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덴마크 선생님 – 정혜선

나의 덴마크 선생님-정혜선

민음북클럽 우리끼리 독서모임으로 선정된 책인만큼 급하게 신청을 하고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저자와비슷하지만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만큼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지리산의대안학교에서 근무하다가 덴마크의 IPC(International People’s College)의 학생으로 떠난다. 덴마크의 호이스콜레에 대한 이야기와 IPC 교장, 교사들의 철학과 교육내용, 저자가 경험한 것들에 대해 쉽게 읽혔고 우리나라에 대한 변화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한 책. 특히 독서모임에서 저자가 실제 학교의 사진,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설명해주셔서 책에서만 상상하던 학교의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 음식에 관한 평가지에는 이런 질문이 있다. 학교에서 주는 음식이 마음에 들었나요? …식사할 때 사람들과이야기를 나누었나요? 항상 같은 사람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나요? 식사를 마치고 치우는 일에 잘 참여했나요? 당신이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많은 사람을 위해서 밥을 해 본 것은 몇  명분이었나요? 매일 하루에 세번 10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 어떤지 상상해 볼 수 있겠어요?
  • 선생님인 동시에 몇 권의 책을 낸 소설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 교장 선생님이면서 여전히 무대에 가수로 서는 사람, 일 년의 반은 네팔, 인도에서 수행자로 살다가 나머지 반은 덴마크에서 명상을 가르치는 사람, 수업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다가도 망가질 때는 보는 사람 창피할 정도로 몸을 던져 학생들을 웃기는 사람, 나보다스무 살이 어린 관대한 어른들. 나의 배움은 이들의 일상을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사랑을 많이 받으며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도 역시 인간이라 떄로는 얼굴이 굳어지고, 감정 기복이 드러나고, 걸음걸이에서 허무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불완전한 한 사람을 매일 밥 먹으면서 옆에서 볼 수 있다.
  • “덴마크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나라예요. 그래서 이 나라 젊은이들은 실패했을 때 온전히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이나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탓할 수가 없는 거죠.” 우리는 아이들이마약을 끊게 돕지는 못해요. ‘끊어야 해!’라고 말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자기 일상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도록도와서 건강한 삶을 되찾는 것이 목표예요.
  • “이제 곧 유럽 학생들의 엄청난 파티가 시작될 텐데, 그런 큰 문화적 차이로 낯설어할 아시아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그러자 아시아 출신의 차 선생님이 말했다. “아시아 학생들이 직접 겪어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굳이 먼저 보호할 필요가 있을까.”
  • 이 모든 교내 행정 절차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학생이다. 학생과 대화를 많이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교생과 다 함께 대화를 나눌 떄도 있다. 그렇지만 학칙에 따라 결정된 사항을 바꾸지는 않는다. 수업에 나오기로 한 약속을 번번이 지키지 못해서 학교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건 그 학생의 실패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비록 성인이지만 아직 어린 학생 혼자서 퇴학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 지지 않도록 배려하고자 애쓴다. 너는 학교를 떠나야 하지만, 이것은 IPC라는 학교의 행정 절차에 따른 것일 뿐 결코 네 삶의 실패가 아니라고.
  • “오일 쇼크를 겪으며 외부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다 풍력 발전에 투자를 하게 된 거예요. 알다시피 덴마크는 바람이 많이 부니까요. 그때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재생 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았던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