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삶 La vie quotidienne

장 그르니에Jean Grenier | 옮김 김용기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10월 23일 | ISBN 978-89-374-0288-3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2x195 · 272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다루는 주제가 심오할수록 그 표현은 소박하다.

모든 숭고한 것들은 언제나 실망스러울 정도로

평이한 말들로 설법되는 법이다.”

 

“그르니에의 작품은 긴장, 까다로운 감수성,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평온함을 지니고 있어서

마치 독자가 무중력 상태에 빠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르 몽드》

 

“20세기 후반을 산 프랑스인이면서도 동양적 정서와 감수성을 갖춘

그르니에의 독특한 사유는 이따금 일상의 것들을

삶과 죽음이라는 자못 숙명적인 주제와도 결부한다.”

―김용기(옮긴이)

편집자 리뷰

■ 일상이 사라진 시대를 향한 위로

장 그르니에 선집 4 『일상적인 삶』 개정판 출간

 

1997년 8월 첫선을 보인 이래 이십삼 년간 독자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 온 장 그르니에 선집이 2020년 10월, 번역도 디자인도 새롭게 단장한 개정판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장 그르니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학자이자 에세이스트로, 다수의 미술서와 에세이집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미학에 대한 소신을 전달해 왔다. 장 그르니에 선집 4권 『일상적인 삶』은 ‘여행’, ‘산책’, ‘수면’, ‘독서’ 등 일상적인 행위와 ‘포도주’, ‘담배’, ‘향수’ 등 생활 속의 사물을 포함하는 총 열두 가지 주제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들여다본다. 차분하고 관조적인 태도로 그르니에가 전하는 메시지는 일상을 잃어버린 코로나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따뜻한 울림을 전해 줄 것이다.

 

 

■ 일상의 이면을 통해 삶의 정면을 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닐까?” (57쪽)

 

그르니에는 사람들이 무심히 스쳐 버리는 일상의 편린들 하나하나에도 독특한 시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철학적인 사색을 펼친다. 이런 태도는 일상을 채우는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들을 가만히 관조하게 만든다. 가령 「산책」을 이야기할 때는 먼저 ‘산책하다(promener)’라는 단어가 쓰이는 상황을 예로 들며 사람들이 별생각 없이 사용하는 어휘들의 기본적인 의미를 환기시킨다. 나아가 산책의 목적을 친교, 철학적 대화, 자연과의 교감 등으로 나누어 각각의 양상을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들을 통해 그르니에는 산책이란 단지 “곧장 걸어 나갔다가 왔던 길로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행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의도적인 공백’을 만들어 주는 행위라고 결론 내린다.

 

‘산책’에 대한 결론은 이 에세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르니에는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을 가만히 관조함으로써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가고, 궁극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 깨치도록 독려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라고, 일상 속에 매몰되어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이 발붙이고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 보라고 속삭인다. 예를 들어 「고독」이라는 장에서는 “가까이 있는 사람은 견디지 못하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사랑이 넘쳐 날 수도 있다.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보여 주는 아량과 억압받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가 느끼는 연민은 실상 많은 경우 하나의 알리바이에 지나지 않는다. 멀리 있는 자들을 향한 사랑으로 양심을 편안하게 만들기는 쉬운 노릇이다.”라며 ‘가까이 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환기한다.

 

하지만 그르니에는 「비밀」에서 우리들의 일상이 시간적으로 유한함을 분명히 상기한다. “매우 뜻밖의 사실이지만 비밀은 그 본질상 잠정적이고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여행이나 산책 등 일상의 활동들 대부분이 이렇듯 다 덧없다. 이것들은 결국 스스로 소멸하거나 폐기되고야 마는 행위들이다.” 이렇게 언젠가는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존재 자체가 소멸해 버리는 당연한 운명 앞에서도 그르니에는 생의 이면 속으로 파고든다. 이런 태도의 근저에는 삶의 허무를 껴안는 지극한 사랑이 있다. ‘비밀’을 갖는 것은 아름답지만, 누군가 그것을 알아주는 것은 더욱 소담스럽다는 그의 말처럼, 우리의 일상은 은폐와 발견, 덧없음과 충만함, 실망과 희망이 교차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삶’과 동의어이다.

