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너무 자전적이고 너무 날 것이라 읽으면서 버거울 정도였다. 찬란함보다 후회로 점철된 이 가족의 일생이, 그래서 매일을 과거로 걸음하는 모두는 제 나름의 불행에게 때론 이기기도, 때론 지기도 하며 버틴다.

 

안개 속 갇힌 가정의 집은 어디로도 나아갈 수 없는 타이론 가족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도 여전히 짙은 안개뿐이고, 이후 안개가 모두 걷히고의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 어쩌면 그래서 한 발짝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있는 줄도 모르겠다. 그와중에 여기저기 나아가다 긁힌 상처는 곪아가기만 한다.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모두가 모래성이 소리도 없이 무너지는 것을 방관했다. 극의 막이 오르고 나 또한 한 명의 방관자가 되었다.

 

너무 망가져서 그대로 자멸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는 이해관계들이 있다. 아마 가족은 그것의 가장 지긋지긋하고 견고한 형태일 것이다. 끊어낸다 해도 끊어 낸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내 멋대로 변화시킬수도 없는 사람들. 유진 오닐은 아마 작품을 통한 타자화를 통해 그 짐을 덜어냈는줄도 모른다-앞전 최진영 작가가 표현한 그 거리감각 말이다. 언젠가 나도 그 거리에 도달할 수 있을까,  자멸이 아닌 다른 결말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