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란 무엇인가

이미지 탐구

이솔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3년 11월 17일 | ISBN 978-89-374-9211-2

패키지 양장 · 변형판 98x164 · 244쪽 | 가격 17,000원

책소개

세계는 우리에게
이미지로 주어진다

편집자 리뷰

“인터넷이 등장한 이래로 사람들이 ‘가상’에 현혹되어 ‘진짜 삶’을 잃어버렸다는 호통 소리가 반복된다. 그런데 우리가 하루 종일 머무르는 온라인이 아니라면, 진짜 삶이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제 우리는 가상과 실재라는 이분법을 다시 질문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콘텐츠 시대에 대한 고루한 진단을 새로운 질문으로 바꾼다. 철학자들의 이미지 이론을 성실하게 들여다보면서 오래된 편견을 논파한다. 이제 이미지는 누명을 벗고 춤추며 생동한다. 생각하는 끈기를 가지고 지적 탐구를 따라가 보자. 고립된 자아의 모서리가 마모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지효(『인생샷 뒤의 여자들』 저자)

“이미지를 통해 내가 아닌 타자를 만날 수 있고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책의 타자는 우선 독자일 것이다. 논문과 같은 제한된 시공간 바깥에서 철학의 언어는 타자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철학자’ 옆에 ‘스마트폰 중독자’의 이름을 나란히 놓는 이 책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산만해진 정신을 기꺼이 ‘우리’라고 부른다. 그래서 나는 정교한 철학서를 산만하게 읽어 보았고, 이러한 독서 행위가 이미 책이 열어 준 상상력임을 알게 되었다.” — 이여로(『시급하지만 인기는 없는 문제: 예술・언어・이론』 저자)

왜 이미지인가?
이미지란 무엇인가?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를
철학적으로 밝혀내는 탐구
이미지의 시대다. 이미지가 우리를 울고 웃게 하고, 이미지가 우리의 집중력을 앗아간다. 이미지의 막대한 영향력을 두려워하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진짜 현실을 보라는 잔소리가 팽배하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에서 동영상 플랫폼까지 이미지야말로 우리의 현실 아닌가?
세계는 우리에게 이미지로 주어진다. 서강대 철학과에서 이미지 이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서산 신진철학연구자상을 수상한 이솔은 이미지를 둘러싼 철학적 문제를 정교하게 파고든다. 이미지의 시대를 살고 있는 바로 우리의 힘과 가능성을 찾는 길이다.

