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박물관

원제 Masumiyet Müzesi

오르한 파묵 | 옮김 이난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3년 11월 27일 | ISBN 978-89-374-2714-5

패키지 소프트커버 · 변형판 140x225 · 792쪽 | 가격 22,000원

수상/추천: 노벨문학상

책소개

한 여자와 만나 44일 동안 사랑하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맸으며,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본 한 남자의 30년에 걸친 처절하고 지독한 사랑과 집착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역작-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선보인 오르한 파묵의 사랑 소설
“『순수 박물관』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튀르키예의 대표 작가 오르한 파묵이 2006년 노벨 문학상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소설, 『순수 박물관』이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파묵의 문학 세계에서 처음으로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다는 점, 노벨 문학상 이후 처음 선보인 작품이라는 점이 어우러져 출간되자마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소설은 한 남자가 단 44일 동안 사랑을 나눈 한 여자를 평생 동안 사랑하면서, 그녀와 관련된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을 모으고, 결국 그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박물관의 이름은 다름 아닌 ‘순수 박물관’.

실제로 오르한 파묵은 이 책의 집필을 위해 실제 전 세계 박물관 5,723군데를 다니며 자신의 박물관을 어떤 형태로 만들지 고민했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순수 박물관’을 세웠다. 책 속에는 이 박물관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입장권과 튀르키예 이스탄불 박물관 지도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하여 독자들은 실제로 이스탄불에 세워진 순수 박물관에서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이처럼 순수 박물관은 상호텍스트성과 자아 반영적 메타픽션 요소를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작품이며 “『순수 박물관』은 많은 부분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는 작가의 말처럼 다른 어떤 소설보다 파묵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소설이다.

편집자 리뷰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사랑을 잃자마자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기이한 소설

이야기는 사랑하는 연인 시벨과의 약혼식 준비로 바쁘던 어느 날, 케말 앞에 가난한 먼 친척의 딸인 퓌순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그녀는 시벨의 선물을 사러 갔던 부티크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퓌순은 얼마 전 18세가 되었으며, 미인 대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다. 케말은 자신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녀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그래서 어머니 소유로 되어 있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아파트로 퓌순을 끌어들이는데, 무슨 생각인지 그녀도 적극적으로 그의 제안에 따른다. 그녀와의 밀회가 거듭될수록 케말은 점점 더 행복해지고 삶은 더욱 풍부해지는 것만 같다. 어느 날, 퓌순은 문득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그 역시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케말은 시벨과 헤어지고 퓌순과 결혼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약혼 후에도, 아마도 결혼 후에도, 계속 그렇게 퓌순과 만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약혼식 다음 날, 만나기로 했던 시간에 그녀는 오지 않았고, 그 후 어디서도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케말은 퓌순이 사라진 후에야 그녀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고통스러워 하며, 그녀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사랑을 잃은 고통은 마음이 아니라 육체마저 병들게 하고, 그는 퓌순과 사랑을 나누었던 아파트에서 그녀가 남기고 간 물건들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결국 케말은 약혼녀 시벨에게 퓌순의 일을 고백한다. 시벨은 그것이 그저 지나가는 일이라 생각하며, 자신과 시간을 보내면 케말의 병(퓌순을 향한 사랑)이 나을 거라 여겨, 둘은 결혼도 하기 전에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퓌순을 향한 그리움은 점점 커져 간다. 결국 둘은 파혼하고, 케말은 본격적으로 퓌순을 찾아다니는데, 마침내 어느 날 퓌순에게서 그를 초대하는 편지를 받는다. 그리고 8년간의 긴 기다림이 시작된다.

∎ 사랑하는 사람의 물건들이 주는 위로, 그리고 박물관
출간되자마자 튀르키예에서만 초판 10만 부가 단숨에 판매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주인공 케말이 퓌순의 물건들을 수집하는 이유는 그것에서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이 물건들을 보는 나의 시선은 수집가가 아니라 약을 바라보는 환자의 시선이었다. 퓌순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필요했을 뿐 아니라, 고통이 잦아든 후에는 다시 나의 병을 떠올리게 하여 이 물건들과 그 집에서 도망치고 싶게 만들었기 때문에, 나의 고통이 가벼워졌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오르한 파묵은 집필 당시 주인공이 수집했다는 물건들을 직접 모아 집필실에 그 물건들을 놓아두고,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물건들과 박물관의 의미에 대해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전 세계 곳곳의 박물관을 찾아다녔고, 2008년 방한 당시에 서울에서도 ‘리움 미술관’을 포함하여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에 들른 바 있다. 『순수 박물관』의 주인공 케말이 돌아다녔다고 하는 박물관도 모두 오르한 파묵이 직접 가 본 곳들이다.

