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

원제 Revizor

니콜라이 고골 | 옮김 조주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5년 5월 27일 | ISBN 978-89-374-6120-0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236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단 하나 긍정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웃음이다. ―고골속물적 인간의 전형 ‘흘레스따꼬프’를 창조해 낸 작품현실의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풍자의 미학▶ 단 몇 분 혹은 한순간일지라도,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흘레스따꼬프가 된다. 살아가면서 한번도 흘레스따꼬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말재주가 좋은 근위 사관도, 정치가도, 죄 많은 우리 작가들도 때로는 흘레스따꼬프가 된다. ―고골『검찰관』은 니꼴라이 1세 때의 부패한 관료 제도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이다. 러시아의 어느 소도시에 암행 검찰관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장을 비롯한 관리들은 여관에 묵고 있던 허풍쟁이 하급 관리 흘레스따꼬프를 검찰관으로 착각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가짜 검찰관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연회까지 베풀어 준다. 흘레스따꼬프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시장의 딸에게 청혼을 하고, 고위 관리를 사위로 맞게 된 시장 집은 축제 분위기가 된다. 그가 유유히 떠나간 후, 가짜 검찰관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경악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진짜 검찰관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다. 이른바 ‘눈물을 통한 웃음’을 자아내는 이 작품은 발표되자마자 격렬한 찬반양론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고골은 약 6년간이나 로마에 피신해 있어야 했지만, 러시아에서는 그 후 ‘흘레스따꼬프시치나(흘레스따꼬프주의)’라는 말이 자만이나 허풍의 동의어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고골은 이 작품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비판하는 동시에 속물적 인간 본성 또한 비판하고 있다. 당시 직접 공연을 관람한 니꼴라이 1세는 “음, 모두들 멋있게 두들겨 맞았어. 그러나 누구보다도 호되게 얻어맞은 것은 황제인 나야.”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편집자 리뷰

