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원제 Bed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 | 옮김 정회성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3년 3월 22일 | ISBN 978-89-374-8666-1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10 · 380쪽 | 가격 13,500원

책소개

“이런 게 진짜 삶이라면,
굳이 침대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지 을까?”

 

침대에서 20년 동안 내려오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 맬컴
그의 동생이 이야기하는 이상한 우리 형, 그리고 이상한 우리 가족 이야기
영화 「케빈에 대하여」보다 기발하고 따뜻한 소설 

 

▶ 우리 세기에 읽은 최고의 새로운 소설. ―《가디언》
▶ 경이롭고 창의적이며 가슴 뭉클한 아름다운 이야기. ―《에스콰이어》
▶ 기이할 정도로 영리하게 묘사하는 위대한 재능. 화이트하우스의 역동적인 시각적 아이디어는 어디서나 폭발한다. 화이트하우스는 계속 지켜봐야 할 작가임이 분명하다. ―《뉴욕타임스》

 

언론과 독자의 극찬을 받은 신예 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데뷔작
한 남자의 평범하지 않은 성장 과정을 통해 
사랑과 상실, 가족과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특한 소설

신예 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데뷔작 『침대(Bed)』는 출간 전부터 영국 출판계에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출간되기 전 원고 상태에서 이미 ‘투 헬 위드 프라이즈’ 상을 수상했고, 35세 이하 작가 데뷔작 부문으로 ‘베티 트라스크’ 상을 받았다. “밤을 새워 읽게 될 소설”(《뉴스 오브 더 월드》), “슬프고, 웃기고, 아주 멋지다.”(《옵서버》), “깊은 감동을 주는 데뷔작. 음식에 대한 강박, 명성, 형제애에 대한 사려 깊은 해설서.”(《피플》) 등 각종 언론의 찬사도 이어졌다. 1981년생인 젊은 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는 《가디언》, 《선데이타임스》, 《인디펜던트》, 《에스콰이어》, 《타임아웃》, 《옵서버》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왔으며, 단편 영화 「기록 보관인(The Archivist)」을 감독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한때 집에 틀어박혀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곤 했는데, 어느 날 어마어마한 몸집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는커녕 움직일 수도 없는 사람들의 일상을 접하게 되었고, 그들의 기괴하고 음울하며 무기력한 삶을 소재로 글을 쓰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7484일 동안 침대에 누워 있던 남자 ‘맬컴’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 『침대』를 완성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이 책을 출간한 후 런던의 포일스 서점 앞에 침대를 가져다 놓고, 하루 동안 침대에서 일도 하고 글도 쓰고 책을 읽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수백 명의 독자들이 침대와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침대’라는 모티프로 파자마를 디자인에 접목시킨 표지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표지로 유명한 조너선 그레이(Jonathan Gray, gray318)의 작품이다.

편집자 리뷰

성장을 거부한 한 남자와 그 가족의 성장 이야기
7484일 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던 남자, 그리고 침대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

 

“독특하고 기괴한 설정에 있어서 카프카를 능가한다는 평을 받았는데 소설을 읽다 보면 카프카의 『변신』이 자꾸만 떠오른다.” 『침대』를 번역한 정회성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런 감회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맬컴은 20년이 넘도록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어른이 되는 것이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평범해지는 것임을 깨달은 그는 스물다섯 번째 생일 다음 날 침대로 올라가고, 7484일 후 기중기가 침대와 한 몸이 된 그를 들어 올려 집 밖으로 옮길 때까지 나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는’ 대신 천천히 ‘죽어 가는’ 것을 선택한 맬컴과, 그런 그를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의 이야기. 『침대』는 성장을 거부한 남자 곁에서 성장해 가는 가족들을 그리고 있는 독특한 성장소설이다.

남들과는 다른 삶을 택한 형 때문에 이름 대신 ‘맬컴의 동생’으로만 불리는 ‘나’의 이름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는다. 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는 “나는 일부러 그에게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갖는 걸 원치 않았어요. 그는 평생 맬컴의 그림자로 살아왔기 때문이죠.”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나’는 부모와 사랑하는 여인의 관심을 형에게 빼앗긴 채, 그러나 끊임없이 그들의 사랑을 갈구하면서 살아간다. 평범함을 거부한 형 때문에 이름조차 잃었지만, 동시에 형 때문에 삶과 사랑을 고민하면서 특별하게 살게 되는 것이다.

