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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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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영원한 물음

박이문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0년 6월 17일

ISBN: 978-89-374-2458-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2x195 · 164쪽

가격: 6,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노교수가 교단을 떠나면서 지난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삶을 전망한 글 모음. 포항공대에서 했던 고별 강연의 전문을 비롯해 <포항공대신문>에 연재했던 글들, 몇 년 동안 여기저기에 단편적으로 발표된 글들을 함께 묶었다.
1부는 문학과 철학, 미학, 사회학, 생태학 등의 지적 편력과 한국에서 프랑스로, 미국으로 다시 한국으로 이어지는 지리적 편력 과정과 그 이유, 2부에는 나는 누구이고 과연 어떤 삶이 깊고 넓고 가치 있는가에 대한 물음과 대답이 실려 있다. 말끔한 문장과 솔직하고 쉬운 글들이 읽을 맛과 함께 ‘삶의 깊이’ 라는 형이상학적 물음의 이해를 돕고 있다.


목차


1 나의 길, 나의 삶
A Poet\’s Confession
나의 길, 나의 삶
나의 삶과 문학
지적 방랑의 변명
이유가 없이, 이유도 모르고, 이유가 없어도
그래도 노래하고 춤추자
아무래도 다 좋다
하나만의 선택과 다른 꿈들
 
2 사랑할 시간이 없다
An Autobiography
뒤돌아보는 자화상
단 한번밖에 살지 못한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인가
속물과 귀족의 구별은 있다
모든 것이 한없이 신기하고 경이롭다
알 것은 많고 배울 것은 무한하다
아무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할 일은 끝이 없다
 
3 고별 강연
Transcendence
영원한 물음


편집자 리뷰

반세기 동안의 지적 방랑과 정신적 편력 옮긴 박이문 에세이집1966년 파리에서 출판된 『말라르메 연구』이후 서른아홉번째 저서! 박이문 선생의 에세이집 『나의 출가』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불문학자이자 철학자이고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박이문 선생은 올해(2000년) 2월에 포항공대를 정년 퇴직했다. 문학과 철학, 미학, 사회학, 근래엔 생태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연구를 하고 저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앞장섰던 그는, 부산 동래고등학교 교사에서부터 이화여대 교수, 미 시몬스 대학 교수를 거쳐, 올해 포항공대를 정년 퇴직할 때까지 반세기 동안의 삶을 교단에서 보냈다. 그러므로 교직을 떠나는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소회를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지난 삶을 일단 정리하고 앞으로의 삶을 전망하고 설계\”하고자 이 에세이들을 썼다고 그가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모두 3부로 나누어 반세기 동안의 보기 드문 정신적 편력과 지적 방랑의 과정을, 교단을 떠나면서 제자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들과 함께 솔직하고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1부는 반세기 동안의 삶을 회고하는 내용들이고, 2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물음과 그 대답들로 채워져 있고, 마지막 3부는 지난 2월 포항공대에서 행한 감동적인 \’고별강연\’이 그대로 실려 있다. 이 글을 읽어갈수록 선생의 삶의 행로를 결정한 존재와 세계의 본질에 대해 품었던 질문에 우리 역시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박이문 선생은 1930년 충남 아산의 유가(儒家)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벽촌이나 다름없는 시골 마을에서 자라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 총독부가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매년 실시하던 성지 참배단의 일원으로 뽑혀 10여 일간 일본 구경을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식민지인 데다 가난하고 배움도 부족한 세상을 전부로 믿고 살다가 개화한 일본을 보게 되었을 때 느낀 크나큰 놀라움은 다른 세상을 향한 그의 발걸음의 시초가 된다. 그와 함께 형들이 던져준 서양 문학과 서양 철학서들이 밝혀준 지식의 세계를 접한 놀라움은 그 광대함과 새로움, 무한함으로 평생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그럴수록 나는 세계가 좁고, 어둡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보다 넓고, 환하고, 멋있는 세계로 떠나, 보다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해야 했다. 모든 것을 풀어 새로 밝히고 싶었다. 나의 운명과 세계를 바꾸어놓고 싶었다. 나는 나 자신과 세계에 대해 반항을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적 방랑의 변명」 중에서
해방과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혼탁한 시절 동안, 그는 서울로 올라와 경성제2고보(현재의 경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문리대에 진학하여, 불문학을 전공한다. 그는 자신이 불문학을 전공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빈곤과 고통, 무지와 불의, 불평등에 갇혀 있는 주변 세계에 대한 자각과 그에 대한 비판 의식이 바로 존재와 세계를 투명하게 밝히는 노래를 읊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 변해 그의 마음을 온통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정한 \’나\’를, \’투명한 세계\’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서울대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박이문 선생은 1960년대에 마침내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다. 그러나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얻었음에도 시는, 세계는 그 투명한 끝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문학만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존재와 세계에 대한 참된 지식을 얻기 위해 다시금 철학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미국행 비행기를 탄다.철학 박사 학위를 딴 후에도 그는 평생 동안 공부와 글쓰기를 계속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문학과 철학을 두루 공부했지만,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공부하고 또 생각했지만 세상은 점점 더 알 수 없는 곳으로 느껴지고 도대체 존재의 진리란 것이 있는지 아직도 알 수 없다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과 변화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세상과 나 자신을 명확하게, 투명하게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점점 더 찾기 어려워진다고. 그래도 박이문 선생은 모든 존재와 세계의 투명한 진리를 찾고 그것을 시로 읊고자 하는 평생 동안 계속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영원히 질문하기를 계속할 것이다. 이러한 지칠 출 모르는 \’영원한 물음\’ 던지기가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감동을 준다. 그리고 그 같은 삶이 바로 깨달음을 찾아 \’출가\’한 삶이 아닌가. 이 책의 제목이 바로 \’나의 출가\’인 이유를 우리는 이윽고 알 수 있게 된다.
산이 높고 아름답다면 하늘은 훨씬 더 높고 더 아름답다. 하늘이 높고 아름답다면, 사유의 세계는 무한히 높고 무한히 아름답다. 눈을 바르게 뜨고 볼 때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한히 높고, 조용히 느끼고 생각해 볼 때,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한히 숭고하고 성스럽다. 그 높고 숭고하고 성스러운 존재로 올라가는 길은 한없이 길고 고되지만, 그만큼의 환희와 의미로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해준다. 이같이 환희와 의미로 채워진 존재의 정상의 넓고 높음에 비해 너무나 짧은 우리의 인생이기에 할 일은 너무나 많아 낭비할 수 있는 시간은 단 한 시간도 없다. ―「그래도 할 일은 끝이 없다」 중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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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문

1930년 출생, 본명은 박인희이다.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미국의 남가주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 시몬스 대학 철학과 교수, 마인츠 대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고, 올해(2000년) 2월에 포항공대 교양학부 교수직을 정년퇴임했다. 현재 시몬스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 『문학과 철학』, 『문명의 위기와 문화의 전환』, 『철학의 여백』, 『자연, 인간, 언어』, 『아직 끝나지 않은 길』, 『나의 출가』, Essais philosophiques et littéraires, Reality, Rationality and Value, Man, Language and Poetry 외 다수. 『나비의 꿈』,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 『울림의 空白』, Broken Words 등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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