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비판철학

원제 La philosophie critique de Kant

질 들뢰즈 | 엮음 서동욱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6년 11월 5일 | ISBN 978-89-374-1595-1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2x224 · 216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칸트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독해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이야말로, 몇몇 주석가들이 자신들은 칸트 비판서들 사이에서 어떠한 의미심장한 연관도 찾을 수 없다고 공언한 이래 이 문제와 관련해 앵글로색슨과 유럽 양쪽의 최근 칸트 연구에서 나타나는 논의들에 대한 진정한 공헌이다. -《칸트 연구(Kant-Studien)》지에서

편집자 리뷰

이 책의 존재는 하나의 스캔들이다. 이 책은 결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책이다. 왜냐고? 흔히 알고 있듯이, 칸트는 이성의 시대, 근대라는 기획을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칸트를 통해서 인류는 이성의 능력과 한계를 알게 되었으며, 자연법칙과 도덕법칙의 보편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칸트를 통해, 서양의 학문과 도덕과 종교는 회의주의, 상대주의, 무신론의 위협으로부터 구원받고 오늘날과 같은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것이다. 반면 들뢰즈는 어떤 사람인가? ‘모든 가치를 전복하라’는 니체의 가르침에 따라 서양 문명이 지금껏 쌓아올린 지식과 도덕과 종교를 비웃고, 새로운 법칙과 가치들을 설립하려고 한 인물이다. 자연은 보편 ‘필연적인’ 법칙에 의해 지배되기보다는 ‘우연성’을 핵심으로 하는 카오스에 의해 지배되며, 고통과 스트레스가 따르는 당위적인 도덕 법칙보다는 내게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법칙이다라고 주장한 이가 바로 들뢰즈 아닌가?그런데 근대적 기획을 철저히 파괴하고자 한 탈근대의 철학자 들뢰즈가 근대라는 기획의 입안자인 칸트에 대한 책을 썼다. 거기다 한 편지에서는 자신의 이 책을 매우 좋아한다고 이례적인 애정 고백까지 하기도 했다. 이런 책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고작해야 이 책 안에는 순전히 칸트에 대한 욕만 써 있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이 책은 어떤 학자보다도 더 세심하게 칸트의 문헌들을 연구하였으며, 애정을 가지고 칸트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 연구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놀랄만큼 날카롭고도 긍정적인 통찰들로 가득하다.도대체 이 포스트모던 철학자 들뢰즈는 모던 철학자 칸트에 대해서 무엇이 궁금했던 것일까? 이 궁금증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연구 과제를 탄생시켰다. 첫번 것은 칸트가 남긴 기념비적인 세 개의 비판서(『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의 통일성을 일목요연하게 해명하는 작업이다. 이론 철학, 실천 철학, 미학, 역사 철학 등이 어떻게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지 명쾌하게 해명함으로써 들뢰즈는 현대 칸트 연구에 큰 공헌을 하였다. 두 번째 것은 들뢰즈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출산하기 하기 위해 칸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출산법을 들뢰즈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로 설명했다. “나는 어떤 저자의 등에 달라붙어서 그에게 애를 배게 한다고 상상했다. …… 그 아이가 괴물 같다는 것, 이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들뢰즈는 칸트의 등에 달라붙어 어떤 괴물을 출산했는가? 예컨대 들뢰즈는 자신의 대표작 『앙띠오이디푸스』(1972)를 ‘무의식 차원의 순수이성비판’이라 일컫기도 하는데, 이는 그가 이 책에서, 초월적 이념들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핵심으로 한 칸트의 형이상학 비판을 모범으로 삼아 오이디푸스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무의식 비판(또는 프로이트에 대한 비판)을 끌어내었기 때문이다.(고전 형이상학 비판을 정신분석 비판에 적용하기―이런 기상천외한 작업을 누가 예상했던가?) 이런 방식으로 이 책 『칸트의 비판철학』에서 들뢰즈는, 후에 그의 대표작들에서 써먹게 될 창조적인 사유의 기본 구도를 칸트 공부를 통해 익히고 있는 것이다.자유로운 정신에게는 근대라는 이름표도, 탈근대라는 이름표도 모두 거추장스러운 구별지표일 뿐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루한 편가르기를 위한 선들을 뛰어넘어 서로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철학자들이 만나 창조적인고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멋진 장면들을 연출해 내는 모습을 목격한다는 것―아마도 이것이 이 책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목차

서론: 초월적 방법칸트에서의 이성/능력이라는 말의 첫 번째 의미/상위 인식 능력/상위 욕구 능력/능력이라는 말의 두 번째 의미/능력의 두 의미 사이의 관계1장: 순수 이성 비판에서 능력들의 관계선험적과 초월적/코페르니쿠스적 혁명/종합과 입법적 지성/상상력의 역할/이성의 역할/능력들 사이의 관계 문제―공통감각/합법적 사용, 비합법적 사용2장: 실천 이성 비판에서 능력들의 관계입법적 이성/자유의 문제/지성의 역할/도덕적 공통감각과 비합법적 사용/실현의 문제/실현의 조건/실천적 관심과 사변적 관심3장: 판단력 비판에서 능력들의 관계느낌의 상위 형식은 있는가?/미감적 공통감각/숭고에서 능력들의 관계/발생의 관점/자연에서의 상징주의/예술에서의 상징주의 또는 천재/판단력은 능력인가?/미학에서 목적론으로결론: 이성의 목적들능력론/목적들에 관한 이론/역사 또는 실현부록 1 영역판에 붙이는 서문: 칸트 철학을 간추린 네 개의 시구부록 2 역자 해설: 지킬 칸트와 하이드 들뢰즈 씨

작가 소개

질 들뢰즈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파리 8대학에서 미셸 푸코의 뒤를 이어 교수 생활을 하다가 1987년 은퇴했다. 일찍부터 철학사를 해석하는 뛰어난 역량과 독특한 관점을 인정받았다. 근대적 이성의 재검토라는 1960년대의 큰 흐름 속에서 서구 사상의 2대 전통인 경험론과 관념론을 새로운 차원에서 종합하는 시도를 보여주었으며, 현대 학문과 예술에 철학적 깊이를 더하는 활발한 작업을 통해 철학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획득했다. 1968년에 발표된 본서 『차이와 반복』에서는 해체론적 전통이 도달한 일정한 높이 위에서 고전적 형이상학을 부활시켰으며, 1972년에는 펠릭스 가타리와 함께 저술한 『안티 오이디푸스』를 통해 기존의 정신분석에 반기를 들고 니체적 시각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통합하여 20세기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주요 저서로는 『니체와 철학』, 『칸트의 비판철학』, 『베르그손주의』,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의미의 논리』, 『천 개의 고원』, 『감각의 논리』, 『영화 1.운동-이미지』, 『영화 2.시간-이미지』, 『푸코』,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서동욱 엮음

서강대 철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벨기에 루뱅 대학 철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세계의 문학>과 <상상>의 봄호에 각각 시와 평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저서로 「들뢰즈의 철학-사상과 그 원천」, 「차이와 타자-현대 철학과 비표상적 사유의 모험」, 시집으로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이 있으며, 「들뢰즈에 대한 오해들」, 「인터넷 시대의 소통과 책임성」등의 논문과 비평을 발표했다. 옮긴 책으로는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등이 있다. 현재 서강대, 서울예대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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