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 2008년 10월 10일

“하지만 그 역시 사랑했고 살려고 애썼고 그러다가 죽음을 체험한 사람이다. 그만하면 한 인간의 역사는 충분히 이루어진 셈이다.”

“무엇이든 벌충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모든 것에 어떠한 변화도 있을 수 없다. 표면적인 소동 따위는 아무런 소용도 없으니, 그런 것 때문에 우리의 운명을 이루고 있는 죽음과 같은 고요를 잊어서는 안된다.”

“이 세상의 재물은 그 소유자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준다. 반대로 내게는 그것이 내가 어떤 사람이 아닌가를 가리켜 보였다.”

“썩었으면서도 아직 살아 있는 그 시간들을 쓸어 없애면, 좀 더 신선하지만 역시 똑같이 허망한 시간이 대신 들어앉는다. 이 혐오감이 이른바 행복이라는 것이다.”

“한 인생에 종지부가 찍히면, 우리는 종말을 가지고 시초를 해석하려고 한다.”

“수플로 가를 걸어 올라가면,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휘황찬란한 쇼윈도가 뒤로 사라져 가는데, 나는 그럴 때면 내 생명의 움직임과 그 법칙을, 그리고 모든 것에 거역하겠다는 나의 멋진 사명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 이루어지며, 모든 사람들만큼의 가치가 있고 또 어느 누구보다도 잘나지 않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