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알려고 해도 나의 과거,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이럴 때 어땠는지, 저럴 때는 또 어땠는지. 이 책의 느낌은 나만 읽고 쓰는 일기와 같다.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 그냥 내뱉아보고 싶은 말. 그런 말들을 쓴 일기 말이다. 정말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어땠는지, 어떤지. 학교에서 소풍을 다녀온 날 그 학교 학생의 일기를 다 본다고 해도 같은 내용은 없을 것이다. 그날의 감정, 소풍에 대해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 친구관계 등등 모든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비슷한 내용은 있을지도 모른다. 그랬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직접 겪지 않았지만 알 수 있는 그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큰 아들과는 달리 자신과는 멀었던 아들에게 이야기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아들에게 아버지는 말한다. 작은 부분에서 큰 부분까지 모든 걸 지켜봤고 늘 마음으로 생각했던 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들이 이 이야기를 정말 듣게 된다면 아버지에대해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접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의 어떤 부분을 아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아들의 어떤 부분을 또 아버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들이 그런 성격이고 아버지가 그렇게 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아버지의 과거에 답이 있을 것이다. 다른 인물들도 등장한다. 책상을 자신처럼 소중히 여겼던 한 여자의 남편도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도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책상’으로 연결되어 있다.
책상에는 나무, 그 나무로 책상을 만드는 사람, 판매자, 구매자 등등등 이 관련되어 있다. 새 책상을 산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한 책상을 통해 서로를 연결되었으니 얼마나 큰 인연인가. 한 물건이 계속 이어지고 이어지고 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고리를 만들어 낸다. 그런 고리를 없애버리고자 한다면 그 물건을 없애야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났던건 모두의 이야기의 마지막 이었다. 모두들 나를 누르는 모든 것을 던져버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추억이 모두 있는 집에 돌아오지 않을 느낌을 받는 것, 먼저 찾지 못했던 아들을 향해 가는 것. 이어져온 뭔가에 눌려있던 것보다 새로 내가 만들어가는 것 같았달까.
각자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말해준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두 번 이야기한다. 그러면 그 조각들을 연결해 볼 수 가 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어도 조각들이 하나의 퍼즐을 이루지 않는다. 군데 군데 비어있는 퍼즐이 된다. 아마.. 완벽한 이해는 다른사람 혹은 나 자신에게도 적용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세세하게 과거의 일을 다 파악하고 성향을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 책은.. 누군가의 비밀을 그 사람에 대한 무언가를 알게 되는 것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