 

 

■ ‘당신의 일상은 안녕하신가요…?’ 그르니에가 물었다

 

“그렇지만 나는, 중요하지 않은 온갖 것들로부터 우리를 풀어놓아 주는 자정을 사랑하며, 정오가 오면 우리 자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제공하는 자정을 사랑한다.” (267쪽)

 

이 책은 한마디로 여행이 사라진 시대의 여행기다. 최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록 물리적인 공간을 이동하며 풍경에 감응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를 매일 다르게 감각하며 ‘일상 여행자’로 살아갈 수 있을지 지혜를 건네준다. 이 책의 김용기 역자는 “2019년 말 아시아 대륙 한가운데서 시작된 하나의 사건 (……) 한 영장류가 누려 온 과도한 번영에 대한 응보 같기도 한 낯선 풍경의 한가운데서 출판사는, 그르니에의 감성과 언어를 다시 다듬어서 간추려 보려는 시도를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개정판 작업을 시작하고 반 년이 흐르는 동안 코로나는 더욱 깊숙이 우리의 삶을 침범했고 우리는 어느 때보다 ‘살아간다는 것’에 진지해졌다. 20세기 후반을 산 프랑스인이면서도 동양적 정서와 감수성을 갖춘 그르니에는 이따금 일상의 것들을 삶과 죽음이라는 숙명적인 주제와도 결부하는데,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멈춰 휴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의도적인 멈춤이야말로 여행자의 태도가 아닐까? 『일상적인 삶』은 그르니에의 관조적인 사유와 희망이 담긴 에세이로,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꼭 맞는 위로를 전해 줄 것이다.

 

 

■ 장 그르니에 선집 4종 『섬』, 『카뮈를 추억하며』, 『어느 개의 죽음』, 『일상적인 삶』

우리 시대 참스승의 메시지를 새 디자인, 새 번역으로 만나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장 그르니에 선집 4종은 1997년 8월 첫선을 보였으며,(선집 1 『섬』, 선집 2 『카뮈를 추억하며』, 선집 3 『어느 개의 죽음』, 선집 4 『일상적인 삶』) 한 세기가 넘도록 독자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에 『섬』을 필두로 장 그르니에 선집 네 권 모두 개정판으로 출간하여 독자들에게 가을 선물처럼 다가가려고 한다. 이번 개정판 장 그르니에 선집 4종은 기존에 수록된 번역을 전면 수정 및 새로 번역하여 현대적 언어 감각과 번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디자인도 바뀌었다. 선집 4종 모두 에토프에서 작업한 산뜻한 일러스트를 표지 디자인에 반영하여 친근함과 새로움의 이미지를 돋보이게 했다. 여기에 1997년 판 특유의 공허하고 고요한 느낌도 남겨 두어 비우고 감추고 섬세한 물성을 지닌 선집이 되도록 했다. 알베르 카뮈가 존경하던 스승 장 그르니에의 아름다운 에세이들을 새 디자인, 새 번역으로 만나 보자.

 

장 그르니에 선집(개정판)

 

1 섬 LES ILES 김화영 옮김

: 카뮈의 스승 장 그르니에가 주변의 이웃을 바라보고, 함께 살던 반려묘의 죽음을 지켜보며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여행을 성찰하며 써 내려간 에세이.

 

2 카뮈를 추억하며 ALBERT CAMUS 이규현 옮김

: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카뮈가 세상을 떠난 뒤 스승 장 그르니에가 쏟아지는 질문들에 답하다. 알베르 카뮈의 소소한 습관부터 그의 작품을 관통했던 사상과 철학까지, 카뮈라는 한 인격체의 미세한 윤곽을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그려 나간 회고록.

 

3 어느 개의 죽음 Sur la mort d’un chien 윤진 옮김

: 떠돌이 개로 거리에서 처음 만나 삶을 함께하게 된 반려견 타이오를 회상하는 이야기.

타이오를 추억하며 그르니에는 죽음이 야기한 고통, 그의 부재가 남긴 슬픔을 애도한다.

