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그리는 이스탄불과 추억이스탄불은 오르한 파묵의 심연이자 핵심, 바로 그 자신이다!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Istanbul, 2003)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르한 파묵은 세계적으로 ‘터키 작가’라기보다는 ‘이스탄불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제임스 조이스 하면 더블린을 떠올리고 카프카 하면 프라하를 연상하듯, 이제 오르한 파묵은 자연스레 이스탄불과 동일시된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대부분 이스탄불이었다. 스웨덴 한림원도 “파묵은 고향인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 간 충돌과 복잡함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007년 한국에서 출간된 소설 『검은 책』이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대표하는 허구의 텍스트라면, 이 책 『이스탄불』은 이스탄불에 대한 작가의 감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사실적이며 꾸밈없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오르한 파묵은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개인사를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변천사와 함께 담담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또한 이스탄불의 풍경과 오르한 파묵의 어린 시절 사진 200여 점이 포함되어 있어, 이 도시와 파묵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오르한 파묵이라는 개인이 경험한,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 때문에 겪었던 정서적인 불안감, 첫사랑, 가족 간의 갈등, 슬픔, 행복, 그 모든 감정이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 도시의 변천사와 환상적으로 맞물려 독자들의 눈앞에 신기루처럼 펼쳐진다.
▶ 이스탄불의 눈에 보이지 않는 슬픔과 그것이 상상력 풍부한 한 청년에게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뉴욕 타임스》 ▶ 한 도시에 대한 숨 막히는 초상이자, 죽어 버린 문명을 위한 애가이자, 복잡하게 얽힌 관계에 대한 성찰. 위대한 도시의 영혼을 관통하는 문학적인 여행.―《퍼블리셔스 위클리》 ▶ 매혹적이고, 심오하며,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이다. 파묵은 기억의 눈을 통해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워싱턴 포스트》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그리는 이스탄불과 추억이스탄불은 오르한 파묵의 심연이자 핵심, 바로 그 자신이다!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Istanbul, 2003)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르한 파묵은 세계적으로 ‘터키 작가’라기보다는 ‘이스탄불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제임스 조이스 하면 더블린을 떠올리고 카프카 하면 프라하를 연상하듯, 이제 오르한 파묵은 자연스레 이스탄불과 동일시된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대부분 이스탄불이었다. 스웨덴 한림원도 “파묵은 고향인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 간 충돌과 복잡함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007년 한국에서 출간된 소설 『검은 책』이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대표하는 허구의 텍스트라면, 이 책 『이스탄불』은 이스탄불에 대한 작가의 감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사실적이며 꾸밈없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오르한 파묵은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개인사를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변천사와 함께 담담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청년 파묵이 화가가 되려는 꿈을 접고,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강한 희망으로 “화가가 되지 않겠어요. 난 작가가 되겠어요.”라고 고백하는 것으로 이 작품은 끝을 맺는다. 또한 이스탄불의 풍경과 오르한 파묵의 어린 시절 사진 200여 점이 포함되어 있어, 이 도시와 파묵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오르한 파묵이라는 개인이 경험한,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 때문에 겪었던 정서적인 불안감, 첫사랑, 가족 간의 갈등, 슬픔, 행복, 그 모든 감정이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 도시의 변천사와 환상적으로 맞물려 독자들의 눈앞에 신기루처럼 펼쳐진다.
오르한 파묵을 세계적인 작가로 키워 낸 흑백의 도시 이스탄불, 이 도시의 역사와 맞물려 펼쳐지는 작가의 매혹적인 성장기!
오르한 파묵은 묵직한 장편소설로 유명한 작가인데, 『이스탄불』은 그런 장편소설 7편을 발표한 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써 내려간 ‘자전적 회고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아무런 허위나 가식 없이 태어날 때부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는 순간까지의 성장기, 그리고 자신을 성장시킨 이스탄불과 그 도시의 우울한 정서에 대해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그는 “나는 당신에게 진솔함을 보여 줄 테니, 당신도 내게 인정(人情)을 베풀어 주길.”이라고 말하면서 어두운 과거나 불행했던 사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부모의 끝없는 갈등과 가출, 재산 분배를 놓고 벌어지는 가족 간의 반목, 처음 경험한 발기와 그에 대한 죄책감, 수도 없이 벌어졌던 형과의 싸움과 형에 대한 열등감뿐 아니라,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과 잊지 못할 첫 경험, 늘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욕망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설명해 나간다.
