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시간

박솔뫼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4년 12월 5일 | ISBN 978-89-374-7305-0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192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시간은 흐르고 나는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다.

지금 같은 대학생이 직장인이 될 것이다. 그마저도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날 것이다.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되는 것 없이 변하는 것 없이

완성되는 것도 나아지는 것도 없고 깨닫고 나아가는 것도 없다.

그것만은 꼭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작가 박솔뫼

끝없이 반복되는 도시 위에서 멈춘 듯이 흘러가는 네 청춘의 시간을

특유의 과감하고 독특한 스타일로 담아낸 장편소설

 

박솔뫼 장편소설 『도시의 시간』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로 출간되었다. ‘오늘의 젊은 작가’는 기존의 장․단편으로 구분되어 있는 소설 흐름에서 탈피하고자 500매 내외 분량의 소설을 시리즈화한 ‘민음 경장편’의 새로운 이름으로, 『도시의 시간』은 조해진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현종 『달고 차가운』․ 윤고은 『밤의 여행자들』․ 이장욱 『천국보다 낯선』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009년 《자음과 모음》으로 등단한 박솔뫼는 현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이다. 5년 동안 네 권의 책을 출간했고 네 권의 수상 작품집(2012년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2013년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201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4년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이름을 올렸으며 문지문학상과 김승옥 문학상 두 번에 걸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위적 실험성과 언어적 탐미성”(이광호), “냉정하고 지적인 사회의식을 특유의 과감하고 독특한 스타일로 담아내고 있는 작가” (김형중) 등 박솔뫼 소설에서 특징적인 것은 서사를 압도하는 개성적 문체와 그런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사회적 의식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솔뫼 문체의 매력과 사회문제에 대한 예민한 의식은 여전한 가운데, 친구 관계에 있는 네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감정 선을 따라 진행되는 서술의 힘, 그 사이사이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적 사유가 돋보인다.

편집자 리뷰

“지나온 시간을 말해야 한다면 그게 제가 지나온 시간이에요.”

『도시의 시간』은 계간 《세계의 문학》 2011년 겨울호 ‘경장편 전재’코너에 발표된 작품이다. 문학적 공간으로는 한동안 뜸했던 도시 대구에서 나, 우미, 우나, 배정 네 청춘이 목적과 의지 없이 공유하고 교차하며 흘려보내는 한때의 시간을 그렸다. 개성이 뚜렷한 우미와 우나 자매, 나이가 가장 많은 배정 그리고 그들과 모두 두루 잘 지내는‘나’는 모두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배정은 재수학원에 다니는 사수생이고 우미와 우나는 일본에서 살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배정과 함께 재수학원에 다닌다.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은 한 시기에 도서관, 학원, 집을 오가며 단순해 보이는 생활을 하는 네 사람은 명명할 수 없는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 구분되지 않는 ‘중복의 존재’가 된다.

우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알게 된 포크 가수 제니 준 스미스를 좋아한다. 넷 중에서 가장 취향이 분명한 우나의 관심은 오로지 제니 준 스미스를 향해 있다. 첫 앨범을 발표한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어진 제니 준 스미스를 찾는 일은, 우나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우나의 동생 우미는 매력이 있어서 누구나 좋아하는데 특히나 배정이 가장 많이 좋아한다. 배정이 우미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우나를 좋아하고, 그런 한편 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성질과 그 깊이는 모두가 인지할 수 있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다. “평범한 우미는 자꾸만 쳐다보고 싶게 했다. 우나는 그게 우미의 어떤 것이라고 했다. (……) 우미에게는 그게 있다. 그리고 그게 있는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다.”서평가 금정연이 작품 해설에서 언급한 “박솔뫼가 쓰지 않은 것”“나쁜 것에 대해 나쁘지 않은 말로 설명하려는 박솔뫼의 집요함”은 이를 잘 보여 준다. 핵심을 말하지 않고도 핵심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박솔뫼식 글쓰기는 이번 소설에서도 가장 주요한 감상 포인트다.

