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8호 콘텐츠

이솔, 콘노 유키, 김윤정, 신윤희, 천미림, 허지우, 장유승, 조영일, 정민경, 김찬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2년 5월 13일 | ISBN 978-89-374-9153-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27x182 · 208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인문잡지 한편 | 분야 한편

정기구독 신청 바로가기
책소개

콘텐츠란 뭘까? 아니, 콘텐츠가 아닌 건 뭘까? 디지털 세상을 떠다니는 모든 내용물을 보고, 듣고, 만들고, 파느라 산만한 오늘날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이용자들의 이득과 손해의 정체는 뭘까? 내용이 중요할까, 형식이 문제일까? 불안하고 우울한 매일매일을 채우는 모든 이야기가 돈으로 바뀔 수 있는 세상에서 균형 잡을 방법을 제안하는 한편의 인문학.

 

콘텐츠를 대하는
우리의 감각
콘텐츠라는 말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왜 그런 말을 쓰는 거지?’ ‘뭐라고 하는지 볼까.’ 하거나 ‘무슨 콘텐츠 이야기일까?’ ‘얻을 만한 게 있을까?’ 하고 반응한다. 콘텐츠에 거리를 두거나, 뛰어들거나.
디지털 세상에 떠다니는 모든 내용물을 보고, 듣고, 만들고, 파느라 바쁜 오늘날이다. SNS에 중독된 이용자들이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얻는 이득과 손해의 정체는 뭘까? K-콘텐츠의 득세는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불안하고 우울한 매일매일을 채우는 모든 이야기가 돈으로 바뀔 수 있을 때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인문잡지 《한편》은 이런 질문을 품고 철학에서 미학, 인류학, 사회학, 법학, 문학, 언론학, 과학기술학까지 콘텐츠에 관한 열 편의 글을 실었다.

 