어린 시절의 기억아주 어렸을 때부터 오르한 파묵은 이스탄불 다른 어느 곳에 자신과 똑같은 또 다른 오르한이 살고 있을 거라고 상상했다. 부모의 불화 등으로 슬퍼질 때마다 또 다른 집에, 또 다른 오르한이, 또 다른 삶을 살 거라고 상상했고, 이런 생각은 점차 호기심으로 발전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발전했다.
부모의 불화오르한 파묵의 부모들은 그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주 싸움을 했고, 심지어 아버지는 종종 그리고 오래 집에 들어오지 않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의 부재에 익숙해져 갔고, 이런 이유 때문에 더욱이 어머니의 애정에 집착했지만, 어머니 역시 이따금 가출해 버렸다. 모처럼 나간 가족 나들이도 부모의 다툼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종교이스탄불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던 오르한 파묵의 가족은 신앙심은 없으면서도 종교 의식 후에 먹는 음식은 그 누구보다 잘 챙겼는데, 그는 이러한 가족들의 모순을 꼬집으면서 동시에 자신이 지니고 있던 종교에 대한 이중적인 생각도 솔직하게 고백한다. 신을 믿는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하여 부자들에게 분노를 지닐까 두려워하고, 신이라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면 자신의 죄도 모두 용서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림오르한 파묵은 어린 시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한때 화가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그는 그림 그리는 것 자체를 좋아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을 포함한 모든 것을 사이에 둔 경쟁자였던 형이 늘 그보다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자신은 그림에 집착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림은 첫사랑을 만나고 헤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화가가 되려는 희망은 집안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첫사랑페르시아어로 ‘흑장미’라는 이름을 지닌 소녀와 오르한 파묵은 첫사랑에 빠진다. 그가 대학 1학년, 그녀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파묵이 그녀를 그려 준 것을 계기로 둘을 가까워지고, 그가 혼자 걸었던 길이나 혼자 들렀던 커피숍을 함께 가며 풋풋한 사랑을 키우며, 절대 잊을 수 없는 첫 경험을 한다. 그러나 화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지닌 파묵에게 딸을 줄 수 없었던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스위스로 보내 버리고, 그의 첫사랑은 큰 상처를 남긴 채 끝나고 만다.
몰락한 한 도시에 대한 애정 어린 애가(哀歌)이자 자신을 성장시킨 도시에 대한 헌사이스탄불과 오르한 파묵의 과거와 현재를 엿볼 수 있는 사진 200여 장 수록
이스탄불은 1923년 아타튀르크가 터키 공화국을 세우고 앙카라로 수도를 옮길 때까지 1600여 년간 수도의 지위를 유지한 도시이다. 그리스 시대의 비잔티움에서부터, 동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을 지나오면서 콘스탄티노플에서 이스탄불로 그 이름이 바뀌었으며,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오스만 제국 시대에 이르는 역사적 유물에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다. 19세기 들어 오스만 제국이 몰락해 가면서 동시에 서구화가 가속화되었고 이스탄불은 점차 서구적인 도시로 변해 갔다.
한때 뉴욕이나 파리 못지않은 영예를 누리던 이 도시가 시간이 흐르면서 몰락하고 잊힌 모습을 오르한 파묵은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본다. 과거의 영광이 무너져 방치되어 있는 도시, 그리고 그 안에서 체념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특히 이 책의 핵심적인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비애’라는 감정, 이스탄불 전역에 공기처럼 퍼져 있어 누구나 숨 쉴 때마다 호흡하게 되는 이 감정에 대해 오르한 파묵은 집중적으로 설명해 나간다. 이스탄불에 대해 외국인이 혹은 터키인이 쓰거나 그린 텍스트와 그림들을 소개하고 사라져 가는 기억을 아쉬워한다.
