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우리는 수많은 얼굴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얼굴, 직장에서의 얼굴, 동호회 또는 낯선 버스안에서의 얼굴. 장소만 변해도 또 다른 얼굴을 볼 수있는데, 그럼 어떤 모습이 나를 온전하게 나타내 주는 것일까? 하물며, 다양한 현실 이면의 무의식의 모습까지 고려한다면, 꿈과 현실 모두를 아우르는 총체적 모습의 정체성이란,

결국 복잡할 수록 별 것 아니라는 신념을 기반으로 이해하면, 아무것도 아닌 무의미 다시 쿤데라의 이야기로 회귀된다. 무의미한 일상을 소중히 즐겨라, 사랑하는 사람의 다른 모습을 보려는 욕망을 버리고, 기다리고 있는 건 질투 뿐일테니,

‘불멸’에서 쿤데라가 언급했듯이 ‘불멸’하는 것은 개체로서의 자아가 아니라 자아에 깃든 ‘몸짓’이라는 것 . 언제나 그렇듯이 쿤데라의 소설은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