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드디어 이 책을 읽었다

프랑수아즈 사강 작가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목이 뭔가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

제목에 “…” 점 3개가 간절하면서도 무언가 뒷말을 다 못하는 느낌이였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고, 추천도 많은 책이라

‘언젠가는 읽어야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오래된 연인 ‘폴’과 ‘로제’.

‘폴’은 늘 집에서 ‘로제’를 기다리고,

‘로제’는 ‘폴’ 이 필요할 때 그녀 집으로 오곤 했다.

처음에는 권태기가 가득한 연인의 모습인가 싶었다.

그녀를 두고, ‘로제’는 다른 여자와 시간을 보낸다.

‘폴’도 ‘로제’가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한데 그냥 묵과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여자와 시간을 보내다가도 다시 ‘폴’에게로 돌아오는 그 남자.

이 남자 도대체 뭐지?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는 어느 날,

그녀는 일을 위해 고객의 집에 방문했다가 그 집의 젋은 아들 ‘시몽’을 만나게 된다.

‘시몽’은 거의 첫 눈에 그녀 ‘폴’에게 빠진 듯 했다.

‘시몽’은 25살, 그녀는 39살.

둘의 사랑이 진심이라면 그 나이정도야 별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시몽’은 점점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로제’로부터 외로움을 느끼는 그녀도 조금씩 ‘시몽’에게 마음을 여는 듯 했다.

젊은 남자의 열렬한 구애에 홀라당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시몽’의 사랑과 배려에 조심스러웠다.

‘로제’와 그녀는 점점 멀어지고, 그녀를 찾아오는 횟수도 적어지고,

그 사이 그녀와 ‘폴’은 그녀의 집에서 사랑하며 같이 지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로제’와 헤어진다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젊은 ‘시몽’과 시간을 보내는 그녀에게 주변의 시선은 녹록치 않았다.

젊은 남자를 꼬셨다는 눈초리와 시샘.

그러나 정말 사랑한다면 주변의 그런 것들은 무시할 수 있지 않을까?

매일 봐야하는 가족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들인데 그게 그렇게 중요했을까?

결국 그녀는 다시 ‘로제’에게로 돌아간다.

‘시몽’이 그녀의 집을 나와 떠나가는 날 그를 안아서 달래주는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시몽’은 정말 진심을 다해 그녀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는데

결국 그렇게 돌아가고 말았다.

그녀가 정말 사랑한 것은 ‘로제’였을까?

아니면 주변의 시선을 이기지 못해, 홀로 설 수는 없으니 ‘로제’에게 다시 돌아간 것일까?

그녀의 선택이 못내 아쉬웠지만

‘로제’가 정신차리고 그녀와 잘 지내면 또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녀에게 전화해서 한 마지막 말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작가는 각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서,

누구라도 금방 몰입하고, 감정이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가독성도 좋고, 큰 사건이 없는데도 전혀 밋밋하지 않았다.

난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 어쩌면 이해는 하더라도, 그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 ‘로제’에게 끌려다녀야했는지,

그녀가 진짜 사랑한 것은 누구였는지,

아니면 다른 사랑의 의미로 둘 다 사랑했던 것인지.

그녀는 또 외로운, 기다리는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