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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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내가 제멋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틀렸어요. 나는 남들을 따라서 사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살고 있어요. 내 말을 이해해 주길 바라요. 당신도 살기 위해 한번쯤은 그 고상한 조심성을 방기해도 결코 해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너의 삶을 살아가라는 명령을 쥐어주는 책을 읽는 것은 가슴을 떨리게 해주지만 동시에 충분히 가라앉아 자리잡은 안정감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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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에게서 미소가 흘러나왔다. 나도 구원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소. 우리 제각기의 방법으로 몰락해 볼까요?​

나는 니나의 여정에서 다른 독자들 만큼 얻을 것을 찾지 못했지만 ㅡ 선명하게 쏟아지는 한 가지는, 언제나 지금 이 곳이 삶의 한가운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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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그녀는 도전적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몰락하지 않아요.​

닻은 언제나 지금의 아래에 내려졌고

끝이 안 보이는 해구에 몰릴 땐 줄을 끊어버리면 그만이다.

p.s. 니나를 빛으로 여길 정도로 그녀 주위를 맴돌던 슈타인이 쓴 일기가 추후에 니나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비추는 빛이 되어 그녀에 관한 정밀한 기억으로 전환되는데, 소설의 플롯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양면을 걷는 듯했다.

p.s. 평전의 논란이 읽는 동안 소란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