힘차게 박동하는 심장을 나눠 주고서 갑자기 그것을 벽에 던져 무참히 터뜨려 버린다면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학교에서 배운 모든 내용이 결국 현실에서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면? 이런 게 진짜 삶이라면, 굳이 침대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본문 중에서)

맬컴과 나의 부모, 그리고 두 형제의 연인인 루 역시 맬컴이 던져 준 인생의 숙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고 방황한다. 자신이 만든 탄광의 엘리베이터 사고로 십여 명의 광부가 목숨을 잃은 후 평생 그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아빠,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남을 돌보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는 엄마, 가족을 떠나 버린 엄마 때문에 폐인이 된 아빠에게 돌아가기 위해 연인을 떠나야 했던 루. 이 세 사람 역시 맬컴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되지만, 역시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게 된다.
언젠가 아버지가 했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라는 말을 나는 늘 곱씹는다. 그러나 반대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음을 『침대』는 그려 낸다.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맬컴을 먹여 주고 씻겨 주고 다독여 주는 엄마는 그를 살게 하는 것일까 죽게 하는 것일까. ‘나’는 그런 엄마를 보며 “형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녀의 사랑이었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맬컴은 마지막 날인 7484일째에 “나는 엄마에게 누군가를 이십 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어. 내가 엄마를 살아 있게 한 거야.”라고 말한다.

매서운 겨울 폭풍이 불 때 황제펭귄들은 체온 유지를 위해 함께 뭉쳐 있지. 고대 로마의 군단병들이 하던 것과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거야. 녀석들은 차례로 돌아가며 위치를 바꾸지. 외부에 있던 펭귄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신 안쪽에서 몸을 따뜻하게 덥힌 펭귄들이 그들의 자리로 가는 거야. 펭귄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게 가족을 위한 최선이기 때문이야.(본문 중에서)

신예 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 소재에 직설적이고 용감하게 접근해, 한 남자와 그의 가족, 그의 연인의 성장기를 특이한 캐릭터와 블랙유머, 거리낌 없는 묘사를 통해 재치 있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따뜻하고 재미있고 예리한 이 데뷔 소설 안에는 어둡지만 부드러운 유머가 가득하다. 『침대』는 깊은 사랑이란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만큼 파괴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능숙하게 세공된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마지막 장까지 독자의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라는 《북셀러》의 평이 과장이 아님을 독자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평범하지 않은 소년 맬컴. 그는 주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특이한 것을 좋아한다. 뭐든 최초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지붕 위에 알몸으로 올라가 안테나만 잡고 서 있거나, 어디서든 거침없이 옷을 벗어 버린다. 가족들은 맬컴 때문에 한 번도 제대로 여행을 가 본 적이 없다. 공항까지 가서도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그의 동생인 ‘나’는 늘 독특한 형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엄마는 늘 주의가 필요하고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맬컴을 싸고도느라 바쁘다. 사람들이 그에게 묻는 것은 “네가 맬컴의 동생이지?”라는 것뿐. 그는 한편으로는 형을 동경하지만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그리고 형을 좋아하는 루에게 반해 형을 미워하면서도 두 사람을 열심히 쫓아다닌다. 승강기를 만들던 아버지는 광산 사고로 인해 죄책감을 안고 살며, 맬컴에게 온갖 사랑과 관심을 쏟아붓는 아내와 점점 멀어진다.
맬컴은 나이가 들수록 평범해지고 남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두려워, 직장을 다니고 루와 동거를 하면서도 삶을 견디지 못한다. 그는 루가 아기를 갖고 싶다고 말하자 그녀를 떠나고, 스물다섯 번째 생일 다음 날 잔뜩 취해 침대로 들어간 후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가족들이 어르고 달래고 화도 내지만 그는 그곳에 드러누워 먹고 자는 생활에 만족감을 느낀다. 이후 7484일 동안, 가족들의 삶은 망가져 간다. 엄마는 온종일 맬컴의 수발을 들고, 아빠는 그런 엄마와 싸우다 다락방에 틀어박힌다. 침대에 누워 엄청나게 먹어 대기만 하던 맬컴은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가 되었고, 그의 방, 정확히 말해 그의 침대가 그들의 집을 잠식해 버린다.
한편 루의 아버지는 집을 나간 아내가 죽은 뒤로 상심해 있다가 루의 노력으로 새로운 삶을 찾고, 루는 나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며 형이 없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에 부푼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잠시 가족을 잊고 지낸다. 그리고 루도 동생에게 마음을 열어 서로 사랑을 나누기에 이른다. 그러나 맬컴의 엄마처럼 누군가를 끊임없이 보살펴야 하는 루는 나를 떠나 아버지에게 돌아간다. 나도 맬컴이 침대에 누운 지 6640일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맬컴이 매스컴 취재를 허락하던 날 루가 다시 찾아온다.
맬컴이 침대에서 나오지 않은 지 7484일이 되던 날, 여러 차례 심장 발작을 겪은 그는 마지막을 예감하고, 아버지는 지붕에 구멍을 내서 기중기로 침대와 맬컴을 들어내기로 한다. 나는 맬컴에게 네가 우리 가족을 파괴했다고, 네가 틀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맬컴은 오히려 자신이 가족을 구원했다고 말한다.

