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독창적인 영국 소설가
앨리 스미스의 걸작 ‘사계절 시리즈’ 두 번째 권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사회, 정치적 맥박을 짚어내는
인류애와 화합에 대한 찬가!
가장 독창적인 영국 소설가
앨리 스미스의 걸작 ‘사계절 시리즈’ 두 번째 권
《타임스》 《가디언》 《옵서버》 《데일리 텔레그래프》 《이브닝 스탠다드》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현대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독창적인 소설가 앨리 스미스의 『겨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겨울』은 영국이 브렉시트라는 격변을 겪은 후 앨리 스미스가 영국 사회의 현재를 담아내기 위해 쓰기 시작한 ‘사계절 사부작’(『가을』『겨울』『봄』『여름』)의 두 번째 권이다. 사계절 사부작은 발표될 때마다 부커 상 후보에 오르거나(『가을』) 연이어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에 오르고, 《타임스》 《가디언》 《옵서버》 《데일리 텔레그래프》 《이브닝 스탠다드》 《뉴욕 타임스》 등 유수 언론으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현재 영국에서 출간이 마무리된 이 4부작 중 『가을』과 『겨울』이 국내에 출간되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작품들도 출간될 예정이다.
■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기적 같지 않은 기적 이야기
한 이방인이 찾아오면서 겨울은 봄의 가능성을 품게 된다
주인공 소피아 클리브스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중년 여성이다. 똑똑하고 세상사에 밝은 소피아에겐 아서 혹은 아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들이 있는데, 둘 사이는 늘 데면데면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트는 반려자인 샬럿을 데리고 소피아의 집을 찾아와 명절을 함께 보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아트는 사실 샬럿과 헤어진 상태다. 자신이 냉철한 중립자라고 믿는 아트의 이기적인 발언과 행동에 사회 참여적이고 헌신적인 샬럿이 분노를 터뜨리고 떠나버린 것이다.
한편 어머니인 소피아의 상황도 기이하게 꼬여간다. 얼마 전부터 소피아의 눈에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유령의 머리가 보인다.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며 그녀 곁을 결코 떠나려 하지 않는 머리통이. 소피아는 시력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 안경사를 찾기도 하지만, 결국 이 다정한 유령 머리를 그냥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면서 소피아는 점차 깊은 절망와 체념의 늪에 가라앉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 어머니의 집을 방문해야만 하는 아트는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이십대 초반의 여성 럭스에게 제안한다. 같이 어머니의 집에 가서 샬럿 행세를 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그리하여 아트와 가짜 샬럿인 럭스가 소피아의 집을 찾는데, 신경쇠약증에 빠진 소피아는 몸과 마음이 모두 엉망이다. 럭스는 소피아가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임을 깨닫고, 근처에 산다는 소피아의 언니 아이리스에게 연락하자고 제안한다.
아이리스와 소피아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자매다. 매사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정치적으로도 진보적인 아이리스는 평생 각종 정치 운동에 헌신하며 방랑자처럼 살아왔다. 이와 달리 소피아는 현실적이고 냉정한 사업가의 삶을 살았으며, 어느 순간부터 자매는 서로 연락을 끊었다.
아트의 연락을 받고 옛 집을 찾아온 아이리스, 가뜩이나 지금의 삶도 힘겨운데 버거운 언니까지 맞닥뜨리게 된 소피아, 곧 자신에게 놀라운 변화가 찾아오리라는 걸 알지 못하는 아트,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신비롭고 지혜로운 이방인 럭스. 이 네 사람이 한지붕 아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작지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
■ 브렉시트 이후 영국 사회가 마주한 최대의 질문
타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앨리 스미스의 사계절 사부작은 영국이 브렉시트 시대에 진입하며 마주한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이다. 미국 못지않게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현대 영국 사회는 일찍부터 인종 차별 문제에 직면해 있었으며, 이제 브렉시트의 여파로 이민자에 대한 증오와 혐오가 공공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온갖 국적의 자본과 이를 뒤따르는 사람들이 국가 경계를 넘나들던 세계화 시대에서, 이제 장벽을 세우는 포스트 브렉시트의 시대를 맞으며 영국 사회는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과 흡사한 혼란을 맞이했다.
앨리 스미스는 인종 차별, 여성 혐오, 성소수자 인권 등의 사회적 문제와 영국 사회가 직면한 모순의 맥을 세련되고 섬세하게 짚어나간다. 정치적으로 진보이든 보수이든, 사람은 각자 몫의 괴로움과 그 이유를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명확하게 설파한다. 이 사계절 사부작은 결코 격앙돼 있지 않으면서도 온유하고 강인한 목소리로 독자에게 ‘나’ 혹은 ‘우리’의 경계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앨리 스미스가 사용하는 소통의 도구는 ‘예술’이다. 『가을』에서 팔순이 넘은 게이 예술가 노인 대니얼과 십대 소녀 엘리자베스가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계기가 예술이었던 것처럼, 『겨울』에도 예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곳곳에 드러난다. 세속적인 소피아가 경험한 단 한 번의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 아트가 럭스를 통해 알게 된 셰익스피어의 작품 『심벨린』 등, 소설 속에서 예술은 인간의 의식을 확장하고 마음을 연결해주는 기적 같은 과정의 안내자로 등장한다.
