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세가 그의 작품중
가장 아끼고 사랑한 인물 크눌프…
크눌프는 평범하고 안정된 생활을 거부한 채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자연과
사람들을 관찰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하며 살아간다.
헤세의 자연에 대한 묘사는 정말이지 탁월하다..
크눌프가 숲길을 걸으면 나도 그 길을 걷는다..
크눌프가 꽃향기를 맡으면 나도 그 향기를 맡는다..
그가 표현하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절로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서정적인 헤세의 글에 쉽게 빠져든다.
헤세는 방랑자 크눌프를 통해
구속, 탐욕, 집착 등을 버린 인생에 대해 성찰한다.
크눌프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잘생겼고, 옷도 잘 입고
춤도 잘 추고, 언변도 좋으며 더구나 최고의 매너남이다..
크눌프를 보는 여성들은 그에게 빠져들고 심지어는
극구 사양하는 그에게 돈까지 쥐어준다…
인생 즐길 줄 아는 사는 사람 구속받기 싫어하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죽음에 이르러 마음 닿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살아온 그의 삶이 정말 올바른 삶이었는지
하느님께 되묻는 장면이다.
하느님은 말씀하신다. “난 오직 네 모습 그대로의
널 필요로 했었다. 나를 대신하여 넌 방랑하였고
안주하여 사는 자들에게 늘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씩 일깨워 주어야만 했다.
나를 대신하여 너는 어리석은
일을 하였고 조롱받았다. 네 안에서 바로 내가
조롱을 받았고 또 네 안에서 내가 사랑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자녀요 형제요 나의 일부이다.
네가 어떤 것을 누리든
어떤 일로 고통받든 내가 항상
너와 함께였다.”
크눌프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이 모두
의미있는 시간들 이었음을…
그가 원한 삶이었음을 인지한다.
이 글을 읽고 생각했다. 세상 어느 누구의 삶도
나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누구나 삶에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을…
틀린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헤세가 친구에게 쓴 편지를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또한 내가 독자들에게 충고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에게
사랑하라는 것. 연약한 사람들 쓸모없는 사람들까지도 사랑하고
그들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네”
내겐 우스운 일도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섣부른 판단은 독이 되어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다시한번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