 

4 일상적인 삶 La vie quotidienne 김용기 옮김

: 여행, 산책, 수면, 독서 등 일상의 평범한 행위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들여다본다. “주제가 심오할수록 그 표현은 소박하다.”라고 말하는 장 그르니에의 ‘일상론’이자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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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적인 삶』 본문 중에서

 

[여행]

 

여행은 그 의도적인 성격으로 인해 단순한 장소 이동 이상의 무엇이 된다. 여행 가방은 비록 여행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가방이 여행하는 것은 아니다. 동물도 여행을 한다면 어떤 의미에서 그럴 수 있을까?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간다는 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새장 속의 앵무새는 다만 주인과 함께 장소 이동을 할 뿐이다. 그러나 철새는 여행한다. (12쪽~13쪽)

 

[산책]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 것에 도달하게 해 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닐까? (57쪽)

 

[포도주]

 

“사랑은 인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인식이 완전해질수록 사랑도 한층 위대해진다. 빛이 태양에서 오는 것처럼 사랑은 참된 앎에서 온다. 그 앎은 사랑하는 자를 사랑받는 자로 나아가 사랑 그 자체로 변화시킨다. (67쪽~68쪽)

 

포도주는 어쨌거나 승화(……)의 대상이다. 우리가 승화라는 말을 이처럼 한번 모호하게 써 보면 현실과 이상이 다정하게 섞일 수도 있으리라. 이 혼동으로부터 출발하여 혼융에 이를 수 있는 자 행복하여라! (75쪽)

 

[담배]

 

내가 담배를 피움으로써 세계가 내 속으로 흡입되며 그럴 때 나는 세상을 단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소유하게 된다. 나를 둘러싸고 있으나 결코 내 것이 아닌 이 견고한 세계를 담배를 태움으로써 내 것으로 전환시킨다. 왜냐하면 내가 그 견고한 세계를 연기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86쪽)

 

구토증, 현기증, 질병의 위협, 가격 인상 등 이 모든 것이 다 소용없다. 담배를 끊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사르트르가 썼듯이 담배와 세상을 굳게 결합하고 있는 그 상징의 끈을 잘라 버리는 일이다. (88쪽)

 

[비밀]

 

당신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당신에게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남이 알아주는 것은 더 소담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그게 비밀인지조차 모르는 바에야 그 비밀의 내용이 잘 지켜진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103쪽)

 

비밀이란 미래를 향해 존재하며 온 힘을 다해, 발각되려고 몸부림친다. (105쪽)

 

[침묵]

 

통증에 시달리는 자에게 침묵이 어떤 내적인 완화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은 사실이다. 침묵은 망각을 돕는다. 우리를 갉아먹는 까닭 모를 내적인 고통을 침묵시키려면 그저 침묵하기만 하면 될 때가 많다. 우리 마음속의 고통은 우리가 내뱉는 말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135쪽)

 

[독서]

 

우리는 사소한 저작들이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남는 어떤 기념비를 세울 수 있는 저작들을 읽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꼭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우리 속에 남기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독서의 목적은 삶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152쪽)

 

도서관이나 서재는 나에게도 하나의 피난처였다. 책으로 꽉 들어찬 벽들이 나를 둘러싸서 보호해 주던 그 순간 세상의 그 무엇도 나를 공격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159쪽)

 

[수면]

 

태양 아래에서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선택하는 데 그치지만, 밤이 되면 우리는 그것을 창조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189쪽)

 

역사를 꿈의 집합에 견주고 어느 한 시대에 걸쳐 인간들이 꾼 꿈을 한데 모을 수만 있다면 바로 거기에서 그 시대정신의 정확한 모습이 떠오를 것이라 생각한 헤겔에게 일리가 있다 할 것이다. (191쪽)

 

[고독]

 

모든 소통은 흔히 ‘인격’이라 부르는 것들을 전제한다. 그게 아니라면 거기에는 병렬이나 얽힘 혹은 상호 침투는 있을지언정 결코 주고받음은 없을 것이다. 이 주고받음은 결국 한 인격을 다른 인격 속으로 이동시켜서 그 인격은 자신이 아니라 타자 속에서 살게 된다. 사람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자기 삶의 근간을 자기가 아니라 타자에게 두는 이른바, 자기로부터의 탈출이다. (203~204쪽)

