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글을 쓰고 있는지 안 쓰고 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명쾌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지만 ~가 아닌. 유괴가 되었지만 동시에 유괴된 적이 없다.
원제는 실프다. 그리고 번역된 제목은 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이다. 책의 뒷면 간단한 줄거리를 보면 독특한 범죄소설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원제인 실프만 생각해보면… 하지만 평행 우주란 단어가 나오면서 단순히 범죄에 대한 책은 아니겠구나 생각이된다. 평행 우주. 과학. 이란 단어가 머리에 남게된다. 그래서인지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또 그렇지 않기도 한다.
일곱 부분으로 이루어진 1장. 일곱 부분으로 이루어진 2장. 하지만 5장과 7장에는 그냥 5장 7장이다. 이건 매우 특이하며 나에게 고민을 안겨주었다. 지금도 명쾌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기는 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과학은 매우 명쾌하고 정확한 (물론 그 시대에 한정되어서) 학문이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 지구는 둥글다는 것은 매우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지구는 사실 둥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물리학의 특성이 책에 녹아있다.
여러개의 우주가 존재 하는가. 인간의 삶은 여러개가 존재 하는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 원하는 일이 현재 내 삶에서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 그 사건이 일어난 우주도 있다는 말을 믿는가 믿지 않는가. 제바스티안과 오스카는 대학시절부터 남다른 사이였다. 오스카에게는 제바스티안 하나 밖에 없었고 그와 함께하는 삶이 단 하나의 삶이었다. 제바스티안은 오스카에대한 열등감으로 그가 옳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다른 길을 선택한다. 그와 함께하는 삶과 그의 아내와 아들과 함께하는 삶 두가지의 우주로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제바스티안은 두 삶을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가 두 삶을 만들어 냈지만 오스카와 함께하는 삶을 점점 작게 하고 아내와 아들과의 삶을 늘여가고 싶었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야 하나의 우주가 완성될테니까. 오스카에게는 그 밖에 없는데 그의 아내와 아들과 함께해야 하는 삶을 받아드리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삶의 무게는 우주가 다양하다면 줄어들까? 새들이 말을 하고 그들이 온 세계를 감시하여 모든 거짓은 밝혀지는 우주 또한 존재할 것 같다. 그러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 타임머신 살인자는 미래로 갔다면 범죄자가 아니었을지 모른다. 이미 그런 방식이 존재하는 우주일테니까. 하지만 그는 과거로 왔고 그래서 그는 살인자가 된다. 다시 첫번째 질문, 다양한 우주가 존재한다면 그 타임머신 살인자는 과거에서 범죄자가 아닌 삶과 범죄자인 삶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의 삶의 무게는 줄어들것인가. 과연 제바스티안, 실프에게도 그런 예가 적용될 것인가. 제바스티안에게 단 하나의 우주를 인식하라고 강요아닌 강요를 하는 오스카에게까지?
작가는 우리에게 지식과 고민을 요구한다. 쉽게 휙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며 고민만 한다고 읽히는 소설 역시 아니다. 그러니 나도 이 책을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다. 기억도 안나는 각종 용어들이 등장하고 그와 함께 내 생각을 생각한다면 결코 쉽지않지만 또 알면 알 수록 우와 싶게 읽힐 것이다.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다보면 그 말들 속에 녹아있는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외국문학이므로 그들이 단어안에 문맥안에서의 의미를 우리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과 다르지만 같게 이 소설을 인지할 수 있을것이다. 어쩌다 보니 책을 읽은 감상이 나도 평행우주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된 것 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