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의 비밀

원제 PARS VITE ET REVIENS TARD

프레드 바르가스 | 옮김 김남주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7월 31일 | ISBN 978-89-374-8266-3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판 140x210 · 476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평가받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4의 비밀(원제:PARS VITE ET REVIENS TARD)』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중세 고고학자라는 또 다른 이력이 말해 주듯, 바르가스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을 시간의 공백을 깨고 부활시켜 현대의 독자들 앞에 새로운 형태로 선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번에 소개되는 『4의 비밀』에서는 중세 유럽을 휩쓸며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가 21세기 프랑스에 부활한다.
여느 추리소설들과는 달리 폭력적인 모습이나 유혈이 낭자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힌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생명에 얼마나 무자비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오히려 더욱 잔혹하다. 이 작품에서 비극과 살인은 결코 우리의 일상과 비껴 나 있지 않다. 다시 말해 『4의 비밀』은 인간의 약함과 악함을 보여 주는 인간사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다양한 인물들의 삶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이 한 편의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미국식 혹은 일본식 추리소설에 익숙해 있던 독자들에게 현대 프랑스의 추리소설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울림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 파리 여행만큼이나 멋진 작품! -《데일리 익스프레스》
▶『4의 비밀』은 추리소설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타임스》
▶ 프레드 바르가스는 특유의 스타일로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르 피가로》

편집자 리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파리 한복판에 부활한역사적 대재앙 ‘페스트’도시의 건물들은 신비로운 공포로 얼룩져 가고 사람들이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던어두운 비밀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조스 르 게른은 파리 14구의 몽파르나스 역 근처 광장에서 하루에 세 번, 사람들이 소식함에 넣어 놓은 각종 전갈들을 읽어 주는 소식꾼이다. 사람들이 5프랑과 함께 전갈을 봉투에 담아 조스의 파란색 소식함에 넣어 두면, 그는 읽어도 좋을 내용만을 골라 낭독한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조스의 소식함에 20프랑이나 되는 큰 금액과 함께 이상한 문구가 적힌 전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문장이 중간에서 끝나 버리거나 혹은 라틴어로 적혀 있는 탓에 무슨 소린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광장 주민 에드베 드캉브레는 그 내용이 페스트에 관한 옛 문헌에서 발췌한 것임을 기억해 내는 동시에 점점 비극적이고 잔혹한 결말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강력계 아담스베르 총경에게는 한 여인이 찾아온다. 어느 날 자기가 사는 건물 아파트 문들마다 똑같이 뒤집힌 ‘4’ 자가 검은색 페인트로 그려졌고, 그 밑에는 ‘CLT’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으며, 이상한 건 단 한 집에만 그 그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살인 사건 담당인 그는 그 사건을 낙서를 좋아하는 어떤 이의 장난이거나 혹은 행위 예술가의 작품 활동 정도로만 치부해, 여인을 그냥 돌려보낸다. 그러던 중 그 ‘4’ 자가 파리의 다른 구역 건물에서도 똑같이 발견되고, 마침내 ‘4’ 자가 그려져 있지 않은 집에 사는 거주자들이 검게 칠해진 시체로 발견되기 시작한다.
경찰이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포에 질린 파리 시민들이 너도나도 집 문에 ‘4’ 자를 그려 넣는 상황이 초래되어 더욱 범인을 찾기 어려워졌지만, 뛰어난 직관으로 용의자를 추적해 나가던 아담스베르는, 희생자들의 공통점이 좁혀질수록 그들이 숨겨 온 어둡고 충격적인 비밀, 과거 파리에서 일어난 잔혹한 사건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닫는다.
 
