을 쏟은 영문학자로서의 최재서, 6장에서는 외국 문학을 소개, 이식한 번역가로서의 최재서, 7장에서는 최재서의 친일에 대해 다룬다. 특히 7장에서는 최재서의 일본 취향, 친일 유형, 잡지 《국민문학》과의 관계, 좌담회를 통한 친일 활동 등 상당히 면밀하게 그의 친일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그 왕성한 활동 이력에도 불구하고 최재서에 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편이다. 김윤식, 김흥규 두 교수의 선구적 작업을 제외하면 최재서에 관한 연구는 지금껏 한 걸음도 앞으로 내딛지 못한 형편으로, 최재서 연구는 여전히 상당 부분이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적 성과 못지않게 나약한 인간 최재서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천재와 반역』은 아직 척박한 최재서 연구의 땅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올 만하다. 최재서처럼 번역가이자 학자이며 또한 문학 비평가로 활동하는 김욱동의 시선 속에서 이루어진 최재서 연구는 후세대가 계승할 것과 극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 이정표를 알려 주는 안내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서문에서

신문학의 창시자라고 할 이광수와 김동인을 제외하면 한국 근현대 문학에서 시인으로는 정지용, 소설가로는 이태준, 그리고 비평가로는 최재서를 최고의 문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세 사람은 한국 근현대 문학의 집을 굳건히 떠받들고 있는 세 기둥이다. 이렇듯 적어도 나에게 문학 이론가로, 문학 비평가로, 영문학자로, 번역가로 최재서가 차지하는 몫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서 최재서의 업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성인전’을 쓰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는 한국 문학사에서 업적이 뛰어난 만큼 친일 행위에서 보여지는 과오와 실수도 적지 않았다. 나는 그의 행적에서 좋은 점은 좋은 대로, 나쁜 점은 나쁜 대로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평가하려고 애썼다. 물론 객관적 기술과 평가라는 것도 궁극적으로 나 자신의 세계관과 문학관에 굴절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영문학과 한국 문학의 경계에서 작업해 온 인문학도로서 나는 최재서의 삶과 문학 세계를 좀 더 체계적으로 다루고 싶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문학가로서의 최재서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한 인간으로서 그가 겪은 고뇌와 절망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그의 문학적 성과 못지않게 자존심 강하면서도 나약한 인간 최재서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최재서는 일제 강점기라는 ‘궁핍한 시대’에 무엇을 위하여 살았을까? 우리는 최재서가 남긴 빵과 포도주에서 무슨 메시지를 찾아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에서 우리는 그동안 한국 문학이 지나온 길을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던 암울한 시대에 최재서가 이렇게 문학 이론가와 비평가를 비롯하여 영문학자, 번역가, 잡지 발행인 및 편집인, 심지어 창작가로서 폭넓게 활약했다는 것은 여간 놀랍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는 프리드리히 횔덜린이 말하는 ‘궁핍한 시대’, 최재서의 말을 빌리자면 ‘간난(艱難)한 시대’를 산 지식인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자의식을 느끼며 왕성하게 활약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좁게는 문학, 더 넓게는 문화란 풍요로운 여유가 낳는 산물이기도 하지만 마치 더러운 분비물에서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고통과 역경과 시련의 산물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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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뉴욕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듀크 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번역의 미로』, 『번역과 한국의 근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 『은유와 환유』, 『수사학이란 무엇인가』가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어라』,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외에 『위대한 개츠비』, 『왕자와 거지』,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앵무새 죽이기』,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이선 프롬』 등이 있다. 2011년 한국출판학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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