콘텐츠를 둘러싼
지긋지긋함,
사건 사고에서
생산 원칙까지
요즘에는 거장의 영화에서 고양이 동영상까지 전부 콘텐츠라 부른다고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는 말했다. 시네마의 저무는 영광을 안타까워하는 발언으로부터 철학 연구자 이솔의 「산만한 나날의 염증에 관하여」가 시작한다. 이미지의 범람 속에서 허우적거리거나, 그 속에 뛰어들어 무한 복제의 흐름에 몸을 맡기거나. 후자가 이 글이 보는 콘텐츠 시대의 생존 지침이다. 미술비평가 콘노 유키의 「핫플레이스의 온도」는 사진 찍기 좋은 ‘핫플’이 막상 뜨겁지는 않은 배경으로 아무렇지 않게 물러나는 기제를 분석한다. 미술작품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떠나가는 인파 속에서 작품도 작품의 배경도 매끈하고 쾌적한 콘텐츠가 되어 버린다. 불면의 밤 볼거리를 찾아 헤매는 지긋지긋함의 감각을 포착하는 두 편이다.
이어지는 두 편은 유튜브의 동물콘텐츠 구독자, 아이돌 콘텐츠를 즐기고 직접 만드는 팬덤에 대한 현장 연구다. 인류학 연구자 김윤정은 「귀여움이 열어젖히는 세계」에서 동물콘텐츠의 힘을 이야기한다. 동물 영상 구독자들의 “귀여워……”란 말은 개의 눈매, 고양이의 앞발이 귀엽다는 것만 뜻하지 않는다. 그들의 귀엽다는 발화는 콘텐츠 속 동물을 향해 자기 세계를 여는 발화점이라는 주장이다.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신윤희는 「아이돌 팬이라는 콘텐츠」에서 아이돌의 영상 통화 팬 사인회(‘영통팬싸’) 관찰기를 풀어놓는다. 그의 연구에서 팬덤은 그들만의 이상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현상’이 아니라, 서로 친절하게 즐길거리를 공유하며 스타와 함께 사건 사고를 헤쳐 나가는 ‘주체’다. 두 연구자는 연구의 대상이자 그 자신이 속한 집단을 거리낌 없이 옹호하고 있다.
한편 우리가 사는 온라인 세계는 조리돌림과 악플이 사람을 해치는 공간이다. 독립 큐레이터 천미림의 「범죄물을 대하는 자세」는 범죄 콘텐츠의 재미와 실제 사건의 무게 사이에서 인간이 잔혹한 이야기를 즐긴다는 역설을 분석한다. 범죄 실화를 다루는 작품의 미적 형식과 도덕적 내용 구분하기가 실마리이니, 만물을 ‘콘텐츠’로 일컫는 무심함에 브레이크를 잡는 철학적 탐구다. 법학을 연구하는 허지우의 「“그거 이차가해 아닌가요?”」는 가해자가 고발되는 즉시 세워지는 온라인 법정을 탐구한다. 관심을 주고 재미를 얻는 경제 속에서 하자 있는 상품을 즉각 단죄하려 드는 우리의 마음이 판결을 요구한다. 콘텐츠 시대 특유의 폭력을 염두에 둔 두 편의 글이다.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세요!”
지난 역사와 오늘날의 이야기
‘모든 것이 콘텐츠’인 시대에 문자 매체는 콘텐츠 시장의 가장 뒷줄에 서 있다. 이 시점에 지난날을 돌아볼 여유를 선사하는 두 편을 소개한다.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과 『조선잡사』를 쓴 장유승은 한달음에 보는 동아시아 책의 역사를 펼쳐놓는다. 「조선 사람이 선택한 콘텐츠」에는 조선 후기 소설에 빠진 여성과 하층민들, 그들에게 독서인 정체성을 뺏기고 싶지 않았던 사대부들이 등장한다. 『세계문학의 구조』의 저자 조영일은 「콘텐츠 시대의 예술작품」 쓰기를 시도한다. 지난 20세기에 예술작품이 기술적으로 복제되기 시작했다면, 「오징어 게임」이 방영 17일 만에 1억 1100만 뷰를 올린 지금 복제되는 것은 알고리즘에 끌려다니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다시 21세기로 돌아온 요즘 세상에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세요!’라는 구호는 콘텐츠 생산이라는 환상을 부추긴다. 솔직함을 팔라는 제안에 어떻게 응하면 좋을까? 마지막 실천편에서는 생산 방식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기자 정민경의 「‘되는 이야기’ 만드는 법」은 뉴미디어 시대에 기자 또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일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공유한다. 과학기술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김찬현의 「막힌 곳을 뚫는 과학」은 전문가, 비전문가, 시민이라는 구분을 넘나든 소통 경험을 전한다. 물론 모두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으며, 우리 시대의 과제인 기후변화는 거대하다. 그럼에도 막힌 말문이 뚫리는 순간의 즐거움이 동력이 된다.

 

새로운 세대의 인문잡지 《한편》
《한편》의 편집자가 만드는 ‘탐구’ 시리즈
끊임없이 이미지가 흐르는 시대에도, 생각은 한편의 글에서 시작되고 한편의 글로 매듭지어진다. 2020년 창간한 인문잡지 《한편》은 글 한편 한편을 엮어서 의미를 생산한다. 민음사에서 철학, 문학 교양서를 만드는 젊은 편집자들이 원고를 청탁하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글을 쓴다.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을 통해, 지금 이곳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기쁨을 저자와 독자가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한편》 8호 ‘콘텐츠’에 적용된 글꼴은 블레이즈페이스 한글체.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듯한 풍성함과 유기적인 곡선이 특징이다. 인문잡지 《한편》은 연간 3회, 1월·5월·9월 발간되며 ‘세대’, ‘인플루언서’, ‘환상’, ‘동물’, ‘일’, ‘권위’, ‘중독’, ‘콘텐츠’에 이어 2022년 9월 ‘외모’를 주제로 계속된다.