■ 만약 크리스마스에 유령이 찾아온다면
크리스마스이브에 유령이 찾아와 삶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 우리는 이미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우화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앨리 스미스의 『겨울』은 찰스 디킨스의 우화가 지닌 틀을 빌려와 동시대 영국의 눈 덮인 시골 풍경 속에 펼쳐 놓았다. 삶의 무의미함과 타인에 대한 적대에 지쳐 피폐해진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정신을 통해 거듭난다는 단순한 모티프를 가지고 앨리 스미스는 영국의 근현대사를 날줄로, 그리고 현재의 모순을 씨줄로 하여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설을 직조했다.
1960년대부터 이어진 핵폐기 운동과 환경 운동의 역사, 그리고 이민자 문제와 각종 혐오로 얼룩진 현재의 처참한 상황. 평생을 저항의 정신으로 살아온 언니 아이리스와 1970년대 이후 영국 경제의 부흥을 상징하는 듯한 소피아, 이 두 사람이 노년에 이르러 화해에 다다르게 되는 자그만 기적은 소설 속 이방인인 이민자 출신의 젊은 여성 럭스로부터 비롯되었다. 타인에 대한 연민이나 사회적 연대의 의미를 모르고 살아왔으며 자신에게 그런 가능성이 있음을 믿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아트도 럭스로 인해 냉소와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아름다움과 연대의 힘을 믿는 성숙한 존재로 거듭난다.
트럼프 정부가 야기한 대혼란과 브렉시트의 후폭풍, 그리고 전 지구를 덮은 팬데믹의 카오스 속에서 예술가가, 혹은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제시하는 소설이 있다면 바로 앨리 스미스의 『겨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연결할 수만 있다면’이라는 전설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E. M. 포스터의 『하워즈 엔드』가 영국 사회의 계급적 분열을 극복할 희망에 대해 이야기했듯이, 앨리 스미스의 사부작, 그중에서도 『겨울』은 이 혼란의 시기, 엄혹한 한겨울을 지날 때. 우리에게 필요한 봄의 희망을 말하고 있다.
■ 추천의 글
찰스 디킨스도 인정했을 법한 강인함과 부드러움, 관용을 갖춘 소설. 《옵서버》
우아하고 짓궂으며 유쾌하다.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했던 유머와 행복, 희망이 깃든 소설. 《인디펜던트》
우울한 시대에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장난스럽고 기묘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뉴욕 타임스》
성공적인 소설들이 그러하듯 이 작품은 읽은 이의 뼛속에서 멈추지 않고 반향한다. 기지와 멜랑콜리, 슬픔과 기쁨, 지혜, 작은 사랑의 행위들, 그리고, 언제나처럼, 계절에 대한 경이로 반짝이는 작품. 《보스턴 글로브》
영민하게 설계되고 우아하게 쓰인 소설. 봄을 불러온다. 《이브닝 스탠다드》
■ 지은이·옮긴이
앨리 스미스 Ali Smith
1962년 스코틀랜드의 인버네스에서 태어났다. 애버딘 대학교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은 뒤 1995년 발표한 단편집 『자유 연애(Free Love and Other Stories)』로 데뷔작에게 주어지는 샐타이어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좋아해(Like)』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한 『호텔 월드(Hotel World)』(2001)는 언론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와 더불어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스코틀랜드 예술 협회 도서상과 앙코르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 쓴 『우연한 방문객(The Accidental)』 역시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동시에 휘트브레드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이후 이피스 신화를 토대로 재구성한 『소녀 소년을 만나다(Girl Meets Boy)』(2007)로 클레어 맥클린상과 르 프린스 모리스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데어 벗 포 더(There But For The)』(2011)를 발표했으며, 2017년부터 ‘계절 사부작’ 『가을(Autumn)』 『겨울(Winter)』 『봄(Spring)』 『여름(Summer)』을 연이어 출간해 문단과 언론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옮긴이 이예원
문학 번역가. 데버라 리비의 『살림 비용』과 『알고 싶지 않은 것들 』, 사뮈엘 베케트의 『머피』, 주나 반스의 『나이트우드』, 조애나 월시의 『호텔』, 앨리 스미스의 『호텔 월드』, 제니 페이건의 『파놉티콘』 외 다수의 소설과 그래픽 노블, 그림책과 어린이책을 한국어로 옮겼고, 김숨, 이상우, 천희란, 한강의 단편 소설과 황정은의 『계속해보겠습니다(I’ll Go On)』, 『디디의 우산(근간)』 을 영어로 옮겼다.
*『겨울』 종이책 1쇄 뒷표지와 본문 13쪽 둘째 줄의 문장 “낭만도 죽었다. 기사도도 역시…….”가 번역가의 원문과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2쇄부터는 원문대로 “낭만도 죽었다. 기사도도 죽었다.”로 바로잡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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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에듀 | 2024.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