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 뮤지컬을 통해 책 내용을 알고 있었고, 책의 두께도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 내용은 결혼 전에는 아버지의 인형으로, 결혼 후에는 남편의 종달새로 사는 여성 노라가 각성하며 주체적인 스스로를 찾기 위해 가출하는 이야기이다. 노라가 집을 떠나는 것으로 내용이 끝나기 때문에 그 이후 노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독자가 제각기 상상하기 나름인 듯하다.

- 이야기 속 등장인물 중에 노라의 옛 친구 ‘린데부인’이 한 선택을 봤을 때, 노라도 결국 여자 혼사 살기에 힘든 세상에서 이런 저런 고생을 하다 아이를 그리워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 린데부인은 노라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주부로 생각하며, 은연중에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한 본인과 그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의 밥벌이를 찾아 일을 하는 린데부인 또한 크로그스타드와 재회하며 돌봐줄 누군가를 찾아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 “이렇게 바뀌어버릴 줄이야! 그를 위해 일하고 그를 위해 살 그런 사람이라니! 내가 아늑하게 만들어 줄 가정. 그래, 그럼 꼭 붙들어야지. 얼른 그렇게 되었으면…….” 여성의 위치가 누군가를 돌봐야 하고,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것만은 아닐 텐데 말이다.

- 크로그스타드를 다시 만나기 전 린데부인은 노라에게 돌봐야 할 누군가가 없어 허무하고 쓸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이 혼자 살아가기 힘들었던 현실이 그녀를 더 허무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 역자에 의하면 이 희곡의 실화 주인공 라우라 킬레르는 헨리크 입센의 지인으로, 그보다 21살 연하였다고 한다. 입센은 개인적 친분이 있었던 그녀에게 소설에서 토르발이 노라를 부르는 것처럼 ‘종달새’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 희곡을 쓰면서 그 호칭이 바뀌었을지 궁금하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