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도서 2] 『클라우드 쿠쿠랜드』

★추천 도서★

★ 두번째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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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쿠쿠 랜드』

입체

700년의 시간, 다섯 명의 인물… 그리고 한 권의 책

“한 권의 책은 앞서 산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안식처야.
하지만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는다.

보호하지 않으면 세계 밖으로 빠져나가 버리지.
그리고 책이 세계 밖으로 사라질 때, 기억은 다시 한번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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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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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었던 책들 중 가장 크고 가슴 벅찬 이야기.
한 권의 책이 수천 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살아남고 다른 시공간을 사는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 책을 발견하고, 읽고, 자신의 세계를 다시 넓히며 책과 이야기의 영원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특히나 저는 15세기 콘스탄티노플에 사는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요. 도시의 안과 밖에서 운명처럼 얽혀 마주치는 둘의 삶은 아름답고 슬프고 다정해서 전작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의 소년과 소녀를 좋아하셨던 분들이 하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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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앤서니 도어의 최신작

버락 오바마, 《타임》, 《뉴욕 타임스》, NPR,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올해의 책’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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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
미래 세대에 무엇을, 어떻게 전승할 것인가 질문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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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으로 2015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앤서니 도어의 최신작. 실존했던 고대 그리스의 작가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가 쓴 가상의 작품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중심으로 700여 년의 시간을 오가며 다섯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퓰리처상 수상 이후 작가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출간 후 독자와 언론으로부터 한결같은 지지를 받았고 그해 말 《타임》, 《뉴욕 타임스》, NPR 등 유수의 언론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2022년 전미 도서상, 카네기 메달, 데이턴 문학 평화상, 아일랜드 더블린 문학상 등의 후보에 올랐으며, 프랑스에서 그해 번역 출간되는 미국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미국 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클라우드 쿠쿠 랜드(Cloud cuckoo land)’는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 말로, 이 소설에서는 동명의 그리스 소설 속 주인공이 찾아 떠나는 유토피아와 다섯 주인공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닿고자 하는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의미한다. 15세기 콘스탄티노플의 고아 소녀와 불가리아 산속 마을의 언청이 소년, 21세기 미국의 동성애자 노인과 자폐 스펙트럼 소년, 그리고 22세기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아 성간 여행 중인 우주선 안 소녀까지,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소외된 소수자들로, 더 나은 현실을 향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절실한 순간 각자 고대 그리스 소설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만나고, 그 책을 등불 삼아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간다.

일견 복잡해 보이는 구성과 거대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앤서니 도어의 장기인 유려한 구성과 적확한 순간 감정선을 건드리는 아름다운 문장, 효과적인 장면 배치 덕분에 긴 분량의 소설이 물 흐르듯 읽힌다. 매 챕터를 여는 「클라우드 쿠쿠 랜드」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공명하고 서로 겹치지 않는 시공간을 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이는, 정교한 시계 장치가 작동하는 듯한 순간들은 드문 독서의 쾌감을 선사한다. 거기에 야금술, 기후 변화, 에코 테러리즘,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오스만 제국, 경제 위기 등등, 다채로운 주제들을 섬세하게 녹여 내어 소설이 한층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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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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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의 책은 앞서 산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안식처야.
하지만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는다.
보호하지 않으면 세계 밖으로 빠져나가 버리지.
그리고 책이 세계 밖으로 사라질 때, 기억은 다시 한번 죽는다.”

700년의 시간, 다섯 명의 인물… 그리고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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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설의 첫 장을 여는 인물은 우주선 아르고스호에 탑승 중인 소녀 콘스턴스다.
인류가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새로운 터전을 향해 미션 여행을 떠난 지 65년. 콘스턴스는 인공지능 시빌만 있는 방 안에서 혼자 지낸 지 일 년이 다 되어 간다. 소녀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고대 그리스의 산문 설화 『클라우드 쿠쿠 랜드』에 관한 사실을 옮겨 적은 종잇장들이다.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서기 1세기 말경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라는 작가가 어느 무덤에서 발견한 서판에 적혀 있는 이야기를 다시 쓴 것으로, 그 무덤은 사람과 당나귀, 물고기, 까마귀로 산 아이톤이라는 양치기가 묻혀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2) 그리고 장면이 전환되어 2020년 2월 말, 미국 아이다호주 레이크포트.
여든 살이 넘은 노인 지노는 눈길을 헤치고 다섯 명의 5학년 학생들과 공공 도서관으로 향한다. 내일 밤 그와 아이들은 연극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바티칸 도서관에서 『클라우드 쿠쿠 랜드』의 필사본이 발견된 후 아마추어 번역가인 지노는 그 텍스트를 영어로 옮기는 데에 전력을 다했다. 외로웠던 어린 시절, 연고 없는 이곳에 온 후 그를 유일하게 환대해 준 공공 도서관에서 그는 호메로스를 알게 되었고, 이후 한국 전쟁에 참전하고 포로수용소에서 고전 문학을 가르치는 영국인 렉스를 만나 고대 그리스 문학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동시에 그에게 사랑을 느꼈다.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지금, 이루지 못한 사랑을 돌이켜보며 그는 다시금 가슴이 벅차오른다. 긴 세월을 건너, 책의 힘에 이끌려 여기까지 온 것이다.