고골의 낭만적 사실주의첫 시집의 실패로 좌절을 맛보았던 고골은 고향 우크라이나의 민담을 소재로 하여 쓴 단편들을 모아 『지깐까 근처 마을의 야화』(1831~1832)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한다. 이 이야기에는 어린 시절 기억 속의 화창한 전원 풍경과 농부들, 떠들썩한 마을 아이들, 도깨비와 마녀 들 그리고 환상적 마력을 지닌 정령들이 등장한다. 지난날의 낭만적 이야기가 현재 벌어지는 실제 사건들과 한데 어우러지고, 때로는 장난스럽고 때로는 악마적인 고골의 기질이 잘 나타난 이 생생한 이야기는 러시아 문학에 신선함과 새로움을 더해 주었다. 우크라이나 토속어에서 배어나는 풍부한 민속적 정취가 저자의 변덕스러운 억양 변화와 더불어 러시아 문단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고골의 이러한 초기 작품 경향을 일컬어 환상적 낭만주의라 한다.그러나 1835년을 기점으로 고골의 작품 경향은 환상적 낭만주의에서 낭만적 사실주의로 변화한다. 이러한 경향은 『아라베스크』에 실린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전체에 걸쳐 두드러진다. 이 이야기들에는 시골 출신인 고골이 도시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은 뼈저린 삶의 고통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광인 일기」에는 철저하게 좌절한 나머지 과대망상 속에서 좌절을 보상 받으려 애쓰다가 마침내 정신병원에 보내지는 한 관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네프스끼 거리」에서는 비극적이고 낭만적인 몽상가와 모험을 좋아하는 속물이 대조를 이루며, 「초상화」의 끝 부분에는 이 세상에서 악은 제거될 수 없다는 작가의 신념이 강조되어 있다. 『검찰관』(1836) 역시 이 시기에 집필된 작품으로, 등장인물의 과장된 묘사 등에서는 환상적 요소가 드러나지만 현실 비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골의 낭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적인 웃음과 눈물이 버무려진 희극 『검찰관』고골은 어린 시절부터 연극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학창 시절에는 학교 연극에서 연기를 했고, 졸업 후에도 배우가 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 황실 극단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였다. 그 후에도 고골은 계속 희곡을 집필하고자 했으나 마땅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푸슈킨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이에 푸슈킨은 자신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고골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몇 해 전에 노브고로드 지방을 여행하던 중 그곳의 지방 유지들이 자신을 검찰관으로 오인하여 일어났던 작은 소동을 희극의 소재로 추천하였던 것이다. 고골은 이 사건을 모티프로 두 달 만에 『검찰관』을 완성하였으며, 이 작품은 황제의 특명으로 1836년 4월 19일 알렉산드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고골은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검찰관』은 내가 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쓴 첫 번째 작품이다. 이 희극에서 나는 당시 러시아에 존재하던 모든 추악한 것과 정의가 요구되는 장소나 업무에서 저질러지는 모든 종류의 불의를 한데 엮어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리게 해 보자고 결심했었다.”라고 자신의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즉 이 작품의 핵심은 부패한 관료주의 사회의 실상을 폭로하는 데 있는 것이다. 고골은 이러한 비리와 부정부패가 드러나게 되는 상황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서 ‘공포’를 선택하고 있다. 사실상 이 작품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이 ‘공포’라는 요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시대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이 작품이 집필된 것은 니꼴라이 1세의 통치 기간 중이었다. 니꼴라이는 아버지 알렉산드르 1세가 갑자기 세상을 뜨면서 황제로 즉위하게 되었다. 그러나 국민들 중에는 즉위 서열 1위였지만 폴란드 여인과 결혼함으로써 계승권을 포기한 니꼴라이의 형이 황위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력이 있었다. 결국 니꼴라이의 황위 계승을 반대하는 군인들은 제까브리스뜨 난을 일으켰다. 니꼴라이는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하였고, 이후 계속된 30년간의 재위 기간 동안 공포정치를 실시하였다. 니꼴라이는 뼛속까지 철저한 군인이었고 가혹한 처벌과 엄중한 감시로 국민들을 다스렸다. 그 결과 러시아 국민들은 국가라는 권력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가지게 되었다.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웃을 수만은 없는 희극 『검찰관』이다. 당시 암행 검찰관이란 국민들, 특히 부패한 관리들에게는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 허풍쟁이 건달 흘레스따꼬프를 검찰관으로 오해하고, 그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 온 도시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핑계를 갖다 붙이며 이루어지는 관료들의 수탈과 폭정은 현실 속에서는 끔찍한 일이겠지만 작품 속에서는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또한 현실 속의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이 관료들이 흘레스따꼬프에 의해 골탕을 먹는 모습은 너무나 얼토당토않아서 애처롭게 느껴질 정도다. 고골이 보여주는 과장과 반복의 변주곡은 우리나라 판소리의 해학성을 연상하게 만들며, 『검찰관』은 고골의 작품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속물성에 대한 비판고골은 『검찰관』에서 전통적인 희극에서 늘 발견되는, 복잡하게 얽힌 사랑이나 결혼으로 맺어진 사건 전개에서 탈피하고자 하였다. 한결같이 사랑에만 골몰해 있는 주인공들과 그들의 행복한 결혼으로 끝나는 희극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대신 그는 처음부터 주인공 한두 명이 아닌 등장인물 전체를 끌어들이고 흥분시킬 수 있는 사건을 선택하였다. 등장인물들 또한 전통적인 희극의 배역들과는 달리 러시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 즉 러시아의 사기꾼과 괴짜 들로 구성하였다. 고골은 「새로운 희극의 공연 후 극장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연극의 플롯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는 좋은 지위를 얻고, 자신의 번뜩이는 기지로 적수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위와 돈, 그리고 훌륭한 결혼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있어 사랑보다 더 의미가 크지 않은가?”라고 말하였다. 속물적 인간들의 주요 관심사는 주로 세속적인 욕망으로 의(衣), 식(食), 주(住), 성(性), 부(富), 명예, 출세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지 못한다. 지방 행정기관의 우두머리인 시장은 거대한 상징성과 함축성을 지닌 풍자적 인물이다. 고골이 시장을 통해 모든 속물적인 요소를 외면화하고 있다면, 흘레스따꼬프를 통해서는 무책임성, 천박한 마음, 절제 감각의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 흘레스따꼬프는 매우 생기발랄하다. 그러나 이 생기는 조용하고 야심만만한 열등감에 기초하여 구현된 무의미한 움직임이자 소동이다. 이 작품의 어느 누구도 속물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이 있는 한 속물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고골은 『검찰관』에서 도덕적인 목적 의식을 가지고 생활 속의 추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들을 확대하여 인간의 속물성을 보여 주고자 했다.▶ 니꼴라이 고골 Nikolai Gogol1809년 3월 31일 우크라이나의 소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문학을 좋아하였으며, 고등학교 때는 시나 산문을 써서 잡지에 투고하거나 학교 연극에서 연기를 하기도 했다. 1828년 관리가 되려고 상뜨뻬쩨르부르그로 상경하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 좌절하고, 가명으로 시집 『간스 뀨헬가르쩬』(1829)을 출간하였으나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한 데 절망하여 스스로 불태웠다. 갖은 고생 끝에 고향 우크라이나 지방의 민담을 소재로 쓴 『지깐까 근처 마을의 야화』(1831~1832)로 일약 러시아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1834년 상뜨뻬쩨르부르그 대학의 중세사 조교수로 임명되지만, 1년 후 자신의 자질에 회의를 느껴 그만두었다. 1835년 무렵부터는 환상적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낭만적 사실주의 경향을 띠는 작품들을 쓰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관료 제도를 날카롭게 풍자한 희극 『검찰관』(1836)으로 문단의 큰 호평을 받지만, 보수적인 언론과 관리들의 비난 때문에 약 6년간이나 로마에 피신해 있어야 했다. 이 기간 동안 봉건 러시아의 농노제와 부패한 관료들을 풍자한 최대 걸작 『죽은 농노』(1842)를 집필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10년이 넘도록 만족스러운 작품을 창작하지 못하고 보수주의와 극단적인 신앙생활에 빠져들었다. 결국 착란에 가까운 정신 상태로 단식에 들어가 1852년 3월 4일 숨을 거두었다.옮긴이 조주관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슬라브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러시아문학회 회장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세계문학연구소 학술위원을 역임하였고, 2000년 2월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슈킨 메달을 받았다. 현재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러시아 문학의 하이퍼텍스트』, 『러시아 시 강의』 등이 있으며, 『러시아 현대 비평 이론』,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러시아 고대문학 선집』, 『루슬란과 류드밀라』 외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목차

