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작가님들 책들이 쏟아져 나와 행복한 요즘이다. 비록 지갑은 가벼워지지만 서점에서 책을 데려오는 재미를 나는 포기할 수가 없다. 정여울 작가의 ”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심리에세이 책이다. 나는 작가님을 세바시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녀는 ” 그림자를 돌보는 삶” 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강연을 진행하였으며, 그림자와 대면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면 폐해가 된다. 그리고 직면한다는 것, 그림자와 용감하게 대면한다는 것, 내 안에 소중한 무언가를 만나는 길이라고 말했다. 심리학 이론을 문학이라는 감동과 어울려 함께 소개하면서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꾸준한 독서와 끊임없는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상처가 트라우마도 남지 않도록 훈련해 온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애써 모르는 척한다. 괜찮다라고 말할 때마다 내 안의 무언가가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을, 그 무언가는 바로 나의 트라우마, 그림자 , 그리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가 애써 괜찮다고 이야기라는 동안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 우리가 다 괜찮다고 이야기라는 동안 놓쳐버린 아픔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당신이 억압한 자기 감정 들이 언젠가 상처의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더 아프게 찌르기 전에. 이 책은 늘 괜찮다고 말하며 자신을 아픔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애특한 공감의 편지다” – 정여울-
“아픔의 뿌리는 아는 순간, 치유는 시작된다.” 문학과 심리학의 하모니를 통해 저자는 가족과 관련된 자신과의 트라우마 상처를 꿰매고 보살피고 지켜보던 그 시간이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있다. ” 오래전 상처 입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입양하는 시간”을 경험하길 바라며 자기 징벌 속에 갇혀 있는 자기 안의 내면 아이를 구출해 낼 불굴의 전사를 자기안에서 발견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1부에 서는 내면아이를 다독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트라우마에 치유되는 작품 <선학동 나그네>를 소개하면서 ‘행복한 사람’보다 ‘주체적인 사람’이 되도록 말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연인>을 소개하면서 내가 나 자신의 가장 머나먼 타인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또한 저자는 융의 <인간과 상징>을 읽은 후 융이 말하는 그림자의 세계에 입문하기도 했다. 융에게 그림자란 자기 안의 “열등한 인격 부분’이었다. 우리는 자신의 결핍, 콤플렉스 ,트라우마, 집착, 질투, 분노, 이기심과 관련된 모든 부정적인 사실들이 그림자의 세포를 구성하고 있다. 그림자와의 만남은 상처로 얼룩진 무의식의 그림자를 자신의 적이 아닌 친구로 길들이는 방법은 그림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부에서는 타인의 상처에 비친 내 얼굴에 대해 말하고있다.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등장하는 네 사람의 주인공들 모두 각자의 심각한 콤플렉스에 눈이 멀어 사태의 진실을 꿰뚫어 보지 못한다. 레트는 애슐리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멜라니는 명예와 기품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애슐리는 나약한 지식인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자책감과 자기 연민 때문에 스칼릿은 ” 내가 레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레트는 절대로 알아서는 안돼!”라는 자존심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들 자존심과 명예욕과 질투심과 자기연민이야말로 내 인생의 적들이 아닌가? 그들을 통해 “자기 안의 스칼릿”을 잘 다독이고 설득하며 때로는 눈물을 쏙 빼도록 혼꾸멍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고 있다. <폭풍의 언덕>을 통해 히스클리프가 캐서린게 영혼을 빛추어주는 거울이었다면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에게 세상을 내다보는 창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사랑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는 살아 있는 거울에 투영된 자기 자신을 비춰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