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의 밤

원제 Veba Geceleri / Nights of Plague

오르한 파묵 | 옮김 이난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2년 3월 4일 | ISBN 978-89-374-4256-8

패키지 소프트커버 · 변형판 140x225 · 780쪽 | 가격 19,000원

책소개

“우리 도시에 결단코 전염병은 없소!”
총독 사미 파샤는 말했다.

“그럼 누가 가져왔지요?”
“지금 공식적으로 전염병은 없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예견한 오늘날 전 지구의 전염과 혼란.
세계적 거장이 써 내려간 팬데믹 시대 최초의 문학적 성취!


거장 오르한 파묵이 5년간 매진하여 써낸 걸작,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팬데믹 소설이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우리의 상황과 조응하는 신작 장편소설

전 세계에 60개 이상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된 세계적인 거장, 오르한 파묵의 열한 번째 신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르한 파묵은 2006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후에도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고 있고 매번 더 뛰어난 작품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하는 작가다. 문학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거머쥔 독보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그는 이번에도 역사 소설과 미스터리를 결합해 매력적이고 장대한 서사를 직조해냈다. 터키에서 출간된 지 일 년 만에 한국어판이 출간되었으며 영미판은 올 하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므로 터키를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독자들보다 빠르게 파묵의 신간을 만날 수 있다.

오르한 파묵은 삽십오 년 동안 전염병을 소재로 한 소설을 고민했고 최근 오 년 동안 이 작품을 집필하는 데 매진했다. 원고가 완성되어 갈 무렵, 전 세계에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이 퍼져가기 시작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스탄불에서 처음 코로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마치 내 소설 속 이야기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집필 중이던 소설의 내용과 실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팬데믹 상황의 현실이 맞아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작품을 쓰고 수정하며 더욱 완성도를 높였고, 이렇게 하여 최초로 오늘날 팬데믹의 전염과 혼란을 담은 거장의 문학성 성취가 드디어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소설 속 상황과 약 100년이 넘는 시간적 간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팬데믹의 정경을 보는 듯 익숙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소설을 관통하는 파묵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시선은 오늘날 팬데믹의 한가운데를 살고 있는 독자들의 등을 서늘하게 만든다.

편집자 리뷰


이스탄불에서 성공적으로 방역을 수행해 전염병을 박멸한 유능한 방역 전문가가
민게르 섬에 도착하자마자 얼마 안 되어 살해당한다.
그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이며 앞으로 이곳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페스트의 밤』은 1901년 오스만 제국하의 민게르라는 가상의 섬에 페스트가 퍼지면서 시작된다. 단순하게는 방역하고 치료하면 될 전염병이 점점 종교적, 정치적인 분열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며 섬의 반란적 요소로 변질되어 가는 와중에 파견된 정통 기독교인이자 방역 전문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오민게르 섬은 천연으로 분홍색을 띠는 하얀 돌로 인해 멀리서도 오렌지빛으로 따뜻하게 빛나는, 각종 여행서에서 시적으로 묘사된 마법적인 풍경을 지닌 작고 평화로운 섬이다. 이 섬은 이슬람교와 그리스 정교회가 거의 같은 비율로 나뉘어 있어 정치적 긴장감이 항시 존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고요하고 경외감이 도는 섬에 파디샤(절대적 통치자)의 유람선 아지지예가 비밀스럽게 들러 두 사람을 내려 준다. 바로 저명한 화학자이자 약사 본코프스키 파샤와 그의 조수다. 본코프스키 파샤는 오스만 제국의 큰 항구 이즈미르에서 페스트의 유행을 육 주 만에 종식시킨 유능한 방역 전문가로 오스만 제국의 술탄 압뒬하미트 2세에 의해 파견되었다. 그러나 정통 기독교인인 그는 방역을 제대로 시행해보기도 전에 거리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다.

술탄 압뒬하미트 2세는 다시 이슬람교도 의사 누리를 파견한다. 그는 의사로서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시행할 것과 동시에 방역 전문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라는 명을 받아 부인인 파키제 술탄과 함께 민게르 섬에 입성한다. 그러나 행정부의 무능, 제재 조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방역은 실패로 돌아간다.