3) 도서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길가의 자동차 안.
고등학생 시모어는 폭탄 테러를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다. 목표로 삼은 곳은 레이크포트 공공 도서관. 그곳의 사서 덕분에 사랑하는 큰회색올빼미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되었지만, 부동산 건물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곳이 도서관이다. 그는 몇 해 전부터 지역을 무분별하게 개발 중인 부동산에 앙심을 품고 있다. 토지 개발 사업으로 집 뒤의 숲이 사라지고 유일한 친구였던 큰회색올빼미가 죽었다. 감각 처리에 문제가 있는 그에게 그 숲은 안식처이자 위안이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환경 테러 조직에 가담해 세상에 경종을 울리기로 결심했다. 오늘이 바로 디데이다.

4) 그리고 15세기 중반, 콘스탄티노플.
부모님을 여의고 언니 마리아와 함께 자수 작업실에 소속되어 숙식을 해결하는 안나는 바느질 솜씨가 형편없는 천덕꾸러기다. 더 넓은 세상을 갈망하는 안나는 남자아이들에게만 글을 가르치는 리키니우스 노인에게 글 읽는 법과 함께 한 권의 책이 의미하는 바를 배우고, 『오디세이아』 필사본을 물려받는다. 그러나 작업실 주인은 그 책이 마리아의 것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구타하고 책도 함께 불태워 버린다. 주인의 폭력 때문에 눈이 먼 언니의 치료를 위해 안나는 폐허가 된 수도원에서 버려진 책들을 훔쳐다 이탈리아 필경사들에게 판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의 공격이 임박하자 이탈리아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안나의 손에는 사 줄 이 없는 필사본 한 권이 남게 된다. 그것은 바로, 존재하지 않는 나라 클라우드 쿠쿠 랜드라는 곳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양치기 아이톤의 이야기를 담은 『클라우드 쿠쿠 랜드』라는 책이다.

5) 같은 시대, 콘스탄티노플 성벽 밖.
불가리아 산속 마을에서 이곳까지 술탄의 대포를 운반해 온 소년 오메이르가 있다. 언청이로 태어나 버려질 뻔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부지한 그는 사람보다는 동물과 교감하는 데에 더 능한 외톨이다. 가족을 떠나 사랑하는 쌍둥이 형제 소 ‘나무’와 ‘달빛’과 함께 전쟁에 징발되어 왔지만, 전리품도 더 큰 세상도 싫다.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에 나오는 새로운 세상을 꿈꿔 왔지만, 그가 겪은 고향 바깥은 무정하고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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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열 살 생일을 맞은 콘스턴스처음으로 가상의 도서관으로 초대받는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그곳에서 그녀는 ‘아틀라스’라는 이름의 책을 알게 되고, 그 안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는 수십 년 전 인류가 지구를 떠나기 전 영상으로 캡처해 놓은 지구가 있다. 한 번도 살아 본 적 없는 고향에 매료된 콘스턴스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아틀라스로 떠나고, 그곳에서 모두가 감추고 싶어 하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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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의 책을 지키기 위해,
가장 평범한 이들이 발휘한 용기와 헌신에 바치는 희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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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기, 나침반, 화약 등 많은 기술이 폭발적으로 등장했던 15세기 유럽에 매료된 앤서니 도어는 천 년 동안 난공불락이었던 콘스탄티노플 성벽이 화약 때문에 함락되었다는 이야기를 읽고 비잔틴 도서관에 주목하게 되었다. 성벽 안의 도서관. 오랜 세월 동안 성벽이 무너지지 않은 덕분에 많은 그리스, 로마 고전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이 사실에 작가는 깊이 감동하고, 시공을 초월하여 전파되는 책이라는 존재와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자 결심했다. 이 소설에서 책을 지키는 이들은 모두 소외받은 소수자들이다. 그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디오게네스의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통해 삶의 구원을 얻고, 그 가치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목숨 걸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결국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가장 평범한 이들의 용기와 헌신, 그리고 희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스만 제국 군대의 침략이 임박한 콘스탄티노플에는 곧 종말이 닥치리라는 소문이 횡행하고, 기후 위기로 들불이 멈추지 않는 21세기의 미국 중부에도 묵시록적 분위기는 완연하다. 베타 Oph2로 향하는 아르고스호의 승무원들은 새 터전에는 발 디뎌 보지도 못한 채 평생을 우주선에서 보내야 한다. 세대를 이어가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그런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소설 속 어린이 도서 사서인 섀리프가 한 말처럼.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 계시던 어머니가 종종 하시던 말씀이 있어요. ‘희망은 세계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그 희망은 타인을 향한 친절함과 선한 마음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그리고 그런 친절함, 환대가 베풀어지는 곳이 도서관이라는 것은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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