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고 하기엔 어른이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이고

츠구미는 어딘가 특별하다.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성숙하며 그 작은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아이다.

예쁜 얼굴에 통통튀는 행동과 언변으로 사람들의 얼을 쏙 빼놓기가 일쑤다.

보통 일본 여류작가의 소설에 입문하는 나이를 중학교쯤이라고들 하던데, 나는 이 책으로 처음 민음사를 알았다.

그리고 내 독서세계에 ‘취향’이라는 기준이 생긴 것 역시 이 책 덕분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 즈음에 친구가 생일선물로 자기 집에 있는 책을 주었는데 바로 이 책이었다.

지금과 표지도 다른 그 책은 나에게 일본 여류작가의 소설에 입문하게 해주었으며, 지금도 내 책장에 나란히 진열되어있는 에쿠니가오리며, 요시모토바나나며, 이러한 리스트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아직도 종종 읽곤하는 이 책은,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어른아이로 키우는 일등 공신이며 아직도 내가 츠구미라는 이름을 동경하는 큰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강아지를 키운다면 반드시 포치라는 이름을 지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하나의 계기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