 

[향수]

 

향수는 감성의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향수보다 더 개인적인 것은 없다. 향수에도 유행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어느 것을 공통적으로 좋아하기도 한다는 사실도 이 원칙과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그건 각각의 시대가 자신을 표현해 내는 방식일 테니까. (214쪽)

 

[정오]

 

인간은 금지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성역을 만든다. 동일한 것, 동일한 행동이 금지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거룩한 신성의 발현이 된다. 정오의 시간이 감히 어길 수 없는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은 그 두 가지 의미 모두에서 그렇다. (232쪽)

 

정오는 낮의 한가운데이며, 시계의 두 바늘이 합쳐지는 시간이며, 태양이 그 행로의 절반 지점에 이르는, 아니 적어도 그렇다고 여겨지는 순간이다. 정오는 나눔의 상징이며 더 간단하게는, 절반씩 나눔 그 자체이다. (234쪽)

 

[자정]

 

그렇지만 나는, 중요하지 않은 온갖 것들로부터 우리를 풀어놓아 주는 자정을 사랑하며, 정오가 오면 우리 자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제공하는 자정을 사랑한다. (267쪽)

목차

여행 8

산책 35

포도주 58

담배 76

비밀 93

침묵 113

독서 137

수면 167

고독 193

향수 211

정오 227

자정 242

 

옮긴이의 말 262

작가 소개

장 그르니에Jean Grenier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장 그르니에는 1898년에 파리에서 태어나 브르타뉴에서 성장했고, 파리 고등사범학교와 소르본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1922년에 철학 교수 자격증을 얻은 뒤 아비뇽, 알제, 나폴리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누벨르뷔프랑세즈(NRF)》 등에 기고하며 집필 활동을 했다. 1930년 다시 알제의 고등학교에 철학 교사로 부임한 그르니에는 그곳에서 졸업반 학생이던 알베르 카뮈를 만났다. 1933년에 그르니에가 발표한 에세이집 『섬』을 읽으며 스무 살의 카뮈는 “신비와 성스러움과 인간의 유한성, 그리고 불가능한 사랑에 대하여 상기시켜” 주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었고, 몇 년 뒤 출간된 자신의 첫 소설 『안과 겉』(1937)을 스승에게 헌정했다. 그르니에는 1936년에 19세기 철학자 쥘 르키에 연구로 국가박사학위를 받았고, 팔 년간의 알제 생활 이후 릴, 알렉산드리아, 카이로 등지의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말년에 소르본 대학교에서 미학을 가르치다가 1971년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철학적 사유를 담은 책들을 발표했으며, 현대 미술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다수의 미학 분야 저술들을 남겼다. 그르니에의 사상은 흔히 말하는 철학적 ‘체계’와는 거리가 있고, 실존주의적 경향을 띠고는 있지만 다분히 회의주의적이고 관조적인 철학이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장 그르니에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들은 무엇보다 철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것을 일상적 삶에 대한 서정적 성찰로 확장시킨 산문집들이다. 그 출발은 물론 그르니에가 알제리 시절에 세상에 내놓았고, 1959년에 몇 개 장(章)이 추가된 개정판이 『이방인』(1942)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카뮈의 서문과 함께 출간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던 『섬』이다. 그 외에도 그르니에는 『어느 개의 죽음』(1957), 『일상적인 삶』(1968), 『카뮈를 추억하며』(1968) 등의 에세이집을 남겼고, 카뮈와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은 『알베르 카뮈와의 서한집』(1981)도 그의 사후 출간되었다. 포르티크 상, 프랑스 국가 문학 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용기 옮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몽펠리에 폴발레리 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수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연구 논문으로 「계몽의 낙관주의와 디드로의 생물학적 사유」 등이, 옮긴 책으로 『어린 왕자』, 『시간으로부터의 해방』(공역) 등이 있다.

독자 리뷰

독자 평점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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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그의 글은 고유한 느낌이 있다.

밑줄 친 문장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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