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제목 때문에 읽었다. “고독사” 워크숍이라니. 이토록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라.

 

책은 각자의 이유로 타인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누군가의 초대를 받고 채널N이라는 닉네임으로 고독사 워크숍에 참여한다. 스스로 일정을 정하고, 해당 일정동안 자신의 일상을 공유한다. 아무 의미없는. 누군가가 본다면 뭐지? 싶은 영상이고 글이지만, 누군가는 그 영상에 소소하게 행복이나 안위를 느낀다.

아마도,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는 이들이 각자의 일상을 보며, 위로받는 것이겠지. 누군가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나는 잘 모르겠다. 때로는 이런 감정을 공유할 누군가 있다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지금이 누군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안정감을 줄 수도 있지만, 아닐수도 있다. 결국 현실로 내가 다시 돌아왔을때, 그게 그리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래서 나는 이책을 읽으며, 많이 슬펐다. 이토록 깊은 슬픔을 나눌 이가 나와 같은 슬픔을 가진 이들밖에 없다는 지금이.

 

그럼에도 헤어나올수 없었던 현실을 딛고 나올 수 있게, 그저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시간을 견디어내고 있다는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통해 하루 하루를 버티어나가다보면, 언젠가 훌륭하진 않지만, 그래도 평범한 할머니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어쩌면 황량한 세상속에서 작가가 주는 위로인것일까. 위로가 어찌 이리 슬픈것일까.

 

다만 고독사 워크숍에 참여한 이들이 거북이 아이스크림이 다시 부활 할 때까지, 그리고 욕을하고 꼬장한 노인이 될 때까지만, 살아있어줄수 있다면, 우리는 더이상 ‘고독사’라는 단어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의 삶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켜봐 줄 수 있는 여유정도는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길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