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여기 아내와 가난하게 살아가는 대령이 있다.

정부가 전쟁의 생존자들에게 약속했던 연금 소식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매주 매주 우체국에 가지만 약속했던 연금 관련 편지는 오지 않는다.

그러면 살아가기 위해 무엇인가 대책을 세워야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하지않고 편지만 기다린다.

아들마저 군인에게 살해되고 ,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아내는 마지막 남은 싸움닭이라도 팔고 어떻게든 살려고하는데 대령은 동의하지 않는다.

대령은 체면을 유지하려하고, 나라를 믿고, 정치 문제에 대해서 잊지 못하고,

연금 편지를 기다린다.

이 답답한 상황을 어쩌면 좋을까?

둘은 자주 부딪혔고, 결국 아내는 폭발한다.

마지막에 아내가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사냐는 질문에

대령이 외치는 한마디 “똥”.

마지막 외침에 처음에는 “픽”하고 웃고 말았지만 곧이어 그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대령도 그동안 참아왔던 상황이 “똥”에 비유할 만하다고 스스로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니였을까?

알고 있음에도, 앞으로도 또 그렇게 편지를 기다리고, 나라를 믿겠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 희망마저 버리면, 편지를 기다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정말 끝나버릴 거 같아서 그런것일까?

정치적 상황도 다 잊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아내에 비하여

대령은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희망”이라는 것에 모든 것을 걸은 듯하다.

현실이 너무 고통스러우면 “희망”이라는 것 뒤에 숨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눈앞에 있고, 가족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런 남편이 부인은 얼마나 답답할까?

한편으로는 이렇게나 산다는 게 힘든 것일까 싶기도 하다.

고집스러워 보이는 대령의 모습이 담긴 표지.

이제 그만 편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빨리 현실을 직시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