이미지는 가짜인가?
세 편의 ‘동굴의 우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동굴 속에 사람들이 묶여 있다. 사지가 구속된 죄수들은 동굴 벽만을 바라볼 수 있다. 빈 벽에는 사물의 그림자만이 비치지만, 죄수들은 이것이 실재라고 믿으며 일평생을 살아간다……. 서양철학의 가장 기묘한 이야기, 동굴의 우화다. 플라톤은 동굴의 우화를 통해 ‘내가 보고 있는 게 진짜일까?’라는 불안을 드러낸다.
한편 이런 이야기도 있다. “각각의 동굴 뒤에는 열려 있는 그리고 보다 깊은 다른 동굴이, 각각의 표면 아래에는 보다 넓고 낯설고 풍부한 지하 세계가, 그리고 모든 밑바닥, 모든 정초 아래에는 훨씬 깊은 지하 세계가 존재한다.” 들뢰즈는 동굴 뒤에 더 깊은 동굴이 있다고 말한다. ‘낯설고 풍부한 지하 세계’라는 이미지는 단 하나의 원본을 상정한 플라톤을 부드럽고 강력하게 반박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있다. 동굴 같은 방에서, 자야 할 때를 넘긴 늦은 밤에 나는 깨어 있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이 영상에서 저 영상으로 계속해서 넘어간다. 쏟아지는 이미지들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동시에 지긋지긋하다는 감각이 떠나지 않는다……. 이 책 『이미지란 무엇인가』가 그리는 지금의 상황이다. 이미 너무 많은 불면의 밤을 보낸 우리에게 이미지란 무엇인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창구이자 익숙한 쾌락에 우리를 가둬 놓는 이미지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미지는 자유이자, 실재다
가상과 실재의 이분법을 넘어서
현실을 넘는 이미지의 힘을 포착하다
이 책은 서양 형이상학이 견지해 온 이미지 관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 이래 데카르트와 흄의 철학은 세계에 대한 경험이 이미지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나’의 의식에 주어지는 표상 즉 이미지를 실재와 분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은 나에게 주어진 것 너머의 실재가 있다는 환상을 낳거나, 나의 세계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유아론을 예비한다.
현대 철학을 열어젖힌 사르트르와 들뢰즈는 이미지를 해방시킨다. 이미지를 만드는 능력인 상상력을 중시한 사르트르에게 이미지는 불완전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방식’이다. 한편 영화의 역량을 포착한 들뢰즈에게 이미지는 무언가의 모방이 아니라 ‘실재를 구성하는 블록’이다. 두 철학자에게는 실재를 자아의 밖에서 파악하려는 의지가 있다. 이미지란 낯설고 새로운 세계, 타인의 세계의 모습인 것이다.
“나는 이미지에 관한 5년간의 탐구를 마친 연구자이자 스마트폰 중독자로서 이 책을 썼다.” 2000여 년 전의 철학과 디지털 예술작품,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넘나드는 저자는 낡은 생각에 대해서는 단호해지고, 복잡한 현실 앞에서는 솔직해진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사고에 문제를 제기하며,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불면의 밤에서 탈출할 길을 찾는 ‘이미지 탐구’는 한 줄기 바람처럼 독자의 생각을 신선하게 한다. “그러니 만일 당신이 매일의 삶 속에서 해소할 길 모를 갑갑함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 한 줌의 바람인지도 모른다.”(「들어가며」 중에서)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
공부와 삶을 잇는
인문 시리즈 ‘탐구’
‘탐구’는 오늘날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성과를 한눈에 보는 시리즈다. 지금 주목해야 할 젊은 저자들이 자기 삶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제안을 독자에게 건넨다. 낯선 학문이 이곳에서 다시 해석되고, 각자의 현실이 새로운 길로 연결된다. 기존 인문학의 한계로 지적된 서양 학문 의존에서 벗어나 동료 학자와 또래 저자를 참조하고, 어려운 이론은 가까운 사례를 통해 풀어서 설명한다. 학술서와 대중서로 양분된 독서 시장에 다리를 놓는 시도다. 2022년 『철학책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2만 5000부 판매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탐구 시리즈는 7번 『이미지란 무엇인가』, 8번 『재난에 맞서는 과학』으로 계속된다.

목차

들어가며 왜 이미지인가 7

1부 이미지에 대한 불안들
1장 데카르트의 꿈 28
2장 흄의 극장 55
3장 플라톤의 동굴 77

2부 이미지는 자유다
4장 사르트르의 이미지 철학 95
5장 상상이란 무엇인가 108
6장 온라인 세상의 시선들 142

3부 이미지는 실재다
7장 들뢰즈의 이미지 철학 161
8장 스크린에서 일어나는 일 181
9장 타자를 만날 수 있을까 207

나가며 콘텐츠 시대의 염증에 관하여 224
참고 문헌 239

작가 소개

이솔

철학 연구자. 서강대 철학과에서 사르트르의 현상학적 이미지 이론을 분석한 「이미지란 무엇인가」로 석사 학위를, 사르트르와 들뢰즈의 이미지 이론을 비교 분석한 「이미지에 관하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르트르의 최초의 철학서인 『자아의 초월성』(공역)을 번역하고 『사르트르의 미학』(공저)을 출간했다. 현재 이화인문과학원 연구교수이며 가톨릭대, 서강대, 성신여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가상, 이미지, 상상력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사르트르와 유아론(solipsisme)의 문제」, 「사르트르와 들뢰즈에서 잠재성의 문제」 등이 있다. 2022년 서산 신진철학연구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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