‘나’가 지나온 시간을 들려주는 『도시의 시간』은 독자들이 보통의 소설에서 기대하는 사건의 전개와 뒤이은 클라이막스, 그에 따른 결말이라는 통상적인 고저 없이 전개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작품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공통의 사건, 혹은 문제라 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한 채 배정에서 우나로, 우나에서 우미로, 우미에서 ‘나’로 옮겨 다니며 감지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의 말

그렇다면 이건 일정한 리듬으로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시간 속에서 삼각형을 만들 수 없었던 청춘의 이야기인가. 삼각형이 되지 못한 직선과 점들의 이야기인가. 경험 없는 세대가 살아가는 미래 없는, 없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인가. 그런가. 정말 그런가. 그렇게 쉽게 말해 버려도 좋은가. 하지만 나는 아직 우나가 그리던 뉴욕의 지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아이러니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박솔뫼가 쓰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나쁜 것에 대해 나쁘지 않은 말로 설명하려는 박솔뫼의 집요함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언제부터 우린 이다지도 막연히 기쁘지도 않은 슬프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야만 했을까 묻지 않는 박솔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박솔뫼가 끝내 그리지 않은 삼각형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박솔뫼가 밀고 나아가려 한 부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는 다만 이렇게 말해야겠다. 도시의 시간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다시, 또다시 행해졌다. 지금 내 삶이 도시의 시간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여기 있고 당신들은 멀리 있으니까. -금정연(서평가)∥ 해설에서

 

발췌

우미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대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고 쇼핑을 하고 웃고 즐거워했다. 우미는 나와 우나, 배정 그 세 사람이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을 합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우미를 다시 만나고 싶어 했고 우미에게 밥을 사 주고 마실 것을 사 주고 귀고리를 사 주고 치마를 사 줬다. 지금도 우미의 그것을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력인가, 힘인가, 뭐 그런 것이긴 한데 그렇게 말하고 나면 불성실하게 느껴졌다. 우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쉽게 단어를 고르고 결론을 내리는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고 확신한다면 잠자코 생각해야 한다. -15~16쪽

시간은 흐르고 나는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다. 지금 같은 대학생이 될 것이다. 그마저도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날 것이다.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되는 것 없이 변하는 것 없이 완성되는 것도 나아지는 것도 없고 깨닫고 나아가는 것도 없다. 그것만은 꼭 그렇게 될 것이다. 그걸 깨닫고 앞을 보아도 이것 봐. 대구타워에 올라서도 빛나는 불빛 사이 건물들 건물들 매연과 건물들이었지? 반짝이는 야경을 걷어 내면 똑같은 건물들 건물들일 거야. 도서관 휴게실에 나와도 그대로지. 내 마음을 지금의 풍경이 증명하고 있다. -46쪽

그렇게 누워 있다 보면 시간은 잘 갔다. 가는지 모르게 가 버려서 원래 없었던 것이 아닌가 우리는 그냥 어두움에 던져진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생각에 접어들면 어둠은 막막하지 않고 단지 흡착력 강한 어떤 익숙한 성질로 다가왔다. 나는 손을 뻗어 어둠이라는 세계를 더듬고 더듬는 순간에도 손끝이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는데 고개를 돌리면 사방은 익숙하고 편안한 어둠. 그곳에서는 시간이 잘 가기 때문에 나중에는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어떤 것이 시간인지 알 수 없어져 버렸다. -97쪽

어떻게 갔더라. 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렸다. 그런 감각이 있다. 여기 점이 있다면 여기가 시내이고 시내와 집들을 잇는 길은 보통 길이었다. 도시는 그 둘을 포함하는 원이고 원과 원을 잇는 길은 국도나 고속도로. 원과 원을 잇는 길 옆에는 면이 있는데 그 면에는 산과 땅이 있다. 그런 식으로 공간을 판단했다. 내가 사는 집은 이전에는 원 안에 없었다. 원 밖에 있는 땅이었다. 지금은 원 안이었고 나중이 되면 더욱 명백한 원 안이 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산과 땅이 서서히 지워지고 나중에는 원만 남을 것이다. 결론은 우리 모두는 원 안에 살게 되겠지. 주어진 미래와 해야 할 발전이 그랬다. -145쪽

언젠가 나는 흰 벽이 푸르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나는 더 나은 인간이 되지 못했고 더 나아가지도 못했다. 또한 더 나은 인간이 어떤 것인지 한 발짝 다음의 세계가 밝은지 어두운지 알지도 못한다.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벽에 대고 우나 우나 하고 말해 보았다. 꼭 우는 사람 같다. 알고 있는 것은, 어떤 여름날 누군가는 자꾸만 허벅지에 감기는 원피스 자락을 떼어 내고 매번 헤매는 길을 다시 또 걷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길에 없을 때 내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 누구도 누구를 찾지 않을 때 나는 문을 열었다. 그때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매번 여름이고 매번 헤매며 길을 나선다. 그곳에서는, 그 길 위에서는 매번, 그렇게 그 사람은 계속 길을 걸으며 그렇게 반복되는 시간은 시간대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살고 있다. -170~171쪽

