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쿠쿠랜드

출간일 2023년 6월 12일
수상/추천 NPR 외 1건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라는 소설로 퓰리처상을 받은 앤서니 도어의 최신작. “클라우드 쿠쿠랜드”. 제목이 신기했다. 뭐지? SF소설인가? 표지도 푸른 우주에 성이 떠있는 그림으로 되어있어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연상되어 흥미로웠다.

책은 “안토니우스 디오게니스라는 작가가 쓴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아주 오래된 고서를 매개로 1400년대 콘스탄티노플에서 22세기 어느 근미래까지 이어지는 소설이다. 고서를 둘러싸고 각 시대 “안나와 오메이르, 지노와 렉스, 시모스”, 지노가 구했던 소녀 “레이첼 윌슨으로부터 콘스탄스”까지 이어지는.

 

1400년대 콘스탄티누스에서 고아였고 그저 어느 허드렛일만 하던 하녀 안나는 우연한 기회에 고대 그리스어를 배우게 된다. 그러던 중 언니 마리아를 구하기위해 시작했던, 수녀원의 고대문건 도둑질은 그녀를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책에 닿게 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전쟁통에 그 파피루스를 가슴에 품고 도망친다. 그리고 입술이 터져서 태어나 악마라 불렸지만, 누구보다 성실했고, 자신의 수소들을 아꼈던 오메이르를 만난다.

 

그리고 1950년 한국 전쟁. 포로로 잡힌 지노는 늘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했지만, 같은 포로수용소에서 만난 렉스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를 통해 고대 그리스어를 배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렉스를 다시 만났지만, 렉스는 이집트에서 파피루스를 연구하던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노인이 된 지노는 우연히 알게되어, 자신이 번역한 <클라우드 쿠쿠랜드>를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공연할 계획을 세운다. 공공도서관에서.

하지만 이 무렵 자신의 사랑했던 친구를 지역 개발로 잃은 시모스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공공도서관을 폭파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근미래. 콘스턴스는 황폐화 되어 더이상 인구가 살수없는 지구를 떠난 우주선에서 태어난 아이. 앞으로도 더 592년을 더 가야 정책 할 수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으로 가던 여정 중 기내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의해 아버지, 어머니와도 떨어져 격리된다.  콘스턴스는 1년 여의 격리생활을 통해 누구도 살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책을 발견했지만, 슈퍼 컴퓨터이자 지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빌이 모르는 책이 있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며 관련 정보를 모은다. 그러던 중 지금 타고 있는 우주선에 대한 정보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데….
수백년에 걸쳐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책을 매개로 각 시대의 인물이 서로 얽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이 책은 읽는 내내 묘했다. 대체 고대에 쓰여진 누군가의 여정이 묘사된 <클라우드 쿠쿠랜드>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 소설 속 분명한 한가지가 있었다. 주인공들이 살았던 각 시대는 혼란스러웠고, 힘들었음에도 이 고서 속 이야기가 그들에게 지금을 헤쳐갈 어떤 의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호기심이였고, 아이들이겐 웃음과 재미였고, 어떤 이이에겐 사명감이였고, 어떤 이에게 웃음 그 자체였다. 그 당나위였고, 물고기였고, 까마귀였던 이야기가 주는 매력, 그리고 그 고서 속에서도 주인공이 찾던 어떤 세계의 끝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우리가 애타게 찾고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서야 알게되는 그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가진것이 애타게 찾는 것보다 더 나은 법이다.” p.735

 

우리가 지금에도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읽고, 동굴이나 바위에 적힌 고대인들이 남긴 기록을 어떻게든 읽어내려는 것은 그 시대를 알고자함도 있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는지, 그것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 의미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과 감동을 전해주는지 알고 싶어서 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들은 늘 무언가를 알게한다. 오래전에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살아서 현재의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고전문학을 사랑하는지도.

 

인간이 글자라는 발명품을 만들어낸 후부터 전해지는 것. 형태와 재질만 바뀌었을 뿐 고대의 책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지금도 수많은 이야기들은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럼 지금 우리는 책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에게 또 후대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 것일까. 그리고 그 속에 적힌 이야기가 주는 힘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함께,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시한번 쳐다보게하는 짙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또는 누군가의 글에 인용된 한 줄짜리 문장이 전부 일 때면 사라진 나머지의 잠재력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 p.545
읽는내내 즐거웠던 책. Good!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