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니면 어제였나. 정확히는 모르겠다.”
⠀
⠀
뫼르소가 처음으로 서술한 이 문장은, 소설 전반에 녹아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한마디를 통해, 독자들은 주인공이 지니고 있는 무관심하고 냉담한 태도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어찌 보면, 이는 다소 충격적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무심함이, 뫼르소를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
⠀
그는 사회가 정한 규범이나 가치를 통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을 거부했다. 타인의 죽음이나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시도 또한, 그에게는 무의미한 일로 여겨졌다. 사회적 규범과 가치에 대한 이러한 반항은 그를 외부인, 이방인으로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는 비로소 자신만의 가장 깊은 감정을 드러내며 삶의 의미에 대해 곱씹기 시작한다.
⠀
⠀
살인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은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마치 독자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생생함과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뫼르소에게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 오로지 상대방 칼날에서 반사되어 온 햇빛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힘든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까지도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아무런 가식 없이 표현했을 뿐이었다. 그것이 죽음의 원인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