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사카 고타로를 주목하라
고양이와 전쟁,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계의 비밀에 대한 소설
이 시대와 이 세상을 관통하는 놀라운 우화가 펼쳐진다
언제나 전복적 상상력으로 당신을 ‘일깨우는’ 이야기꾼, 이사카 고타로. 그가 이번에는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우화를 들고 우리 곁을 찾았다. 책장을 연 순간, 예상을 수도 없이 배신하며 전율을 선사할 빨려들 듯 생생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평범한 공무원인 ‘나’를 실은 낚싯배가 거센 파도를 만나 표류한 끝에 당도한 곳은 아주아주 이상한 세계. 그곳에는 말을 할 줄 아는 고양이와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밤의 나라’, 그리고 깊은 삼나무 숲 속에 산다는 걸어 다니는 나무 쿠파의 전설이 기다리고 있었다. 쓰러져 있던 ‘나’를 발견한 작은 고양이 톰은 내 가슴 위에 올라앉아 기나긴 전쟁 중이던 ‘밤의 나라’에 어느 날 갑자기 쳐들어온 철국의 기이한 병사, 고양이를 위협하기 시작한 쥐, 잠깨서는 안 될 계절에 일어난 독충,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나타나 사람들을 구한다는 ‘쿠파의 병사’가 빚어낸 신기한 사건들을 들려준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엄청난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던 나에게 톰은 불쑥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우리를 위해서 싸워 줄 수 있겠냐?”
흥미진진한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읽어 내려가는 가운데, 페이지 너머 밝혀질 치명적인 진실. 어딘가 이상하게 친숙하면서도, 그 누구도 읽어 본 적 없는 그런 파격적인 스토리가 찾아온다. 집필 기간 3년여, 순문학과 대중문학을 넘나들며 젊은 독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젊은 거장의, 영혼을 담은 대작 장편소설.
▶ 소설 가운데서도 신작 장편이라는 것은 독자였던 시절이나 스스로 책을 내게 된 지금이나 변함없이 특별합니다. – 이사카 고타로
▶ 이야기 장인 이사카 고타로가 선보이는 보다 상징적이고 보다 의미가 깊은 작품. – 《닛케이 신문》
■ 말하는 고양이가 들려주는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다른 세계 이야기’
책장을 넘기는 손을 놓아주지 않는 이사카 고타로의 본격 판타지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가장 첨예한 문학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 그의 이번 작품은 ‘밤의 나라’라는 하나의 세계를 손에 잡힐 듯 그려 낸 상상력과 섬세한 설정 외에도 쉴 새 없이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과 예상을 뒤엎는 서술 트릭으로 다음 장을 기다리기 어려운 흡인력을 자랑한다.
성벽에 둘러싸여 고립된 채 8년이나 외부의 적국과 전쟁을 치르던 나라에 갑자기 고해진 패전 소식. 당당하게 입성한 지배자 철국 병사들은 얼굴에 얼룩덜룩한 칠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한 명씩 한 명씩 주민들을 자신들의 아지트로 연행해 가는 그 병사들은 과연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한편 태고로부터 지금까지 얌전히 고양이에게 학살되어 가던 쥐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 고양이에게 정당한 요구를 한다. 고양이의 본능을 누르고 쥐를 잡지 말라는 그 요구는 과연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일까? ‘밤의 나라’ 저편에 있는 오래된 삼나무 숲에는 1년에 한 그루만 변이해서 태어난다는 쿠파의 전설이 떠돈다. 걸어 다니는 나무 쿠파를 막기 위해 오랜 세월 마을에서 차출되었던 ‘쿠파의 병사’들. 하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순간 몸이 투명하게 변한 ‘쿠파의 병사’들이 나타나 모두를 구해 줄 거라고 하는데……. 과연 그 전설은 사실일까? 이 모든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준 이상한 고양이 톰은 자신들의 전쟁에 함께해 달라고 한다.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서 과연 어떤 능력을 보고 톰은 그런 부탁을 한 것일까?
신비한 사건들은 저마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부르고, 하나의 답이 나오는 순간 그 답에 또 다른 의문이 꼬리를 문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손을 멈출 수 없게 하는 노련한 작가의 필치. 모든 비밀이 남김없이 밝혀지는 최후의 순간, 우리는 전율에 가득 차 지금까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전부 한 점으로 집중되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내가 싸우고 있는 전쟁’의 참모습은 무엇인가,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결국 이야기 속 수수께끼가 전부 풀린 뒤에 독자들의 마음속에 남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자신을 향한 질문이다.
작품의 힘과 이야기의 재미 가운데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은 작가의 치밀함과 역량이 돋보이는 대작 판타지 『밤의 나라 쿠파』는 이 여름, 가장 환상적인 독서 체험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읽는 즐거움과 읽은 후의 감동을 둘 다 놓칠 수 없는 독자들이라면 지금 당장, 만나 보시기를.