 

■ 본문 중에서

 

“꼬박 이십 년을 침대에서 보낸 형. 우리 가족이 살 길은 형이 한시라도 빨리 죽는 것뿐이다. 형은 가족 모두의 삶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다. 지금 나는 그런 형과 다시 한방에서 지내고 있다. 바로 이 방에서 우리의 험난한 삶은 시작되었다. 적어도 이 방의 일부에서.
언젠가 아버지는 말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우리는 자신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지 못하고,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이미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니, 거의 어른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일까?”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와 비슷한 또래야. 현재 이들은 각자 세운 인생 계획을 시작해도 좋다고 인정받을 때까지 그저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고 있어. 나이가 더 들면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누군가를 만나 아기를 갖겠지. 그러고는 계속 일, 일, 일만 하게 될 거야. 번듯한 집을 사고, 그 집에 가만히 앉아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그러다가 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또 아기를 갖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일터에 가고, 도시락을 먹고,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고, 텔레비전을 보고, 공과금을 내면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할 거야. 경우에 따라서는 또 아기를 만드는 이들도 있겠지. 나는 그런 삶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어.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살지 못해 안달하는 것 같아.”

“네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을 담은 사진이 있다고 상상해 봐. 그 사진들을 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고 생각해 봐. 사진의 무게는 사건의 중요도에 따라 더 가볍게 느껴질 수도, 더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어. 사진이 무거울수록 엄청난 사건인 거지. 수많은 사진 가운데 어느 한 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무거워져서 절대로 잃어버릴 일이 없을 거다. 그 사진은 늘 네 호주머니 속에 남아 점점 무게가 늘어 가지. 급기야 너는 그 사진만 생각하면 심장이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거야. 그렇게 떨어진 심장은 결코 다시 주워 올릴 수 없을 거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너는 사진을 모두 잃어버리게 돼. 사진들은 점점 무게를 잃어 공기처럼 변하지. 하지만 가장 무거운 사진 한 장만은 끝까지 없어지지 않아. 우리에게 사진을 바꿀 만한 시간이 있을까? 아예 그런 사진이 생기지 않도록 피하면서 사는 편이 더 낫진 않을까?”

 

■ 북트레일러

 

목차

침대  9

감사의 글  372

옮긴이의 말  373

작가 소개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

David Whitehouse
1981년 영국 너니턴에서 태어났다. 《가디언》, 《선데이타임스》, 《인디펜던트》, 《에스콰이어》, 《타임아웃》, 《옵서버》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잡지 《히트》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2008년 첫 영화 「기록 보관인(The Archivist)」이 시애틀 국제 영화제(미국), 무니치 판타지 영화제(독일) 등을 비롯한 각종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침대』는 그의 첫 소설로, 2010년 ‘투 헬 위드 프라이즈(To Hell with Prizes)’ 상을 수상했다.

정회성 옮김

인하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성균관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등에서 번역 이론을 강의했고, 현재는 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초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피그맨』으로 2012년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 리스트 번역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에덴의 동쪽』,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984』, 『침대』, 『기적의 세기』, 『첫사랑의 이름』, 『리브라』, 『휴먼 코미디』 등이 있다.

독자 리뷰(1)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가족과 자신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황정수 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