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트옙스키

✨️ 작가들의 작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죄와 벌>.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자 도처에서, 수시로 도스토예스프키의 이름과 작품명,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내용도 매번 흥미로웠다. 되게 어둡고 시니컬한 와중에 느껴지는 압도적인 통찰력.

 

점점 더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작가인지, 그가 남긴 작품이 어떻기에 수많은 작가들이 천재라 추앙하며 그의 문장을 인용하는지, 그의 작품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날 인간의 본성까지.. 그래서 문을 두드렸다.

 

✨️ 읽기 전, 아는 거라곤 딱 세 가지.

하나, 러시아 문학은 이름 익히는 것도 일이다.

둘, 문체가 장광설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세게 갈린다.

셋, <죄와 벌>은 악독한 전당포 주인을 살해한 가난한 대학생 이야기다.

 

✅️ 1권을 읽어보니 이름 익히기 정말 쉽지 않다. 긴 것만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애칭에 부칭까지 등장하니 누군지 파악하다 두통약 먹을 판. (참고: 러시아는 이름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꼭 부칭을 써야 누가 누군지 덜 헷갈린다는데 한국인에겐 부칭의 존재조차 생소하니 문제다. )

 

✅️ 장광설에 대한 건 기우였다. 현학적 표현이 적기도 하고, 생계형 작가였던 도스토예프스키가 단어 개수에 비례하는 고료를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부러 문장을 장황하게 썼단 얘길 들어서 그런지 너그럽게 읽었다.

 

✅️ 마지막으로 민음사 책 기준 467페이지까지만 해도 잘 읽히는 소설 정도 아닌가 싶었는데 주인공의 사상이 드러나는 468페이지에서 BAAAM~!! 이 작품의 진가는 거기서부터가 아닌가 싶다.

 

❗️나머지 얘긴 2권에서 계속 #스포주의 ❗️

 

?”제 생각에, 케플러나 뉴턴의 발견이 어떤 복잡한 요인 때문에 그 발견에 방해가 되거나 그 여정에 장애물처럼 서 있는 사람, 한 명이든 열 명이든 백 명이든 하여간, 그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하지 않고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없는 것이라면, 뉴턴은 자신의 발견을 전 인류에게 알리기 위해 이 열 명 혹은 백 명을 제거할 권리가 있으며 심지어 그럴 의무마저 있을 것입니다.”-p.468

 

?”저는 다만 저의 주된 사상을 믿을 뿐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하급 부류(평범한 사람들), 즉 오로지 자신과 비슷한 자들을 생산하는 데만 기여하는, 말하자면 재료이며, 다른 하나는 본질적으로 사람들, 즉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새로운 말을 할 수 있는 천부적 재능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p.469

 

?”혹시 몽땅 뒤죽박죽돼서 한쪽 부류의 사람이 자기는 다른 쪽 부류에 속한다고 상상하여, 당신이 극히 적절히 표현하신 대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기 시작하면 …”p.472

 

?”그런 실수는 오직 첫 번째 부류, 즉 ‘평범한 사람’ 부류에서만 일어날 수 있음을 고려해주십시오. (중략)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선각자로, ‘파괴자’로 상상하길, ‘새로운 말’을 내뱉으려 안달하길 좋아합니다. 더군다나 그야말로 진심으로 말이죠. “p.472

 

?”거대한 인간 집단, 즉 재료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마침내 어떤 노력을 통해 (중략) 천 명에 한 명이라도 다소나마 자주적인 인간을 낳기 위해서입니다.”-p.474

 

?”양심이 있는 자는 자신의 오류를 의식한다면, 괴로워하겠죠. 이게 그에겐 법입니다. 징역과는 별개로.”-p.476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들이라면 내 생각으로는, 세상의 위대한 슬픔을 느끼지 않으면 안 돼.”-p.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