오르한 파묵은 그의 모국이자 고향인 도시, 이스탄불이 슬펐던 것이다. 진심으로 슬퍼하고 애도하는 방법의 궁극은, 그것이 사라지지 않도록 완전하게 기록해서 보존될 수 있도록 각인하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으로 보자면, 오르한 파묵의 이 회상록은 자신에 대한 고백인 동시에, 너무나 허망하고 빠르게 허물어져 가는―곧, 너무 빠르게 새로워져 가는―이스탄불의 소멸에 대한 저항의 기록으로 이해할 수 있다.(옮긴이의 말에서)
이스탄불의 이러한 과거와 현재는 작가로서의 오르한 파묵에게 무엇보다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그 당시 이스탄불에 사는 우리 모두가 느꼈던, 변방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중략) 삶에서뿐만 아니라, 문학에서의 저의 위치에 대해 제가 품고 있었던 기본적인 명제는 제가 ‘중심부에 있지 않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의 중심부에는 우리의 삶보다 더 풍부하고 매력적인 삶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스탄불의 모든 사람들, 터키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이 중심부 바깥에 있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파묵은 “변방에 있는, 즉 중심부가 되지 못한 세계의 한 사람으로서, 주변부에 있다는 분노에서 비롯한 상처와 고뇌가 뒤섞인, 어느 날엔가는 우리가 쓴 것들이 읽히고 이해될 거라는 신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스탄불의 과거와 현재에서 오는 ‘비애’라는 감정 때문에 파묵은 이 도시에 살면서, 이 도시에 대해 쓰고,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도시 곳곳을 걸으면서 이러한 감정을 몸소 느꼈고 그것을 그대로 작품에 투영해 왔던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폐허와 비애, 그리고 한때 소유했던 것을 잃었기 때문에 내가 이스탄불을 사랑한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다른 물건들을 얻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폐허를 보기 위해 나는 그곳에서 멀어져 다른 곳을 향해 걸어갔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1장 또 다른 오르한 2장 어두운 박물관 집의 사진들 3장 “나” 4장 허물어진 파샤 저택들의 슬픔 : 거리의 발견 5장 흑백 6장 보스포루스 탐험7장 멜링의 보스포루스 풍경 8장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그들의 가출 9장 또 다른 집 : 지한기르 10장 비애-멜랑콜리-슬픔 11장 네 명의 외롭고 슬픈 작가 12장 할머니 13장 학교생활의 지루함과 즐거움 14장 오시마 지뱉 을침 에닥바 15장 아흐메트 라심 그리고 다른 편지 칼럼 작가들 16장 길거리에서 입을 벌리고 걷지 마시오 17장 그림 그리는 즐거움 18장 지식과 기이함에 관한 레샤트 에크렘 코추의 컬렉션 : 『이스탄불 백과사전』 19장 정복인가 몰락인가 : 콘스탄티노플의 터키화 20장 종교 21장 부자들 22장 보스포루스를 지나가는 배들, 화재, 가난, 이사 그리고 다른 재앙들 23장 이스탄불의 네르발 : 베이올루 산책 24장 변두리 마을, 고티에의 우울한 산책 25장 서양인의 시선 아래서 26장 폐허의 비애 : 탄프나르와 야흐야 케말, 가난한 변두리 마을에서 27장 가난한 변두리 마을의 회화적인 아름다움 28장 이스탄불 그리기 29장 그림, 그리고 가족의 행복 30장 보스포루스 위에 떠 있는 배에서 나는 연기 31장 이스탄불의 플로베르 : 동양과 서양 그리고 매독 32장 형과의 싸움 33장 외국인 학교의 이방인 34장 불행이란 자신과 도시를 혐오하는 것이다 35장 첫사랑 36장 할리치 만에 떠 있는 배 37장 어머니와의 대화 : 인내, 신중함, 예술
사진에 관하여 옮긴이의 말|오르한 파묵 그리고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이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