■ 도처에 숨어 있는 문학적 오마주와 혁명적인 메시지,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를 매료시킬 젊고 빛나는 재능!
이사카 고타로의 팬이라면 이 작품을 펼치자마자 무명의 작가를 단숨에 유망주로 급부상시킨 성공적인 데뷔작 『오듀본의 기도』를 떠올릴 것이다. 현실 세상에서 갑자기 표류해 온 평범한 주인공, 말하는 동물, 외부와 고립된 신비한 세계,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사건들. 그 모든 공통점의 한편으로 작가 인생 12년에 걸쳐 더욱 깊고 풍부해진 언어로 그려 낸 본격 판타지인 이 작품은 데뷔작처럼 번득이는 참신함에 작가로서의 원숙함이 더해진 이사카 고타로 문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오에 겐자부로의 『동시대 게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등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는 위대한 문학 작품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가 도처에 돋보인다. 개성 넘치는 우화적인 작명, 1인칭으로 서술되는 고양이의 시점, 거인 전설에 대한 묘사를 지극히 자연스럽게 하나의 작품 안에서 녹여 낸 작가의 역량은 팬들뿐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모두를 경탄하게 할 만하다.
한편 꾸준히 거대 권력 앞에 선 일개 개인의 목소리에 주목해 온 그의 시선은 변함없이 젊고 혁명적이다. 수수께끼의 존재 쿠파에 맞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고향을 떠나 외로운 전쟁에 뛰어든 ‘쿠파의 병사’들. 마을이 위험에 처한 순간 나타나 소리도 모습도 들키지 않고 모두를 지켜 낼 것이라는 오랜 전설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 우리는 작가가 꿈꾸는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진면목을 함께 바라보게 된다. 결국 세상을 지키는 것은 한두 명의 영웅이 아니라, 돌아가야 할 곳을 지키기 위해 이름 없이 전쟁을 치르는 모든 이의 역할이라는 것, 그리고 세상을 지켜 냈다는 영광 역시 이 이름 없는 자들의 몫이라는 것.
‘삶을 바꾸는 문학’을 표방하며 지배와 피지배, 강자와 약자, 갈등의 역학에 주목하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 『밤의 나라 쿠파』는 그 어느 때보다 불온한 은유로 가득하다. 이 작품에서 모든 갈등은 저마다의 층위를 보여 주고 있다. 강대국과 약소국의 갈등, 고양이와 쥐의 갈등, 쥐와 곤충의 갈등, 나아가 거대한 나무 쿠파와 작은 인간의 갈등까지……. 작은 자들의 이야기에서 거대한 규모로 확장되는 이 갈등의 구조 안에서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과 우리보다 작은, 혹은 큰 사회의 부조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누구든 자기보다 작은 존재에 관해서는 의식이 흐려지기 마련인지도 몰라. 하지만 누구나 자기가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며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네,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하고 쥐는 성실하게 생각에 잠겼다.
- 본문에서
똑똑한 네 살짜리 고양이 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와 그 세계에서 벌어진 전쟁과 전쟁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의 천태만상을 통해 평범한 공무원 ‘나’는 과연 그곳에서 어떤 진실을 발견하게 될 것인가. 『밤의 나라 쿠파』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야기를 전복하는 짜릿한 반전과 뛰어난 고전에 결합시킨 놀라운 상상력, 그리고 그 안에 절묘하게 심어 둔 지금 이 순간 가장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이사카 고타로라는 젊은 재능의 무시무시한 반짝임을 보여 주는, 놓쳐서는 안 될 한 편의 걸작이다.
■ 줄거리
눈을 떠 보니 가슴 위에는 작은 고양이 톰이 앉아 있었다.
고양이의 이름이 어떻게 톰인 줄 알았느냐고? 그거야 고양이가 직접 얘기해 줬으니까……!
따분한 인생을 보내던 센다이 시의 공무원인 ‘나’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 충격으로 낚싯배 한 척에 몸을 싣고 바다낚시를 떠났다가 그만 거센 파도에 표류하고 만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곳은 낯선 풀 숲.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말하는 고양이 톰은 ‘나’에게 자기 나라에서 일어난 놀라운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높은 성벽에 둘러싸인 ‘밤의 나라’, 8년이나 전쟁 중에 있던 강대한 나라 ‘철국’. 그러나 전쟁은 철국의 승리로 끝나고 고요한 거리에는 철국 병사들이 쳐들어왔다. 생전 처음 보는 말이라는 짐승과 총이라는 무기에 주민들이 당황하는 것도 잠시,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나타나 사람들을 구해 줄 것이라는 전설 속 존재 ‘쿠파의 병사’가 돌아왔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거리의 소요는 더욱 심해지는데…….
말하는 고양이 톰의 황당한 이야기 속에 숨은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자신이 있던 세계로 과연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고양이와 전쟁과 세계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
오늘, 그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이 시작된다.
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
[밤의 나라 쿠파] 현실을 잊게하는 이상한 나…
|
돈다돌아 | 201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