※ 프레드 바르가스를 향한 미디어 리뷰들
▶ 현재 유럽의 추리소설가들 가운데 가장 환호받는 작가. -《데일리 익스프레스》
▶ 특별한 재치와 유머, 독특한 목소리. 바르가스의 글은 시적이고 기이하며 중독성이 있다.
-《가디언》
▶ 『4의 비밀』은 파리 여행만큼이나 멋진 작품이다! 독특한 프리즘을 통해 비춰진 실제 세계를 그 려 내고 있는 이 작품은, 그녀의 다른 작품들처럼 극사실적인 스타일, 그리고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독창적이고 특이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 
▶ 『4의 비밀』은 원숙기에 이른 작가의 문학적 자질을 응축하고 있는 만큼, 눈부신 인물 묘사와 대 사, 그리고 서사를 다루는 놀라운 솜씨를 자랑한다. -《렉스프레스》 
▶ 얽히고설킨 가운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구성, 적절한 속도, 역사 의식과 공간 감각, 다양하고 독 특한 등장인물, 개성적인 대사와 위트 있는 스타일. 『4의 비밀』은 추리소설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타임스》
  오래된 역사적 사실과 현대 인간사의 만남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보여 주는 지적 추리소설의 경지
프레드 바르가스는 과학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중세 고고학자가 되어, 현재 프랑스 국립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인문학을 전공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그녀는, 1986년 『사랑과 죽음의 게임』으로 등단, 결국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후 역사적, 고고학적, 신화적 지식에 ‘인간 내면’이라는 방대한 미스터리를 연관시키는 독특한 추리소설들을 써내며, 루소와 발자크를 잇는 프랑스 문학의 전통을 추리와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4의 비밀』은 프레드 바르가스 작품의 성격이 총집결된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좌우가 뒤집힌 ‘4’ 자는, 중세 페스트가 유행하던 당시, 병으로부터 보호받길 바라며 사람들이 문 앞에 그려 넣던 일종의 부적이다. 그리고 ‘4’ 자 아래 적힌 이니셜인 ‘CLT’는 라틴어 “Cito longe fugeas et tarde redeas”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빨리 떠나라 그리고 늦게 돌아오라.”라는 뜻이다. 이는 페스트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전해 오던 문장인데, 프랑스에서 출간된 『4의 비밀』의 원서 제목이 바로 이 라틴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것이다. 제목에서뿐 아니라 『4의 비밀』 곳곳, 즉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살인 동기와 방법, 그리고 용의자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페스트에 관한 바르가스의 해박한 지식들이 그 빛을 한껏 발산한다.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조화로운 오케스트라그리고 감성과 유머가 넘치는 파리지앵 경찰 아담스베르
바르가스의 작품은 사건이나 주인공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곁가지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 각각에게 생생한 삶을 부여해, 독자들로 하여금 세상의 수많은 인간 군상을 만나는 재미를 준다. 그렇기에 대개 무겁고 침울하고 비극적으로 전개되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달리, 바르가스의 작품은 지적이고 따뜻하며 인간적이고 심지어 경쾌한 분위기로 전개된다.
『4의 비밀』에서는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 역 앞 광장’이라는 공통 생활 공간에서 살아가는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각각의 성격과 취향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 폭넓은 도움을 제공한다. 독자들은 그들 개인의 인간 드라마에 때로는 가족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함께 노심초사할 뿐 아니라, 그들의 일상을 함께하며 시적이고 리듬감 있는 대화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중 『4의 비밀』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인물은, 강력계 살인 사건 담당인 아담스베르다. 이성적이라기보다는 감성적이며 철저한 자료 조사보다는 직관에 따르는 아담스베르는 그동안의 추리소설에서 보아 오던 경찰의 모습과는 다소 다르다. 경찰지국에서는 괴짜에 골칫거리로 통하는 그이지만, 파리지앵 특유의 유머와 감각으로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한결 세련되고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아담스베르의 곁에는 지극히 논리적인 그의 부관 당글라르가 있다. 너무도 다른 두 경찰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작품의 재미를 더해 준다. ‘셜록 홈즈’와 ‘푸아로’는 그만! 이젠 감성과 유머 넘치는 파리지앵 경찰 ‘아담스베르’다.

  
프랑스에서는 바르가스의 추리소설을 ‘롬폴(rompol)’이라고 부른다. 바르가스는 새 소설을 시작할 때 제목을 정하지 않고 ‘roman policier(추리소설)’라는 단어를 단순하게 줄여서 ‘rompol 1’, ‘rompol 2’ 등으로 각 장 앞에 적어 넣는데, 바르가스의 작품들이 점차 독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추리소설’을 줄여 쓴 이 단어, 즉 ‘롬폴’ 또한 ‘바르가스의 추리소설’이라는 뜻으로 굳은 것이다.
더불어 이제 프랑스에서 ‘롬폴’은 탄탄한 역사 지식을 바탕으로 시작된 불안과 공포가 주변 인물,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해소되는 추리소설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언제나 뉴스를 통해 듣는 크고 작은 사건들 때문에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비극은 결코 우리의 일상과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르가스는 작품을 통해 이런 인간사의 현주소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마치 소설 속 실제 인물처럼 긴장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건이 해소되는 데서 더 큰 안도감을 느낀다. 있는 대로 조였다가 풀어 주는 용수철 같은 추리소설 특유의 카타르시스와 더불어 현실적이고 따뜻한 위안을, 독자들은 바르가스의 ‘롬폴’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앵글로색슨 소설과는 달리 소설의 줄거리격인 외줄 화살표 옆에 주변 사람의 이야기, 사람 사이의 정, 이상한 짐승, 기묘한 설화 등을 삽입한 것은,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라서였다. 사건이 해결되는 것을 보고 독자들이 ‘내 인생도 다 잘 풀릴 거야.’라고 안도하며 잠자리에 들었으면 좋겠다.
- 프레드 바르가스 | 2006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작가 소개

프레드 바르가스

본명 프레데리크 오두앵루조(Fredeique Audouin-Rouzeau). 1957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과학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고고학자가 되었지만, 인문학을 전공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결국 작가가 되었다. 1986년 『사랑과 죽음의 게임』으로 등단한 후, 루소와 발자크를 잇는 프랑스 문학의 전통을 추리와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독특한 추리소설을 써내고 있다. 『죽은 자들의 인사를 받으소서』,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파란색 동그라미를 그리는 남자』, 『늑대인간』, 『센 강은 흐른다』, 『해신의 바람 아래』, 『영원의 숲에서』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바르가스의 작품들은 모두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 38개국 번역 출간되어 6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김남주 옮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주로 문학 작품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우리가 고아였을 때』, 『창백한 언덕 풍경』, 『녹턴』, 『나를 보내지 마』,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마음의 심연』, 『슬픔이여 안녕』, 제임스 설터의 『스포츠와 여가』,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가면의 생』, 『여자의 빛 』, 『솔로몬 왕의 고뇌』, 미셸 슈나이더의 『슈만, 내면의 풍경』, 야스미나 레자의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나의 프랑스식 서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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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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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의 비밀
맹이 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