1막 2막 3막 4막 5막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작가 소개

니콜라이 고골

1809년 3월 31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방(현재는 독립국가)의 소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문학을 좋아하였으며, 고등학교 때는 시나 산문을 써서 잡지에 투고하거나 학교 연극에서 연기를 하기도 했다. 1828년 관리가 되려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상경하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 좌절하고, 가명으로 시집 『간츠 큐헬가르텐』(1829)을 출간하나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한 데 절망하여 스스로 불태운다. 갖은 고생 끝에 고향 우크라이나 지방의 민담을 소재로 쓴 『디칸카 근처 마을의 야화』(1831~1832)로 일약 러시아 문단의 총아가 된다. 1834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중세사 조교수로 임명되지만, 일 년 후 자신의 자질에 회의를 느껴 그만둔다. 1835년 무렵부터는 환상적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낭만적 사실주의 경향을 띠는 작품들을 쓰기 시작한다. 러시아의 관료 제도를 날카롭게 풍자한 희극 『검찰관』(1836)으로 문단의 큰 호평을 받지만, 보수적인 언론과 관리들의 비난 때문에 약 6년간이나 로마에 피신해 있어야 했다. 이 기간 동안 봉건 러시아의 농노제와 부패한 관료들을 풍자한 최대 걸작 『죽은 농노』(1842)를 집필한다. 그러나 이후 십 년이 넘도록 만족스러운 작품을 창작하지 못하고 보수주의와 극단적인 신앙생활에 빠져든다. 결국 착란에 가까운 정신 상태로 단식에 들어가 1852년 3월 4일 숨을 거둔다.

조주관 옮김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슬라브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과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세계문학연구소의 학술위원을 역임하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슈킨 상을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러시아 문학의 하이퍼텍스트』,『러시아 시 강의』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시의 이해와 분석』,『러시아 현대비평이론』,『러시아고대문학 선집』, 『보즈네센스끼 선집』, 『만젤쉬땀의 시선집』,『러시아 희곡』,『아꾸자바 시선집』,『아흐마둘리나 시선집』, 『쮸체프 시선집』,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등이 있다.

독자 리뷰(10)

독자 평점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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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교과서적 작품

밑줄 친 문장

ㅇㄴㅋㅇㄴㅋㅇㄴㅋㄴㅋㅇㅋㄴ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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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제 낯짝 비뚤어진 줄 모르고 거울만 탓한다.
"아가씨, 나는 당신의 백합꽃 같은 그 목을 끌어안기 위해 당신의 스카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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