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교과서에서 제목으로만 접했던 데카메론을 드디어 읽었다. 가장 큰 충격이 이었다면, 지금까지 데카메론을 “10명의 남녀가 10일간 펼치는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그곳에 10명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모두 고귀한 신분의 청년들이었고 모두 각자의 하인을 부리는 사람들이었다. 즉 10명의 남녀만큼이나 많은 하인들이 그들과 함께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노동은 완벽하게 지워진 채 “10명의 노동”으로 포장된 이야기는 수 세기동안 이어져 왔다. 심지어 +a의 하인들은 대사도 있고, 때로는 그들의 대화로부터 그 날의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하지만 그들은 이야기의 참여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데카메론은 10명이 아닌, 10+a명의 이야기다. 세상 모든 이야기는 그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사람과 같은 세계를 살고 있는 +a가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