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세기

원제 The Age of Miracles

캐런 톰슨 워커 | 옮김 정회성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4년 9월 15일 | ISBN 978-89-374-8950-1

패키지 소프트커버 · 변형판 140x210 · 388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하늘의 새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아무리 세게 던져도 공은 멀리 날아가지 않았다.
바닷물이 밀려와 지붕까지 잠겼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에 빠져 있었다.

혼란 속에 시작된 첫사랑,
그리고 우리들만의 기적의 시간

어제와 같은 세상도 갑자기 다르게 보이는 사춘기. 그러나 열한 살 소녀 줄리아의 세상은 ‘진짜로’ 달라지고 있었다.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지는 ‘슬로잉’ 현상으로 해가 늦게 뜨고 늦게 지기 시작하자 나를 둘러싼 환경에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이것은 사람들의 정신적, 심리적 변화를 가져온다. 사춘기 소녀가 겪는 몸과 마음의 성장, 희망 없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슴 깊은 곳에 ‘기적’ 같은 시간으로 남게 된 시간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려 낸 『기적의 세기』는 신예 작가 캐런 톰슨 워커의 첫 소설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지진을 모티프로 쓴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호평을 받았으며, 《트와일라잇》과 《레드 라이딩 후드》를 연출한 캐서린 하드윅 감독이 영화화할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사춘기 소녀의 성장 소설이자,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비일상이 조화를 이루는 감동적인 이야기. —《뉴욕 타임스》

▶ 『기적의 세기』는 한 아이가 겪는 갖가지 시련과 한 사회가 기이한 자연의 재앙에 반응하는 모습을 어두우면서도 아름답게 그린 책이다. —《워싱턴 포스트》

편집자 리뷰

■ “그해 봄 우리의 시간은 전과 다르게 흘러갔다”
가장 어두운 절망 속에 심겨진 기적의 시간

어느 날인가부터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그 현상을 ‘슬로잉’이라 부르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교외의 조용한 동네에 사는 열한 살 소녀 줄리아에게도 달라진 건 없었다. 성실한 아빠와 엄마, 다정한 할아버지, 단짝 친구, 모두 전과 같았다. 그러나 엄마는 비상 용품 사재기를 시작하고, 아빠는 앞집에 사는 피아노 선생님과 함께 있는 모습을 들키며, 모르몬교도인 친구는 가족들과 함께 다른 주로 이사가 버린다. 낮과 밤은 매일 몇 분씩 늘어나, 일출 시간이 오후, 일몰 시간은 새벽이 되었다. 일조량의 변화로 식물이 말라 죽고 중력의 변화로 새들은 하늘을 날지 못해 땅으로 떨어지며 고래는 떼를 지어 해변으로 밀려와 죽는다. 사람들도 불안과 공포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몸에도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정부가 혼란을 막기 위해 해가 뜨고 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기존의 24시간 체제를 따르라고 발표하자, 줄리아는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두운 밤에 학교에 가거나,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한낮에 두꺼운 커튼을 친 채 잠을 청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에 반발하여 자연의 이치에 따르려는 사람들끼리 모여 또다른 집단을 이루자 새로운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어쩌면 슬로잉 이전부터 시작되었겠지만 나는 나중에야 깨달았다. 개비와 나의 우정이 허물어지고 있었다는 걸.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험난한 항해였다. 힘든 여정이 늘 그렇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일 수는 없었다.(132쪽)

그렇지만 줄리아에게 더 큰 공포는 학교에서 외톨이가 된 것, 그리고 머릿속을 가득 채운 세스라는 남자애가 자기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스는 늘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녔는데, 암에 걸린 어머니가 집에서 투병 중이라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수학 시간마다 줄리아 앞자리에 세스가 앉았고 같은 피아노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았지만 둘은 제대로 말도 나눠 본 적이 없었다. 세스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참 만에 다시 학교에 나왔고 둘은 함께 해변으로 떠밀려 온 고래를 보러 가면서 가까워진다. 둘은 단짝이 되어 같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을 보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게 된다. 줄리아는 이제 슬로잉도, 40시간 넘게 내리쬐는 햇볕도 두렵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몇 주 동안이나 떠 있는 해를 견뎌야 하는 줄리아에게 그때는 ‘기적’ 같은 시간으로 남게 된다.

