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처음에는 웃으면서, 마지막에는 펑펑 울면서 책을 읽었다. 복제인간이라는 책의 주제부터가 슬픈 내용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들었지만, 생각보다도 훨씬 감동적이었다.

초반부는 캐시, 토미, 루스의 유년~청소년 시절 위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읽으면서 중년의 작가분이 이렇게 십대들의 미묘한 권력관계나 우정의 균열진 순간을 이렇게 잘 묘사한다고? 하면서 감탄했다. 그리고 10대 중반 즈음의 토미는 너무 스윗했다..

후반부에는 책의 반전과 더불어 세 주인공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감내하는 방식이 나온다. 폭발하는 감정이나 격한 대사 없이 이렇게 담담하고 아름답게 슬픈 소설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나는 흐느끼지도, 자제력을 잃지도 않았다. 다만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 차로 돌아가 가야 할 곳을 향해 출발했을 뿐이다.’인데, 책 전반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