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인간 실격이라 말하는 남자.

이 작품은 세 개의 수기가 수록 되어 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로 시작하는 요조의 고백(?)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도입부부터 ‘내 얘기는 심오하고 우울하고 무거울 거야라는 암시를 하듯 요조의 성장 과정과 주위 환경과 그의  행동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뿐더러 답답하고 우울하다.

인간을 두려워하면서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기에 익살꾼이 된 아이. 싫은 것은 싫다고 좋아하는 것도 쭈뼛쭈뼛, 취향에 맞지 않아도 거절도 못하는 그러면서 표현 할 길 없는 공포에 몸부림치는 어찌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아이… 가족과도  두렵고 거북해서 어색함을 떨치기 위해 익살꾼이 되어야 했던 요조. 겉으로는 늘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필사적인…

하지만 학교에서는 인기도 있고(항상 우스께 소리와 익살로 교우들을 웃김) 공부를 하지 않고 시험을 쳐도 1등을 했고, 그림도 잘 그렸으며 글도 잘 썼고, 거기다 얼굴까지 잘 생김. (아니 이정도면 엄친아 아냐??) 게다가 하녀와 머슴한테 희롱과 순결을 잃었다. 그러면서도 부모에게 호소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을 신용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하아 가슴 아프다)

“아버지한테 호소해도, 어머니한테 호소해도, 순경한테 호소해도, 정부에 호소해도 결국은 처세술에 능한 사람들의 논리에 져버리는 게 고작 아닐까. 틀림없이 편파적일 게 뻔해. 필경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은 헛일이다. 나는 역시 아무것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참고, 그리고 익살꾼 노릇을 계속해 갈 수밖에 없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불신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자신 보단 주위 사람들 한테 비위를 맞추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한심하단 생각도 들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고 싶었으면 저렇게 필사적이었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모습과도 얼추 비슷함이 있는 거 같아 안쓰러우면서 공감도 갔다.  우리 또한 주변 사람들한테 잘보이기위해 얼마나 척을 했으며 가식적이었던가… 싫어도 좋은 척 나빠도 좋은 척… 요조의 생활의 전부는 그러했다. 어쨌든 갈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더 구렁텅이 속으로 빠지게 되고 막장 아닌 막장의 인생을 살아간다. 돈만 있음 술을 마시고 돈 떨어지면 기둥서방이 돼서 술과 다른 여인을 품고 그러다 꼴에 남자라고 여자한테 빌 붙는 것이 미안해서 또다른 기둥서방이 되고 또 돈 떨어짐 연인의 옷을 전당포에 맞기고 그 돈으로 술을 먹고, 술을 끊기 위해 마약을 하고 그러다 또다시 술에 쩔고… (진짜 궁상 맞고 찌질한 드러운 짓은 다하는 거 같음.ㅜㅜ)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와 요조의 인생이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열 명이나 되는 형제들 속에서 자랐고 집도 부유했고 다섯 번의 자살 끝에 오사무는 생을 마감하지만 요조역시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둘 다 죽지 못해 안달 하는 것 처럼 보였고 세상 모든 고뇌는 혼자 다 짊어지고 사는 것 마냥 힘들어 했다.
왜?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남의 비유도 잘 맞추고 유머도 있고 학교에선 인기도 좋았고 여자들에게도 인기 있었고 이만하면 성공적 아냐?? 근데 왜? 왜? 도대체 자기 자신을 그렇게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 거냐구?? 이렇게 밖에 살 수 없었나?? ㅜㅜ 불쌍했다. 안쓰러웠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요조가 한없이 가여웠다.
책을 덮고 서도 잠시 동안은 멍~해서 있었다. 정말 제목과 딱 맞는 인간 실격인 사람이었다. 요조는…