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와 이 책을 연달아 읽었다. 두개의 책에선 정돈된 유토피아를 그려준다. 두 작가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상상되는 이미지는 다를지라도 ‘자유’ 보다는 통제된 ‘안전 보장’을 더 중요한 가치로 두었을 때 그릴 수 있는 세상을 그려놓았다.
자유, 행복, 안전을 따로 떼놓고 생각하기야 힘들겠지만 우선 순위는 개인마다 다를 것 같다. 행복을 위해선 안전이 보장되어야하고, 안전하기 위해선 적절한 통제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유가 보장되어야 궁극적 행복을 취할 수 있다. 안전과 자유가 반대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그 협의점은 누가 정의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기준이 될 수 있다.
종종 사람들은 보장된 안전만을 추구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자유를 기꺼이 포기한다. 윈스턴이 마지막엔 자신의 모든 투항을 오해로 돌려놓고,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된 것처럼. 우리는 독자로서 그가 틀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글쎄 현대에도 자신의 자유를 온전히 내려놓고 빅 브라더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을까? 삶을 살아가는데 훨씬 쉬운 방법은 맞으니까. 어쩌면 생존의 법칙인지도…줄리아는 없어도 윈스턴은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