목차

8호를 펴내며 좋은 콘텐츠 생산하는 법

이솔 산만한 나날의 염증에 관하여
콘노 유키 핫플레이스의 온도
김윤정 귀여움이 열어젖히는 세계
신윤희 아이돌 팬이라는 콘텐츠
천미림 범죄물을 대하는 자세
허지우 “그거 이차가해 아닌가요?”
장유승 조선 사람이 선택한 콘텐츠
조영일 콘텐츠 시대의 예술작품
정민경 ‘되는 이야기’ 만드는 법
김찬현 막힌 곳을 뚫는 과학

참고 문헌
지난 호 목록

작가 소개

이솔

서강대 철학과에서 사르트르의 현상학적 이미지 이론을 분석한 「이미지란 무엇인가」로 석사 학위를, 사르트르와 들뢰즈의 이미지 이론을 비교 분석한 「이미지에 관하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르트르의 최초의 철학서인 『자아의 초월성』(공역)을 번역하고 『사르트르의 미학』(공저)을 출간했다. 서강대, 성신여대, 가톨릭대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사르트르와 유아론(solipsisme)의 문제」, 「사르트르와 들뢰즈에서 잠재성의 문제」 등이 있다. 가상, 이미지, 상상력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콘노 유키

한국과 일본에서 미술 전시를 보고 글을 쓰는 사람. 그래비티 이펙트(GRAVITY EFFECT) 2019 비평 공모에서 2위를 받았다. 「애프터 10.12」(시청각, 2018) 외 다수를 기획·공동 기획·협력했다. 기획전 「한국화와 동양화와」를 준비해 2022년 5월 일본에서 개최했고 다가오는 여름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윤정

덕성여대에서 문화인류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서울대에서 「시청자를 넘어 ‘랜선집사’ 되기」로 인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Virtual animal lovers in South Korea: Lan-cable butlers, their practices, and aective networks」가 있다. 한국의 미디어 사용에서 나타나는 젠더, 인간–비인간 동물 관계 그리고 사랑과 소통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신윤희

대중문화 연구가. 3세대 팬덤을 다룬 연구로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팬덤 3.0』과 함께 쓴 책 『페미돌로지』가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변함에 따라 팬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다. 동시대 사람들의 취향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천미림

전시를 만들고 미술을 쓰는 사람.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철학과에서 논문 『아담 스미스, 공감의 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인간과 기술의 상호 관계에서 발생하는 철학적 문제의식을 조형적으로 탐구하고, 미술 안에서 새로운 과학예술 융·복합 담론을 형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관심이 있다. 대학에서 미학과 과학기술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미술 관련 매체와 전시에서 다양한 텍스트를 생산 중이다.

허지우

법학전문대학원 전문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학부에서는 법학을 공부했다. 《오프 매거진(OFF MAGAZINE)》에 「아픈 여자 이론」과 「우울을 쓰기」를 번역해 싣기도 했다. 페미니즘과 퀴어 연구의 관점에서 법학과 관련된 글을 쓰는 일에 관심이 있다.

장유승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을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조선 후기 서북 지역 문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동아시아의 문헌 교류』(공저),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일일공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정조어찰첩』, 『영조 승정원일기』 등이 있다.

"장유승"의 다른 책들

조영일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 『세계문학의 구조』 등을 쓰고, 『세계사의 구조』, 『존재론적, 우편적』 등 여러 권의 책을 옮겼다.

정민경

2015년 첫 직장으로 미디어전문지 《미디어오늘》에 기자로 입사했다. 방송사와 언론사 등을 취재하다가 8년 차인 지금은 특정 출입처 없이 문화콘텐츠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잘 만든 콘텐츠를 보면 내 안의 냉소와 게으름이 사라지는 걸 느낀다. 그래서 삶의 동력을 주는 콘텐츠를 보면서 열심히 살고 싶어 한다. 비판을 잘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두고 왜 좋은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김찬현

시민 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부대표. 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CERN)의 반수소 원자 합성 연구에 참여해 석사학위를 받은 후 반도체 기업에서 소자 엔지니어로 일했다. 정치·사회와 과학의 관계 맺기에 관련한 정책 및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이다.

독자 리뷰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