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일까?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300 | 이상 | 엮음 권영민
출간일 2012년 11월 5일

‘천재’, ‘광인’ 혹은 ‘모던보이’라고

불리우는 이상은 식민지 근대 한국과

그 시기를 살아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를 형상화한 훌륭한

소설가이다.

 

이상은 말한다…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써내려가 이상의 소설..

그 중 유일한 장편소설 12월 12일

12월 12일…. 이날은 소설 속 주인공이

새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난 날이자…

우연히 큰돈을 얻어 꿈에 그리던

조선으로 다시 돌아온 날이며…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하며 모든 삶이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불행한 가운데서 난 사람은 끝끝내

불행한 가운데 울어야만 한다.

그 가운데 약간의 변화쯤 있다

하더라도 속지 말라, 그것은 다만

그 ‘불행한 운명’의 굴곡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 12월 12일 중에서….

 

한 인간의 인생굴곡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12월 12일…

이상의 고뇌와 괴로움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12월 12일….

소설석 주인공과 이상의 모습이

겹쳐지며 마음 한구석이 아파온다.

 

인간은 불행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순 없는것일까?

소설속 주인공이 되뇌이듯

조선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만났던

낮선 누군가를 따라 나섰다면

불행으로 점칠된 그의 인생이

바뀌었을까? 과연 그랬을까?

 

인생을 살며 정답은 없다…

다만 정답을 찾으려 노력할뿐…

 

28살…..

젊디 젊은 나이에 요절한 작가 이상…

최후에 그가 차지할 행운….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했던 그 행운을

그는 너무 빨리도 받아들였다…

 

그가 최후의 행운을 마다하고

오랫동안 살았다면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소설을 많이도 썼을지…

 

천재작가의 단명이 아쉽고

또 아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