곧이어 술탄 압뒬하미트는 구호선을 보내기는커녕 서구 열강의 국제적 압력에 못 이겨 오스만 전함으로 민게르 섬을 봉쇄하기에 이른다. 절망의 상황에 빠진 섬은 콜아아스를 위시로 하여 세상을 향해 민게르야가 독립 국가임을 선포한다. 이제부터는 섬 스스로가 전염병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방역을 방해하는 세력과 본코프스키 파샤를 죽인 살인자는 누구이며 앞으로 민게르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흠뻑 빠져 읽을 만한 장편소설이 그리운 독자들에게!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교묘하게 엮어낸 역사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

이 작품에는 방역을 강경하게 진행하려는 정부, 방역을 거부하고 나아가 전염병을 믿지 않는 사람들, 이슬람교 대 정통 기독교, 교육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부자와 가난한 사람, 상류층과 노동계급, 연결된 이웃과 고립된 이웃 등 질병이 퍼짐에 따라 펼쳐지는 각자 다른 양상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렇게 오르한 파묵은 사람들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어떻게 전염병에 다르게 반응하는지, 또 국가가 그 속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진화하는지를 알려 준다. 이렇게 소설은 묘하게 시기가 맞물려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사회를 진단할 기회를 주는 수작이 되었다.

파묵 특유의 아름답고 긴 문장의 미를 그대로 살려 번역한 역자는 국내의 유일한 터키 전문가 이난아 역자다. 이 책은 처음과 마지막 100페이지가량 전 세계 독자들에게 1890년부터 1920년의 터키 역사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가 기묘하게 얽혀 있어 번역 작업이 매우 어렵고 까다로웠다고 한다. 이난아 역자는 서문을 통해 “오르한 파묵은 이 작품에서 음울할 수 있는 전염병 시대의 분위기를 흥미진진한 서사와 독특한 창작 기법으로 섬세하게 묘사하며 ‘바늘로 우물 파기’라는 파묵 특유의 작가 정신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킨다.”라며 이번 소설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표지 디자인을 장식한 일러스트는 오르한 파묵이 방대한 양의 전염병 역사를 조사하면서 직접 그린 여러 장의 자료 조사 그림 중 하나이며 작가의 직접적인 요청에 의해 민게르 섬의 색상을 표현하는 따뜻하고 밝은 오렌지색으로 책의 바탕색이 디자인되었다.

장편다운 소설이 그리웠던 독자라면 이번 기회에 탁월한 이야기꾼의 치밀하게 직조된 서사의 재미에 흠뻑 빠져보자.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이야기가 독자들을 파란만장한 가상의 섬 속으로 단숨에 이끌 것이다.

목차

서문 13
페스트의 밤 18
많은 세월이 흐른 후 723
옮긴이의 말 777

작가 소개

오르한 파묵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파묵은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의 ‘1991년 유럽 발견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출간한 『하얀 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인생』(1994)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2003년에는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을 발표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5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받은 데 이어, 2006년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을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된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해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하버드 대학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2010)를 출간했다.

최근 국내 출간 도서로 에세이 『다른 색들』(2006)이 있다.

"오르한 파묵"의 다른 책들

이난아 옮김

한국외대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석사)과 앙카라 대학(박사)에서 터키 문학을 전공했다. 앙카라 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했으며, 현재 한국외대에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 오르한 파묵의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고요한 집』, 『하얀 성』, 『검은 책』, 『새로운 인생』, 『내 이름은 빨강』, 『눈』,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소설과 소설가』를 비롯해 『살모사의 눈부심』, 『위험한 동화』, 『감정의 모험』,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제이넵의 비밀 편지』, 『생사불명 야샤르』,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바닐라 향기가 나는 편지』, 『안개 낀 대륙의 아틀라스』, 『에프라시압 이야기』 등 다수의 터키 문학을 번역했고, 『한국 단편소설집』, 『이청준 수상 전집』, 이문열의 『시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천상병의 『귀천』 등을 터키어로 번역, 소개했다. 2011년 터키 문광부 장관으로부터 터키 문학을 한국에 소개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오르한 파묵-변방에서 중심으로』, 『터키 문학의 이해』, 『오르한 파묵과 그의 작품 세계』(터키 출간), 『한국어-터키어, 터키어-한국어 회화』(터키 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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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찾아삼만리 2024.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