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악몽을 그리는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앨프리드 히치콕, 르네 클레망, 빔 벤더스 등거장들이 거듭하여 영화화한매혹적인 어둠의 소설가 하이스미스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원제 Not One of Us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 옮김 민승남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2월 13일 | ISBN 978-89-374-8252-6 [절판]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변형 140x210 · 344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영화 <태양은 가득히>, <리플리>의 원작자로 알려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시리즈 중 하나인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하이스미스의 소설은 범죄와 살인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인간 심리에 대한 날카로운 이해와 실존주의적 세계관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 책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단란한 일상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잔혹한 중산층의 이중성이 폭로되며 불러 일으키는 비극을 열한 편의 단편을 통해 이야기한다. 스스로 고매한 인격과 교양을 갖춘 지식인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지닌 독선적인 편파성과 야수적인 가학성, 차가운 이기심을 폭로하는 표제작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 동네에 있는 으스스한 폐가를 통해 금기에 대한 환상을 다룬 <검은 집> 외 <고양이가 물어 온 것>, <바구니 짜기의 공포> 등 11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편집자 리뷰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단란한 일상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잔혹한 중산층의 이중성이 폭로되며 불러일으키는 비극하이스미스는 이 책에 실린 열한 편의 단편을 통해 선량해 보이는, 혹은 선량함으로 포장된 중산층의 숨겨진 욕망과 위선적 이중성을 폭로하고 있다.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는 스스로 고매한 인격과 교양을 갖춘 지식인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지닌 독선적인 편파성과 야수적인 가학성, 차가운 이기심을 폭로하는 이야기다. 어떤 사교 모임에 소속된, 소위 특권 계층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어느 날부턴가 모임 멤버 중 한 명이 자신들과 어울리기에는 너무 따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별다른 이유 없이 싹트기 시작한 이 생각은 점점 자라나 그에 대한 증오로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된다. 아무도 확실히 입 밖에 내어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이때부터 그들은 그를 괴롭히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한다. 이들은 원래부터 술 문제가 있었던 그로 하여금 술을 마시도록 부추기고 갓 결혼한 아내에 대한 험담을 함으로써 결국 이 남자가 알코올중독에 빠져 직장도 잃고, 아내로부터도 버림받고, 자살에까지 이르게 만든다.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은 자신들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일종의 쾌감을 느끼며 뿔뿔이 흩어진다. 「검은 집」은 일상 속의 환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금기에 관한 환상이라서 어둡고 신비스럽고 섬뜩한 분위기를 풍긴다.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 동네에 있는 으스스한 폐가, 검은 집은 죽음과 섹스를 상징한다. 한 무리의 중년 사내들이 주말마다 술집에 모여 검은 집에 대해 허풍을 떨며 소년 시절의 환상에 빠져 든다. 그들을 보면서 검은 집에 호기심이 동한 청년 티모시는 홀로 그곳을 찾게 되고 검은 집이 실제로는 검은색이 아니라 갈색이며 그저 오랜 세월 방치된 빈집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검은 집의 카리스마와 신비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함을 밝혀낸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폭로에 의해 환상이 깨어진 중년 사내 중 한 명의 주먹에 맞아 티모시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하이스미스는 짐짓 그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에 불과한 것처럼 묘사했지만 우리는 검은 집의 악령이 중년 사내를 이용해 그에게 응징을 가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품게 된다. 혹은 슬라보예 지젝의 분석처럼 티모시가 현실과 환상 공간 간의 차이를 제거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에게서 욕망을 접합할 수 있었던 장소를 박탈한 데 따른 벌을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목차

고양이가 물어 온 것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바구니 짜기의 공포 검은 천사가 지켜보다 네 삶을 경멸해 에마 C호의 꿈 노인 입양 로마에서 생긴 일 양손의 떡 연 검은 집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1921년 1월 19일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뉴욕으로 이주한 뒤 바너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라틴어, 그리스어를 공부했다. 첫 장편소설 『낯선 승객 Strangers on a Train』은 1950년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으며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옮겨졌다. 1955년 발표한 『재주꾼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는 하이스미스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작품으로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로 두 번이나 영화화되었다. 1961년 이후에는 주로 프랑스와 스위스에 거주하면서 단편 작가로 활동하였는데, 영어로 쓴 작품이 독일어로 먼저 번역, 소개될 만큼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이스미스는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두 사람은 112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정확히 같은 날, 같은 미국 땅에서 태어나 고국보다 유럽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공통점 또한 가지고 있다. 오 헨리 기념상, 에드거 앨런 포 상, 프랑스 탐정소설 그랑프리, 미국 추리작가 협회 특별상, 영국 추리작가 협회 상 등을 받았으며, 그 외 작품으로 『소금의 맛』(클레어 모건이라는 필명으로 출간되었다가 후에 『캐롤』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올빼미의 울음』, 『1월의 두 얼굴』 등이 있다. 1995년 2월 4일 스위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민승남 옮김

1965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완벽주의자』,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어쩌면 다음 생에』, 『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 E. M.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앤 타일러의 『아마추어 메리지』, 애니 프루의 『시핑 뉴스』, 잉마르 베리만의 『마법의 등』, 조이스 캐럴 오츠의 『멀베이니 가족』, 존 어빙의 『사이더 하우스』, 앤 엔라이트의 『개더링』 등이 있다.

독자 리뷰(2)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하이스미스의 매력
앤과길벗 201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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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2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