목차

도시의 시간

작가의 말

작품 해설_삼각형의 시간들/금정연(서평가)

작가 소개

박솔뫼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겨울의 눈빛』 『사랑하는 개』, 장편소설 『을』 『백 행을 쓰고 싶다』 『도시의 시간』 『머리부터 천천히』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등이 있다.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19일 | 최종 업데이트 2014년 12월 19일

ISBN 978-89-374-7345-6 | 가격 9,100원

박솔뫼 장편소설 『도시의 시간』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로 출간되었다. ‘오늘의 젊은 작가’는 기존의 장․단편으로 구분되어 있는 소설 흐름에서 탈피하고자 500매 내외 분량의 소설을 시리즈화한 ‘민음 경장편’의 새로운 이름으로, 『도시의 시간』은 조해진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현종 『달고 차가운』․ 윤고은 『밤의 여행자들』․ 이장욱 『천국보다 낯선』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009년 《자음과 모음》으로 등단한 박솔뫼는 현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이다. 5년 동안 네 권의 책을 출간했고 네 권의 수상 작품집(2012년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2013년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201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4년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이름을 올렸으며 문지문학상과 김승옥 문학상 두 번에 걸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위적 실험성과 언어적 탐미성”(이광호), “냉정하고 지적인 사회의식을 특유의 과감하고 독특한 스타일로 담아내고 있는 작가” (김형중) 등 박솔뫼 소설에서 특징적인 것은 서사를 압도하는 개성적 문체와 그런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사회적 의식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솔뫼 문체의 매력과 사회문제에 대한 예민한 의식은 여전한 가운데, 친구 관계에 있는 네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감정 선을 따라 진행되는 서술의 힘, 그 사이사이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적 사유가 돋보인다.

독자 리뷰(3)

독자 평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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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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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친 문장

ㅋㄴㅇㅊㅇㅋㄴㅇㄹㅋㄴㅇㄹㅊ
우리는 해야 하니까 못하는 걸 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잘하는 것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실제가 되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아무리 내 생각에 확신이 있다 해도 보는 것은 다르지. 나는 실제로 보고 싶었다. 벌어지는 것을 나타나는 것을 일어나는 것을.
욕을 안 하고 나쁜 말을 안 하다 보면 나쁜 것에 대해 나쁘지 않은 말로 설명해야 하니 그 설명은 점점 집요해졌다. 그러다 보면 무게가 실리고 지독해졌다. 차라리 욕이 낫지. 그럴지도 몰랐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다. 지금 같은 대학생이 직장인이 될 것이다. 그마저도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날 것이다.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되는 것 없이 변하는 것 없이 완성되는 것도 나아지는 것도 없고 깨닫고 나아가는 것도 없다. 그것만은 꼭 그렇게 될 것이다.
나는 방바닥에 앉아 나 혼자 이대로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문득 가슴이 차가워짐을 느꼈고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고 사라지지 않는다. 우나와 우미는 그 자리에 있어도 어딘가로 떠나고 있는 것 같았고 나는 이 자리에 앉아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우나를 기다릴 것 같았다.
종일 모든 것을 알 것 같은 기분이었지. 이제부터는 모르는 시간, 애를 써도 알 수 없는 것들의 시간이다. 어쩌면 나는 우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려고 하루 종일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았나.
알고 있는 것은, 어떤 여름날 누군가는 자꾸만 허벅지에 감기는 원피스 자락을 떼어 내고 매번 헤매는 길을 다시 또 걷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길에 없을 때 내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 누구도 누구를 찾지 않을 때 나는 문을 열었다. 그때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매번 여름이고 매번 헤매며 길을 나선다. 그곳에서는, 그 길 위에서는 매번. 그렇게 그 사람은 계속 길을 걸으며 그렇게 반복되는 시간은 시간대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살고 있다.
왜 어떨 때는 모든 것을 알게 됩니까? 내가 포기했는지도 몰랐고 동시에 선택했는지도 몰랐던 시간이 눈앞에 펼쳐졌다는 것을 어째서 축축한 날에 알게 되었지? 묻는다. 그때는 모두의 얼굴이 익숙하고 그 자리에서 모두 그 자리로 있다. 그 자리에서 그 자리로 익숙하게 걸어가고 있다. 모두 자기의 길로.
우리는 해야 하니까 못하는 걸 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잘하는 것을 했다.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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