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 2011년 3월 18일

처음부터 끝까지 부조리하고 무미건조함이 충만(?)한 남자 뫼르소.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무미건조하다.

장례식장에서도 눈물은커녕 운구차 뒤를 따라가면서도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만 탓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시신)를 보고 싶냐는 요양원 원장의 물음에도 ‘안보겠다’고 말하는 남자.

장례를 마친 다음날은 얼마전 회사를 그만둔 동료 마리와 만나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하며 사랑을 나누는 남자.

친구조차 없던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레몽이란  남자와 친구가 되고, 그러다 우연히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뫼르소는 죄책감도 없이 무덤덤하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서도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마리가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도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답하는 남자다. 모든게 의미 따윈 없는 남자. 대체 뫼르소에게 의미란 무엇인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삶의 의욕이라고는 없어 보이는데 딱 하나 의욕을 보이는 건 좋아하지만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한 마리에게 욕정을 느끼는  것.

하지만 교도소에 간 뫼르소는 그곳에서 자유가 없는 교도소 생활을 실감하며 결국엔 정신을 차리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그러면서도 그를 도우려는 변호사나 재판관, 사제의 설득에도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는 뫼르소의 세계는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뫼르소는 소외되고 만다.

뫼르소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무관심, 즉 이방인이다. 그의 친구 레몽의 거짓 증언 부탁도 엄마의 장례식에서도 오히려 장례가 끝나면 푹 잘 수 있다는 기쁨을 느끼고 슬픔이건, 안도감이건 모두가 그에게는 무심하고 무관할 뿐이다.

의미 없는 삶이 얼마나 고독하고 불행한지, 자신의 의미조차 찾으려하지 않았던 그는 아마도 외롭고 허무한 이방인이지 않았을까…

끝없이 언급되는 뫼르소의 뜨거운 태양은 과연 무엇을 의미했던 것일까? 혹 그렇게 내리쬐던 태양이 뫼르소를 옥죄어 오고 있었던건 아니였을까…

책을 덮고도 나역시 뫼르소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의 무미조건하고 무기력한, 암울한 그의 삶만이 나를 가라앉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