또 재미있는 점은 소설 안에서 케말과 퓌순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이름이 바로 ‘오르한 파묵’이라는 점이다. 소설 속 오르한 파묵은 몰락해 가는 집안의 아들로, 세상 물정도 모른 채 소설가가 된답시고 혼자 틀어박혀 글만 쓰는 남자로 묘사되는데, 실제 오르한 파묵과 일치한다.

튀르키예에서 출간 당시, 초판 10만 부가 2주 만에 소진되는 경이적인 기록을, 이탈리아에서도 출간 2주 만에 5만 부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운 이 작품은 출간된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내 이름은 빨강』, 『검은 책』 등으로 이미 한국에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을 읽어 보자. 8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깊이 있는 사랑 이야기를 속에서 사랑의 다양한 양상과 그 사랑이 삶을 어디까지 극한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2 샹젤리제 부티크
3 먼 친척들
4 사무실에서의 밀회
5 푸아예 레스토랑
6 퓌순의 눈물
7 멜하메트 아파트
8 최초의 튀르키예산 과일 사이다
9 F
10 도시의 불빛과 행복
11 희생절
12 입맞춤
13 사랑, 용기, 현대성
14 이스탄불의 거리, 다리, 비탈길, 광장
15 언짢은 인류학적 사실 몇 가지
16 질투
17 이제 내 인생은 당신과 결부되어 있어
18 벨크스
19 장례식에서
20 퓌순의 두 가지 조건
21 아버지의 이야기 : 진주 귀걸이
22 라흐미 씨의 손
23 침묵
24 약혼식
25 기다림의 고통
26 해부도 : 사랑의 고통
27 몸을 뒤로 젖히지 마, 떨어지겠어
28 물건들이 주는 위로
29 그녀를 생각하지 않는 순간은 없었다
30 퓌순은 이제 여기 살지 않아요
31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거리들
32 퓌순인 줄 알았던 그림자와 환영
33 저속한 소일거리
34 우주의 개처럼
35 내 수집품의 첫 씨앗
36 사랑의 고통을 달래 줄 작은 희망
37 빈집
38 여름의 끝을 장식하는 파티
39 고백
40 해안 저택이 가져다준 위안
41 배영
42 가을의 우울
43 춥고 외로운 11월
44 파티흐 호텔
45 울루 산에서의 휴가
46 약혼녀를 두고 가 버리는 게 정상이야?
47 아버지의 죽음
48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는 거야
49 그녀에게 청혼할 참이었다
50 이번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는 거야
51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있는 것만이 행복이다
52 삶과 고통에 대한 영화는 진솔해야 돼
53 상심과 노여움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54 시간
55 내일 또 와서 같이 앉아요
56 레몬 영화사
57 일어나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58 톰발라
59 시나리오 검열
60 보스포루스의 밤, 후주르 식당
61 바라보기
62 시간을 보내려고
63 가십난
64 보스포루스의 화재
65 개
66 뭐요, 이게?
67 화장수
68 담배꽁초 4213개
69 때로
70 험난한 인생
71 요즘은 통 찾지 않으시네요, 케말 씨
72 삶도 사랑처럼
73 퓌순의 운전면허증
74 타륵 씨
75 인지 제과점
76 베이오울루의 극장들
77 그랜드 세미라미스 호텔
78 여름비
79 다른 세계로의 여행
80 사고 후
81 순수 박물관
82 수집가들
83 행복

옮긴이의 말
인물 색인

작가 소개

오르한 파묵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파묵은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의 ‘1991년 유럽 발견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출간한 『하얀 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인생』(1994)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2003년에는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을 발표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5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받은 데 이어, 2006년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을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된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해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하버드 대학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2010)를 출간했다.

최근 국내 출간 도서로 에세이 『다른 색들』(2006)이 있다.

"오르한 파묵"의 다른 책들

이난아 옮김

한국외대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석사)과 앙카라 대학(박사)에서 터키 문학을 전공했다. 앙카라 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했으며, 현재 한국외대에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 오르한 파묵의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고요한 집』, 『하얀 성』, 『검은 책』, 『새로운 인생』, 『내 이름은 빨강』, 『눈』,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소설과 소설가』를 비롯해 『살모사의 눈부심』, 『위험한 동화』, 『감정의 모험』,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제이넵의 비밀 편지』, 『생사불명 야샤르』,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바닐라 향기가 나는 편지』, 『안개 낀 대륙의 아틀라스』, 『에프라시압 이야기』 등 다수의 터키 문학을 번역했고, 『한국 단편소설집』, 『이청준 수상 전집』, 이문열의 『시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천상병의 『귀천』 등을 터키어로 번역, 소개했다. 2011년 터키 문광부 장관으로부터 터키 문학을 한국에 소개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오르한 파묵-변방에서 중심으로』, 『터키 문학의 이해』, 『오르한 파묵과 그의 작품 세계』(터키 출간), 『한국어-터키어, 터키어-한국어 회화』(터키 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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