 

■ 영원하리라 여겼던 것들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사춘기
암흑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기적 같은 시간을 그린 성장 소설

“상상력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소설”, “섬뜩하고 아름다운 소설”, “가장 독창적인 성장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은 『기적의 세기』는 미국의 신예 작가 캐런 톰슨 워커의 데뷔작이다. 톰슨 워커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후 출판사 사이먼앤슈스터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출근하기 전이나 지하철 안에서 틈틈이 이 작품을 완성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지진이 일어나 거실 샹들리에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두려움에 떨었던 일을 모티프로 삼았으며,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일어나는 현상과 그에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일들을 때로는 현실적으로 때로는 환상적으로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인 십 대 소녀가 자기를 둘러싼 사람들과 사회가 송두리째 변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그 안에서 자기만의 ‘기적’을 찾는다는 이 소설은 모두가 경험하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한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기가 발 딛고 있는 세상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낮과 밤 시간이 점점 길어져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 세상에서도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열한 살 소녀 줄리아는 가슴 따뜻한 첫사랑을 경험하고, 그래서 그 시절을 ‘기적의 세기’로 기억하게 된다. “갓 깎은 한여름의 잔디 냄새, 혀끝에 닿는 오렌지 맛, 발바닥에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 사랑과 우정에 대한 정의, 불안과 꿈, 자비와 배려 그리고 우리의 거짓말” 같은 일상조차 언젠가는 ‘기적 같은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을 작가는 조용히 역설한다.

작품의 제목인 ‘기적의 세기’ 또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갖가지 이변이 발생하는 가상의 시대를 가리키기보다는 줄리아 같은 십 대 아이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변화를 겪으며 성인으로 발돋움하는 시기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줄리아가 회상하듯 재난으로 세상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아이들의 키가 7, 8센티미터씩 쑥쑥 자라고 목소리는 중후하게 낮아지며, 여자아이들의 가슴이 봉곳 솟아오르고 얼굴은 몰라보게 예뻐지는 중학교 시절이 바로 ‘기적의 세기’인 것이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작품의 주요 설정이자 주제인 ‘슬로잉’은 등장인물들이 경험하는 물리적인, 나아가 심리적인 변화의 원인이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변할 거라 상상조차 해 보지 않았던 것들이 달라지는 경험은 사춘기 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마음의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그것을 맞이해야 한다. 그런 시간에도 사람들은 살아가야 하고 삶은 계속된다. 작가 캐런 톰슨 워커는 가장 어두운 절망의 상황을 그리면서 동시에 그 안에 가장 환히 빛나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 두었다.

슬로잉이 시작되고 일 년이 지났을 즈음 어두컴컴한 여름날 오후에 두 아이가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윽고 두 아이는 젖은 시멘트에 손가락을 찔러 넣고 지극히 단순한 진실, 그러니까 이름과 날짜 그리고 이 글을 새겼다. 우리는 이곳에 있었다.(378쪽)

 

■ 본문 중에서

▶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최초의 며칠은 인간이 느끼는 불안이 예상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했던 날들이었다. 오존층의 구멍, 녹아내리는 빙하,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와 돼지 인플루엔자, 점점 흉포해지는 꿀벌 등의 예를 보면, 우리의 불안은 결국 적중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진짜 재앙은 늘 예상을 빗나간다. 그것은 상상한 적도 없고 그에 맞서 준비할 수도 없는 미지의 이변이다.”(49쪽)

▶ “그런 캄캄한 날에는 불 켜진 도서관 창이 마치 수족관 같았다. 밖에서 도서관 안은 훤히 들여다보였다. 거기에는 친구가 없는 외로운 물고기가 있었다.”(282~283쪽)

▶ “나는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벽을 따라 잽싸게 움직이는 세스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세스가 고개를 돌리고 실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물론 나는 곧바로 세스에게 달려갔다. 우리는 실비아 선생님의 집 벽에 기댄 채 어깨를 들썩이며 최대한 소리를 죽여 웃었다. 어찌나 우스운지 숨 쉬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우리는 십 대였고, 계절은 여름이었다. 우리는 남의 집에 무단 침입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져 있었다.”(335쪽)

▶ “아빠는 돌아오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 한 가지 사실은 다른 여러 가지 사실을 암시했다. 사랑은 닳는다. 사람은 좌절한다.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끝난다.”(346쪽)

▶ “물론 디스크에 담지 않은 것도 있었다. 갓 깎은 한여름의 잔디 냄새, 혀끝에 닿는 오렌지 맛, 발바닥에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 사랑과 우정에 대한 정의, 불안과 꿈, 자비와 배려 그리고 우리의 거짓말은 기록되지 않았다.”(375~376쪽)

▶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몇 년밖에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사랑을 했다. 싸우기도 했고, 용서하기도 했다. 아기가 계속해서 태어났다. 우리는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376쪽)

목차

기적의 세기 11

감사의 말 379
옮긴이의 말 381

작가 소개

캐런 톰슨 워커

캐런 톰슨 워커 Karen Thompson Walker
미국 샌디에이고 주에서 태어났다. UCLA에서 영문학과 문예 창작을 공부한 후 샌디에이고에서 신문 기자로 일했다. 그 후 컬럼비아 대학에서 미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에는 사이렌랜드 연구비를 받았다. 출판사 사이먼앤슈스터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첫 번째 소설 『기적의 세기』를 집필했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6위를 차지하며 문단 및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정회성 옮김

인하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성균관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등에서 번역 이론을 강의했고, 현재는 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초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피그맨』으로 2012년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 리스트 번역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에덴의 동쪽』,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984』, 『침대』, 『기적의 세기』, 『첫사랑의 이름』, 『리브라』, 『휴먼 코미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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