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들.
그러나 뭐든 제대로 알게 되는 순간.
그것들은 발톱을 세우고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는 것 같다.
진실과 사실. 그런 명백한 것들의 속성.
언제고 그것들은 사납게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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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든.
언제나 받는 사람은 모르는 법이다.
그건 다만 짐작이나 상상으로는 알 수가 없늣 거니까. 자신이 받는 게 무엇인지, 그걸 얻기 위해 누군가가 맞바꾼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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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간 삶이라는 게 얼마나 혹독한지 비로소 알 것 같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하나의 산이 나타나고 또 다음 산이 나타나고. 어떤 기대감에 산을 넘고 마침내는 체념하면서 산을 넘고. 그럼에도 삶은 결코 너그러워지는 법이 없다. 관용이나 아량을 기대할 수 없는 상대. 그러니까 결국은 지게 될 싸움. 져야만 끝이 나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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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같은것, 못 같은 것.
나는 내내 그런 걸 키우고 품어 왔는지 모른다. 그런 것들이 외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나를 지켜 줄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불러오는 건 이토록 끔찍한 통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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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엄마와 동성애자 딸.
아득한 내일이 아닌 마주 서 있는 지금을 살아가고, 살아내야 하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
제목은 딸에 대하여지만, 내용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랄까.
성소수자 딸을 가진 엄마의 마음이라기 보다는 딸을 가진 우리네 어머니들의 팍팍한 삶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지만, 희망 또한 담겨 있다.
먹먹하고 안쓰러운 현실에 고단한 어머니의 삶이었으나 그 속에 보여지는 희망에 안도했달까.
밝지는 않지만, 가독성도 내용도 좋아 순식간에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