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그녀의 데뷔작으로 발간된 이 책에는 ‘키친’과 키친의 2부이기도 한 ‘만월’, 그리고 1987년 대학 졸업작품인 ‘달빛 그림자’를 포함한 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세 작품 모두 사랑하는 이가 죽은 후 상실감에 허덕이다 조금씩 감정을 추슬러 나가는 과정을 담담히 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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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에서는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를 잃고 절망에 빠져 있는 미카게와 그녀를 챙겨주는 친구인 유이치와 그의 아버지였으나 아내를 잃은 후 성전환을 한 에리코의 이야기이다. ‘만월’에서는 그의 미카게를 챙겨주던 유이치가 그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인 에리코를 스토커에게 잃는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이치와 나중에 소식을 듣고 상실감에 빠진 미카게가 서로를 의지하며 상실감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았다. 세 번째로 수록된 작품인 ‘달빛 그림자’에서는 교통사고로 연인을 잃고 달리기에 몰두하는 사츠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백 년에 한번 오는 초자연적인 기회를 잡아 해소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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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는 건 힘든 일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감정의 무게는 감당해 내야 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극복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에서 공감하면서 위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