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를 통해 접한 아프리카 문학과 ‘숨통’을 통해 접한 아프리카 문학이 다른 것 같았다. 작가도 같고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가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태양은…’은 2권으로 이뤄진 한 이야기라면 ‘숨통’은 한 권에 12가지의 이야기가 있는 책이니 다를 수 밖에..; 책의 뒷편에 나온 ‘작품 속 주인공들은 나이지리아에 살면서도 미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거나, 미국에 살지만 나이지리아인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다’ 가 책을 통틀어 설명하는데 가장 적절하고 쉬운 글이다.
아시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인 나는 명동에서 한-중-일 사람들을 대충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 온 미국인이 명동에서 한-중-일 사람들을 구분하라고 하면 아마 못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내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며, 아프리카사람들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걸 말하고 싶어 꺼내본 것이다. 가나인, 나이지리아인 등등 사실 잘 모르고 가나와 나이지리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아프리카의 문화와 나라의 차이에 아마 무관심했거나 둔감했거나 그래왔다. 그러니까 그 차이를 잘 인식하고 말고의 차이가 아니라 한국인인 내가 직감적으로 느끼는 한중일의 차이. 아마- 아프리카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때와 내가 읽을 때의 그 느낌이 다를 것이다. 내가 아프리카에 대해 엄청 잘 안다고 해도 말이다. 그 느낌!
나는 그런 느낌은 못느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책을 읽을 수는 있었다. 미국에서 눈이 내리는 것을 한참 바라보다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그 장면이 진부하다고 하여도 그 장면이 참 잘 표현된것 같았다. 미국과 아프리카 – 나는 누구이고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고민하는 12편의 작품의 주인공들의 상황이. 숨통은 속 시원한 작품은 아니었다. 내 숨통이 풀어지는 느낌도 아니었다. 오히려 위태위태 해보였다. 어디에든 속하고 싶어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대사관’에서 대사관에서 미국비자를 받으러 왔다가 그냥 돌아서는 모습이 가장 임팩트있었다. 현실적인 고민들이 닥쳤을 때 쉽지 않다는 건 나도 잘 안다. 좀 더 편했으면 싶은 맘이 들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그 고민들이 이해는 되지만 확 내가 몰입되는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프리카와 미국, 아프리카와 중국. 분명 다른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중국에 대한 생각도 사실 궁금하다. 미국과는 다른 접근법을 쓰고 있지만 사실 중국의 야심은 미국과 비슷하니까 말이다. 그냥 저 멀리 한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이런 부분들도 책을 읽으면서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